친구랑 만나서 놀다가 우연히 피규어가 잔뜩 있는 매장을 발견했다. 당시엔 이름도 모르고 구경했는데 찾아 보니 건담베이스라는 곳이었네. 피규어는커녕 애니메이션도 모르는 내가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요즘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는 조카님 때문이었다. 요즘 조카님은 코난명탐정 코난을 시작으로 귀칼귀멸의 칼날과 나히아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까지 섭렵하고 있다. 그래서 조카님 생각에 이런 데에는 뭐라도 있지 않을까, 비싸면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나와야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이걸 발견했다. 일본어로 쓰여 있어서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코난이다! 수많은 피규어 사이에 코난이 딱 하나 있었는데, 크기도 모양도 아주 귀여웠다. 그래서 바로 골라들었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묘한 불안..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 우리가 철학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용렬 함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도움이다. 1. 용렬하다 (庸劣하다) 사람이 변변하지 못하고 졸렬하다. 2. 용렬하다 (勇烈하다) 용맹스럽고 장렬하다. 앗시.. 자존심 상해... 처음에 읽을 때 2번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문맥 상 2번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어? 뭐지? 사전을 찾아보니 1번의 뜻이 나온다. 알랭 드 보통의 에 나온 문장에서 쓰인 '용렬함'은 '변변치 못하고 졸렬하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우리가 가진 변변치 못하고 졸렬한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철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다. '용렬하다' 이거 너무 '연패' 같은 어휘네. 똑같이 생겨가지고 완전 정반대의 뜻이잖아.
힘내서 두 페이지 했다! 소제목 하나를 쓰는 데 두 페이지 정도가 되는 것 같다. 기운이 넘치는(?) 날에는 소제목 단위로 끊어 쓰면 될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어떤 신념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고, 또 그런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이 나 혼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따라서 접근하기 어려운 진실을 추구하는 선구자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문이 생기더라도 쉽게 무시해버리고 그저 다수를 따른다. 우리가 철학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용렬함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도움이다. '그저 다수를 따른다'는 말에 깊게 공감했다. 많은 이들이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요즘의 세태는 조금..
1월 7일 토요일의 필사. 1장의 소제목 하나가 끝났다. 애매하게 이어쓰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한 장이 채 안 되네. 필로 Philo 사랑, 소피아 Sophia 지혜. 철학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의미가 너무 멋지다. 필로, 소피아. 아! 그리고 이제야 알았는데, 이 으로 개정이 됐다고 한다. 을 알아보는데 검색이 잘 되지 않기에 너무 오래된 책이라 절판이라도 되었나, 알랭 드 보통이 이제는 예전만큼 인기가 없나, 했는데 개정이 되어서 검색이 바로 되지 않는 거였다. 목차 제목도 조금씩 달라진 것 같은데 내용도 바뀐 게 있으려나?
▒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 ▒ 진행률: 17/386 (4.6%) 퇴근하고 필 받아서 한 장을 순식간에 넘기고 다음 장까지 넘어갔었는데, 밥을 먹고는 손을 놔버렸다. 자기 전에 두 장 채우려고 했는데 생각만 하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함. 작가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본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을 이야기하며 소크라테스에 대해, 그리고 그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막 펼쳐 나가려고 하는 중이다. 당시 스물 아홉이었던 플라톤이 머리가 하얗게 센 모습으로 이 그림 속에 있다고 했다. 필사 할 때는 그림을 대충 보고 넘기느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이 둘이나 있다. 과연 이 그림 속에서 플라톤은 누구인가? HINT 소크라테스의 침대 발치에 펜과 두루마리를 옆..
2023 새해 도전 : 하루 한 장 필사하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가 벌써 몇 년은 된 것 같다. 무슨 책을 해야 하나, 어디에 해야 하나, 무슨 펜이 좋을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느라 시도도 못하던 것을, 그냥 저질러 버렸다. 집에 있던 빈 노트에 집에 있는 펜 아무거나, 쓰다가 손에 안 맞으면 다른 걸로 바꿔가면서 해봤다. 책은 의외로 쉽게 정했다. 그 동안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문체가 유려하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책을 정하지 못했었는데, 일단 '손으로 쓰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알랭 드 보통의 . 알랭 드 보통의 매력에 빠지게 해 준 첫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로 알랭 드 보통에 푹 빠져서 그의 책을 줄줄이 사 모았었다. 철학을 두루두루 재미..
며칠 전 티스토리로부터 약관 개정 안내 메일을 받았다. 이런 메일은 보통 잘 읽어보지 않는데, 내용은 읽지 않더라도 일단 메일을 열어보기는 하는 편이라 메일을 클릭했다. 그런데 웬일로 내용이 눈에 띈다. 티스토리 서비스 내 광고가 신설되었다. 이건 설마, 내 블로그에 티스토리가 임의로 광고를 넣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소리인가? 위의 내용이 9조이고, 바로 다음 10조에 세부 내용도 추가되었다. 다른 건 다 똑같고, 15항(인지 목인지)의 내용이 신설되었다. ①회원정보에 허위내용을 등록하는 행위 ①회원정보에 허위내용을 등록하는 행위 ②회사의 서비스에 게시된 정보를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여 얻은 정보를 회사의 사전 승낙 없이 영리 또는 비영리의 목적으로 복제, 출판, 방송 등에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
국민청약으로 유명했던 LG엔솔(LG에너지솔루션). 다들 하기에 나도 한 번 해봤고(이런 식으로 주식 하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현재까지 1주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중이다. LG엔솔 상장 약 1년. 주가 변동은 어땠을까. LG엔솔의 공모가는 30만원이다. 다들 60만원은 거뜬히 될 거라는 기대를 하는 분위기여서 내내 지켜봤는데 아무래도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50만원대 이상 올라간 것도 손에 꼽힌다. 그 와중에 최고점은 62만원을 찍었다. 약 두 달 전이다. 그 때 팔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뭐 별로 미련은 없다. 나는 이상하게 주식 매도를 잘 못 한다. 쟁여두다 망하는 스타일 나야 뭐 원래 쟁여두고 구경만 하는 타입이라 오르든 내리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주워들었던 소문과는 달리 LG엔솔이 ..
안 그래도 마루미 번의 살림은 넉넉지 못하다. 따라서 공사를 돕느라 큰 액수의 자금을 내게 되는 것보다는 편한 일이라 다행이지 않느냐고 성시 사람들은 생각했다. 외딴집 中 (미야베 미유키) 성시 성시 城市 성으로 둘러싸인 시가 성시 成市 1. 장이 섬. 또는 시장을 이룸. 2. 사람이 붐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성시 盛時 1. 혈기나 세력 따위가 한창인 때. 2. 국운이 흥성한 때. 성시 聲嘶 1. 목이 쉼 2. (한의) 창병이나 후두 따위의 병으로 목이 쉬는 증세 성시 聖時 어진 임금이 다스리는 세상 또는 시대를 높여 이르는 말 성시라는 단어를 처음 본 순간 '문전성시'를 떠올렸는데, 아무래도 그 의미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검색했다가 '성시'가 이렇게 다양한 뜻을 가진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연말이라서인가. 뭔가 알찬 취미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시를 이것저것 알아보다 결국 정한 것이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규장각의궤전이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고, 그래서 조금 더 뜻깊어졌다.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처음부터 외규장각의궤 특별전시가 목적이었다. 그래도 혹시 사람이 좀 적어보인다 싶으면 합스부르크도 보고 와야지 했는데, 웬걸. 국립중앙박물관 앞에 가니 눈에 띄게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보였고, 그게 모두 합스부르크를 보러 온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는 나는 바로 상설전시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합스부르크전은 국립중앙박물관 왼편 기획전시관에서, 외규장각의궤전은 오른편 상설전시관 내에서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관은 입장료가 무료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다큐를 봤다.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않던 OBS에서 본 [설탕의 제국]이다. 그런데 OBS에 [설탕의 제국]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다. OBS 자체 체작인가 싶어 감탄하고 있었는데, 원 출처는 아마도 부산MBC였던 모양이다. 그것도 무려 부산 MBC 개국 60주년 특집 다큐였다. 작은 설탕 알갱이 하나로 시공간을 꿰뚫는다 '설탕'이라는 하나의 사물을 통해 대항해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아우르고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라는 '공간'을 가로지른다. 설명처럼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내가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땐 흑인 노예제도에 대해 얘기를 해주고 있어서, 제목이 잘못된 거 아닌가 했는데 결국 이야기의 흐름 끝엔 '설탕'이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현대의 석유 ..
늘 하던대로 토스 혜택 메뉴에서 주는 포인트를 줍줍하던 중 이런 걸 발견했다. 토스증권 퀴즈? 이게 원래 있었던 건가? 토스증권 퀴즈 풀고 주식 받기 터치하면 곧바로 퀴즈가 튀어나온다. 단, 기존에 토스 증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다면 토스 증권 서비스 이용 관련 동의서 등등이 먼저 나온다. 퀴즈에 참여하려면 토스증권 계좌가 필요하다 오늘의 토스 증권 퀴즈 문제다. 문제는 아주 간단하다. 심지어 증권 퀴즈 메뉴에 진입할 때 오늘은 OOOO의 주식을 받을 수 있다고 미리 힌트를 주기도 한다. 답은 대부분 그 때 알려주는 회사명이다. 12/30일 토스 증권 퀴즈의 답은 '스타벅스'다. 정답을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면 랜덤으로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주식 80원어치를 받았다. 이 때 주식은 바로 내 ..
금강제화 상품권을 선물받았다. 이걸 어디에 쓸 수 있나 알아보니 금강제화의 계열사 브랜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금강제화 상품권 사용처 = 금강제화 브랜드 ▒ 헤리티지 HERITAGE ▒ 리갈 REGAL ▒ 랜드로바 LANDROVER ▒ 르느와르 RENOIR ▒ 바이오소프 BIOSOF ▒ 클락스 CLARKS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금강제화의 브랜드들이다. 해당 브랜드의 상품들은 금강제화 홈페이지(kumkangsho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금강제화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 홈페이지를 둘러봤지만 딱히 살 만한 상품이 없었다. 그래서 상품권 환전을 알아보았다. 금강제화 상품권 시세 내가 받은 건 금강제화 상품권 10만원 권이었다. 백화점이나 마트 상품권을 교환해 본 적이 있..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다. 제목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첫 시작은 강렬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억지로 음식을 입에 집어넣어야 하는 여자들. 자신들의 용도를 알기에 마음 편히 음식을 씹어 삼킬 수 없는 여자들. 그 가운데 주인공인 로자가 있다. 로자는 베를린에서 일을 하다 만난 그레고리와 결혼해 함께 그레고리의 고향으로 왔다. 하지만 그레고리는 곧 징집되어 전쟁터로 떠나고, 로자는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로 뽑히게 된다. 그곳에서 함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기대하였으나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여자들의 이야기도 있으나 로자의 개인적인 상실과 고통, 그리고 새로운 사랑, 그로 인한 혼란스러움 등을 이야기한다. 그 안에 불안하고 두려움이 가실 날이 없는 분위기들도 녹아 있다. 히틀러의..
넷플릭스에서 배포하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홍보자료가 참 거시기하다. 내가 글래스 어니언에 너무 실망을 해서인가. 홍보 자료에서 활용하는 표현들이 이게 맞나 싶다. 넷플릭스에서 배포한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의 홍보 자료는 다음과 같다. “반드시 N차로 봐야 할 이유가 있다” 공개 직후 쏟아지는 호평 세례 & N차 필수 열풍!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의 새로운 영화 이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N차 필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그저 농락당할 준비만 하면 된다” 시청자들의 ‘N차 필수’ 열풍으로 기대감 고조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치글러는 잔디밭에 피크닉이라도 온 것처럼 사과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사과를 깨물어 먹는 소리가 낭랑하고 불길하게 울려 퍼졌다. 그는 가슴을 한껏 내밀고 뒷짐을 진 채 걸어가면서 사과를 씹었다. … 치글러는 이렇게 말하고는 사과 과심을 내 접시 위에 올려놓고 나가버렸다. 베아테가 식탁 너머로 손을 뻗더니 손가락으로 사과 꼭지를 집었다. 나는 마음이 너무 뒤숭숭한 나머지 베아테가 왜 그러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치글러가 앞니로 깨물어서 그의 침이 묻은 사과 과심 주변 과육이 벌써 갈변하고 있었다. 과심 : 열매 속에 씨를 싸고 있는 딱딱한 부분 어려운 단어는 아니다. 보자마자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는 단어였는데, 본 적이 있는 단어인가 싶었다. 그래서 기..
주의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속편의 숙명이란 전편의 성공을 발판삼아 힘껏 도약하거나, 발판에 발이 닿기도 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거나-인 것 같다. 성공과 실패를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지만, 너무 잘 만든 전편을 두고 있는 속편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 아니면 도.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꽤 잘 만든 영화다. 재미도 있고 긴장감을 놓치지도 않는다. 글래스 어니언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앞에 전편인 나이브스 아웃이 놓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글래스 어니언의 매력이 훅 떨어진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그러니까, 나이브스 아웃 1편과 비교했을 때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이 '나에게' 주는 매력이 상대..
네이버 페이에서 모을 수 있는 포인트가 꽤 쏠쏠하다. 클릭 한 번에 10원에서 15원 정도인데, 야금야금 모아두면 어느새 배송비가 모이고, 기분좋게 포인으를 써서 배송비를 아낄 수 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네이버 페이에 들어가서 포인트를 적립하는데, 며칠 전 이런 배너가 떴다. 오호 재미있겠다. 포인트 연말결산 시작하기를 클릭한다. 네이버 포인트, 얼마나 받았지? 나는 포인트 적립 상위 30%라고 한다. 근데 이 정도면 그렇게 높은 축은 아닌 것 같은데 내 핏줄에 쇼핑 DNA가 흐르고 있다니... 총 적립액도 생각보다 많진 않다. 36,899원. 무료 포인트만이 아니라 구매 적립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 정도인가 보다. 원래는 네이버 쇼핑 잘 안 썼었는데, 포인트 적립하는 재미를 알고 난 후로는 네이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