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88

20250604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포기

《죄와 벌》, 《악령》에 이어, 두고두고 마음 한켠에서 나를 빠안히 쳐다보며 나는 안 읽을거야...? 라고 묻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기 시작한지 어언 열흘 남짓. 《악령》에 비해선 빠른 속도로 읽어 나가고 있었고, 《악령》보다는 덜 힘들었으나 여전히 너무 어렵고 힘들다. 기왕 읽기 시작한 거 끝을 보고 싶다는 마음과, 이렇게 괴롭게 꾸역꾸역 읽는다고 해서 과연 무엇이 남을 것인가 하는 마음이 계속 다투었고, 1권을 다 읽은 시점에서 결심이 섰다. 이렇게 읽는 게 무슨 소용이람. 나는 그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못 읽은 사람 할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보는 순서 같은 게 있다던데, 그걸 미리 알고 봤으면 좀 편했으려나. 다른 걸 더 읽어보고 판단하면 좋겠지만, 도스토예프스키를 더..

읽다 2025.06.05

20250524 | 합체 / 박지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보고 싶어서 도서관에 갔다. 아니 근데 맨날 갈 때마다 눈에 띄던 게 하필이면 지금 대출중이라니? 아쉬움에 박지리 작가의 다른 작품을 빌려왔다. 예전에 본 건데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합체 / 박지리 ■ 뒷산 약숙터에서 만난 도인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키가 크는 비기를 갈고 닦기 위해 계룡산으로 떠나는 합과 체. 〈합체〉는 키가 작은 쌍둥이 형제의 우당탕탕 고군분투 성장기다. 이 때의 성장은 몸과 마음 모두를 뜻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근데 참 희한하게,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있는데, 뭔가 숨겨 놓은 꿍꿍이가 있는데,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가벼운 장난으로 덮어 둔 알맹이가 뭔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뭘 찾아낸..

읽다 2025.05.28

20250522 | 테스터 / 이희영

일령이의 강력 추천이었다. 최근에 2권이 나왔으니 얼른 1권부터 2권까지 보고 자기랑 얘기하자고. 아니.... 난.... 뭐 그렇게 막... 땡기지 않는데.... 그치만 일령이가 재미있다니까.... 뭐.... 읽어보지 뭐... 테스터 / 이희영 ■되게 사소한 이유로 작가의 전작인 〈페인트〉가 별로 재미 없었다. 아마 후기도 남겨놨을텐데? 유명한 작품이니까 본 것으로 기본은 했다~ 이런 기분. 20240722 | 페인트 / 이희영일령이의 강력 추천 도서였다. 일령이가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것마다 으음 별루... 하면서 안 읽은 게 너무 많아서 이번엔 꼭 읽어야지! 하고 읽었는데. 페인트 / 이희영 ■되게 유명한 작karangkaran.tistory.com ■사라진 동물을 복원하는 과정에..

읽다 2025.05.27

20250518 |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이것도 일령이가 너무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라 읽으려고 했었는데, 영 안 읽혀서 밀어두고 있었다. 어쩌면 이대로 못 읽겠구나 싶었는데 제발 좀 봐달라는 일령이의 압박 아닌 압박에 집중을 뽝 하니까 어찌어찌 끝을 보긴 했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경주마와 기수 로봇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보경과 은혜, 연재 가족의 이야기이자 그들 각자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읽으면서는 경주마 투데이가 행복을 다시 느끼게 해주기 위해 느리게 달리는 법을 익혀 마지막 경주에 참가하는 것이 정말 투데이를 위한 것인가를 좀 고민하긴 했다. 결과적으론 죽지 않고 살긴 했지만, 그들의 계획이 투데이가 행복하게 달리는 것-에서 끝나있는 것 같아서. 최후의 만찬..

읽다 2025.05.26

20250512 | 인투 더 워터 INTO THE WATER / 폴라 호킨스

얼마 전에 본 영화 걸 온더 트레인이 너무 재미있었다. 원작 소설이 있다고 그러는데, 영화를 워낙 잘 봐서 굳이 소설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면 되겠다! 하고 찾은 것이 바로 폴라 호킨스의 인투 더 워터였다. 인투 더 워터 / 폴라 호킨스 ■처음에 되게 분위기를 잘 잡고 시작한다. 마녀사냥을 언급하며 아주 오래전부터 여자들이 빠져 죽은 물, 드라우닝 풀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절로 생겨나는 배경이다. 인투 더 워터는 이 드라우닝 풀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여자들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는 이야기이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그저그랬다. 긴장감이 그리 크지 않았고, 밝혀진 진실도 조금 허무했다. 중심 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줄스가 언니 넬과 왜 ..

읽다 2025.05.22

20250503 | 설자은, 불꽃을 쫓다 / 정세랑

설자은 2권이 나왔으니 어서 읽고 자기랑 얘기하자는 일령이의 요청이 있었다. 사실 요즘 독서에 조금 흥미를 잃은 상태라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계속 미루다 연휴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읽어야지. 읽고 일령이랑 얘기해야지. 설자은, 불꽃을 쫓다 ■근데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가? 인물들이 되게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은네 집안의 첫째인 호은이나 자은과 연적이라 할 수 있는 진오룡 같은 인물들이 주변으로 밀려나면서 굉장히 가벼워졌다. 호은이 이 정도로 집안을 말아먹을 망나니였다고? 진오룡의 카리스마는 다 어디로 갔지? ■'불꽃을 쫓다'라는 제목은 본편에 수록된 세 개의 이야기 중 첫 번째 와 관련된 제목이다. 자꾸 불이 나고, 이 불의 원인과 연관성을 파헤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

읽다 2025.05.16

20250421 | 악령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읽고 있음 (현재 2025.03.25.)민음사에서 나온 3권짜리 악령 악령1뭔소린지 모르겠다. 서문 장을 지나고 그나마 좀 읽히는 분위기로 흘러가나 했는데 여전히 모르겠다. 돈 많은 부인과 그녀의 키링남 트로피모비치. 그리고 그 동네 사람들, 그리고 부인의 별난 아들. 등장인물 파악은 이정도 했는데, 각자 뭔 말을 진짜 많이 하는데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게.... 맞나? 《죄와 벌》은 말도 글도 빽빽하긴 했어도 안 읽히는 건 아니었는데 《악령》은 진짜 안 읽힌다. 주변에 물어보니 2권, 3권으로 갈수록 재미있어진다고 해서 일단 끝까지 읽어보긴 하려고 한다. 악령2"적확"이라는 표현이 다소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만큼 그 어휘가 많이 쓰인 책이 있을까 싶다. ..

읽다 2025.04.22

20250226 | 엘레나는 알고 있다 /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참 희한한 과정으로 만나게 되었다. 앞서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연히 엄지영 번역가의 이력을 보게 되었고, 흥미로워보이는 제목들이 많이 보이기에 그럼 엄지영 번역가를 키워드로 책을 골라볼까!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했다. 많은 책들이 나왔고, 그 중 순서를 따지지 않고 일단 눈에 보이는대로 책을 골라 빌렸는데, 빌리고 보니 작년에 재미있게 보았던 의 작가이지 뭐야. 번역가를 따라가다 만나게 될 줄이야.    20240511 | 신을 죽인 여자들 Catedrales /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언젠가 우연히 들어갔던 어느 작은 동네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다. 눈에 띄는 제목과 표지의 색깔이 시선을 끌었었고, 늘 그렇듯 책 뒷면의 추천사를 먼저 살폈다.   앗, 알모도바르!  알모karangkara..

읽다 2025.02.27

20250217 |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루이스 세풀베다의 을 보고 막연히 도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조만간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250129 | 연애 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정말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기분이 정말 좋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은 그런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커버가 벗겨진karangkaran.tistory.com  그래서 빌려 옴.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유명한데 읽어보진 않은 책이었다. 주워들은 풍월로 대강의 내용을 알고 있어 자칫 내가 알고 있는 작품으로 착각하기 쉬운 책. 그래서 이참에 잘 읽고 기억해두자고 마음먹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의외였던 건, 문장이 굉장히 간결하고 쉽다는 것..

읽다 2025.02.24

20250208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나의 첫 도스토예프스키.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빌려왔으나 걱정했던 것보단 아주 잘 읽었다. 말이 너무 많고, 쉼 없이 이어지고, 덕분에 읽기만 하는데도 숨이 차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 준 이다.  20250129 죄와 벌 (상) - 20250208 죄와 벌 (하)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책으로 읽었습니다. 이런 고전은 출판사별로 번역도 다르고 그게 또 취향을 타기도 한다고 하던데. ■읽기 전엔 이라는 것이 어떤 비유적 표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죄'를 짓는다. 그것도 살인죄를. 살인 장면이 잔혹하고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와. 완전 쫄려.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해 버려도 되나 싶은데...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은 그냥 정신병?..

읽다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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