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공연 13

20250320 | 보허자

창극단 공연 예매하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자리가 좋았으면 한두 번 더 봤을 수도 있었는데, 자리가 애매해서 가진 자리 중 제일 좋은 날만 남겨놓고 보니 막공날이었다. 공연이 너무 좋으면 어쩌지... 막공이라 다시 볼 수도 없는데....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하며 오랜만에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보허자   일단.. 별루 재미가 없었다. 내용 설명이나 홍보 분위기를 보니 작품이 차분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이도저도 아니게 재미까지 잃을 줄은 몰랐다.  이하, 개인적인 불호들. 인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허공에 대고 자기 얘기만 줄줄 늘어놓는 연출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물의 제각각 살아 숨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메인이 누구인지도 헷갈린다. 무심으로 시작해 무심으로..

보다/공연 2025.03.22

20250207 | 서의철 가단의 남도 선소리 - 시를 읊다 <님이 침묵한 까닭?-중머리에 대하여>

공연 제목인 도 복잡하고 길다고 생각했는데 공연 본 거 정리하려고 제목을 찾아보니 그것보다 훨씬 더 거창하다. 일단 이 안에서는 공연 제목을 포스터 기준으로 이라고 정리하는 걸로.  님이 침묵한 까닭? 중머리에 대하여   ■나의 판소리 최애와 차애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오랜만에 티켓팅 날짜를 기다려가며 예매를 한 공연이었다. 최애와 차애. 그거면 됐지.   ■제목만 들었을 땐 익숙한 시들이긴 했는데 정확히 기억나는 건 아니라 한 번 찾아보고 갔으면 더 좋았을걸-하는 아쉬움도 잠깐. 한소절 시작하고 나니 교과서에서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주입식 교육이 이럴 때 빛을 발한다. 다음 구절이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는 걸 보면.   ■근데 나는 '중머리'를 잘 모른다. 이것 역시 주입식 교육의 하나로 자진..

보다/공연 2025.02.08

20250103 | 국립극장 마당놀이 모듬전

엄마한테 오랜만에 준수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였다. 맨날 이제 준수 공연에 표 없어~ 자리 없어~ 했는데 마당놀이는 공연기간이 좀 길어서인지 다행히 앞자리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모듬전    ■춘향전&심청전&흥보전을 섞은 이야기였다. 춘향이랑 몽룡이가 분위기 잡고 있으면 갑자기 심봉사가 튀어나와 이야기를 전환하고, 조금 있으면 이번엔 흥보가 난입해 자기 이야기로 끌고 가는 식.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이라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흘러도 상관없이 그저 재미나게 즐기면 되는 공연이었다.   ■ 마당놀이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다. 그걸 또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무용수들이 해주니까 더 좋고.    ■ 오랜만에 창극단 배우분들 보고 오니 좋았다. 근데 조금 아쉽다. 제대로 진지하..

보다/공연 2025.01.04

20240404 | 국립창극단 <리어> in 국립극장 달오름

오랜만에 공연을 봤다. 국립창극단, ■ 국립극장에 갈 땐 늘 동대입구역에서부터 걸어 올라간다. 굳이 셔틀을 타지 않아도 걸어서 약 10분 정도면 국립극장에 도착할 수 있다. 마침 봄이 한창이고, 장충단공원 옆길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실컷 즐길 수 있었다. ■ 오프닝에서부터 오싹오싹 소름이 끼친다. 코러스의 합창은 늘 이렇게 감동을 준다. 무리를 지어 노래를 부르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코러스의 활용이 참 좋았다. ■ 리어는 사실, 작품 자체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예전에 고선웅 연출의 을 보았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매력

보다/공연 2024.04.05

20231201 |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in 명동예술극장)

이런 저런 이유로 공연을 많이 끊었다. 간간이 보는 거라곤 창극단의 공연 정도인데, 이 공연이 다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건 도저히 못 끊겠다 싶어 당장 자리를 잡았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처음 본 게 언제더라. 몇 년 전, 한참 공연을 보러 다니던 때에 좋은 작품이라 주워들었거나 그냥 이곳저곳 구경하다 소식을 들었거나 했을거다. 그렇게 우연히 보고 너무 좋아서 매번 올라올 때마다 가능하면 챙겨보고 있는 작품이다. 왜 '가능하면'이나면, 전석매진이 일상인 공연이라 그렇다. 이번에도 늦게 알았으면 내 자리는 없을 뻔 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의 멸족을 자행한다.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시골의사 정영은 억울하게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보다/공연 2023.12.02

20230611 | 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in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난한 재미였다. 약간의 각색을 통해 현대에 걸맞은 재해석을 시도하긴 했지만 그게 아주 크게 와닿거나, 획기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아무래도 나는 이번 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은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과 다르지 않다. 베니스의 거상 샤일록과 소상인 조합의 대표인 안토니오가 인물 갈등의 중심을 이룬다. 위기는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게 되면서부터 시작되고, 그 대가는 안토니오의 가슴살 1파운드.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안토니오는 목숨을 구하고 샤일록은 무너지는 결말. 극이 긴장감을 잃지 않으려면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대결 구도에서 어느 한 쪽이 약해지거나 매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이 부분에선 안토니오를 연기한 유태평양 배우도 많은 고민을 했던..

보다/공연 2023.06.12

20230428 | 국립창극단 <절창Ⅰ>

국립창극단 김준수 유태평양 절창Ⅰ 얼마만의 공연관람이라 쓰고 준수보는 거라 읽는다인지. 제대로 감상 쓰고 싶었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세상에. 이럴수가 ㅠ_ㅠ 그동안 왜 그렇게 바빴던거지. 세상 제일 할 일 없는 사람이.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함께 하는 였다. 몇 년 전에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김준수의 완창을 보고 들었던 터라 기대가 더 컸다. 생판 모르면 기대도 못 하는데, 보고 들은 게 있으니 기대가 안 될 수 있나. 김준수의 가 2018년 3월이었으니 딱 5년만에 다시 보는 였다. 2018 3월 - 김준수의 국립극장 - 201803월 www.ntok.go.kr 혼자가 아니라 둘이 함께하니 주고 받는 대목들도 더 재미있어지고 소리도 훨씬 풍부하게 들렸다. 그리고 2018년 ..

보다/공연 2023.05.08

20230319 | 국립창극단 <정년이> in 달오름극장

국립창극단의 2023 시즌 레퍼토리 작품 중 하나인 [정년이]가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2023년들어 처음으로 국립창극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장충단 공원 바로 위 리틀 야구장에서는 초등부 야구 경기가 한창이었다. 국립창극단 [정년이] 이 날의 정년이는 이소연님이었다. 사진을 너무 대충 찍었네;; 국립극장은 자체 홍보물을 참 예쁘게 만든다. 이번 [정년이]와 6월 공연 예정인 [베니스의 상인들]을 합쳐 놓은 홍보물과 원작인 웹툰 [정년이]의 처음 일부분을 아예 인쇄물로 제작해 비치해 놓고 있었다. 덕분에 얘기만 들었지 전혀 본 적 없었던 [정년이] 원작을 조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시작됐다. 오프닝부터 뭔가 벅차오른다. 원작도 모르고, 앞으로 펼쳐질 내용도, 인물도 ..

보다/공연 2023.03.23

20230124 | 소크라테스 패러독스 (양동근 소크라테스/치타 멜레토스)

영업당하다 어느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를 영업하는 글을 보았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에 대한 극을 랩으로 풀어낸 공연이라니. 재미있겠군. 그렇게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시간이 남아도는 연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기엔 슬슬 지루해지던 참이었다. 공연 예매 사이트에 들어갔고, 제일 익숙하고 보고 싶은 배우 페어의 공연이 마침 연휴 마지막 날이었고, 게다가 앞열 정중앙 자리가 보라색으로 빛나며 동동 떠 있었다. 이건, 보라는 신의 계시다. 스콘(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1관 첫 방문 지나다니며 위치는 알고 있었지만 공연을 보러 방문한 건 처음이었다. 입구는 찾았으나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둘러보는 사이, 성큼성큼 나를 앞질러 계단을 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아, 저긴가 보군. 열심히 앞사람을 따라 몇 층을 ..

보다/공연 2023.01.25

20221130 |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지크슈

갑작스런 한파와 지하철 파업이 겹친 날이었다. 평소대로라면 넉넉히 도착해 여유롭게 입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파업의 여파가 대단했다. 전철을 갈아타는 데 10분이 넘게 걸렸다. 덕분에 공연 시작 20분 쯤 전에 도착, 표를 찾고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오니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 2022.11.30.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지크슈 지저스: 임태경 유다: 한지상 마리아: 장은아 빌라도: 김태한 헤롯: 육현욱 가야바: 김바울 시몬: 윤태호 안나스: 김원빈 BBCH 광림아트센터 중블 D열(4열) 20번대 자리는 아주 좋았다. 자리에 앉으면 무대 바닥이 가슴 높이 정도 오는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눕고 뒹굴어도 잘리는 것 하나 없이 다 보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익숙한 넘버들이 반가웠다. 워낙..

보다/공연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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