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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배포하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홍보자료가 참 거시기하다. 내가 글래스 어니언에 너무 실망을 해서인가. 홍보 자료에서 활용하는 표현들이 이게 맞나 싶다.

 

넷플릭스에서 배포한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의 홍보 자료는 다음과 같다.


 

“반드시 N차로 봐야 할 이유가 있다”
공개 직후 쏟아지는 호평 세례 & N차 필수 열풍!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의 새로운 영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이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N차 필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그저 농락당할 준비만 하면 된다”
시청자들의 ‘N차 필수’ 열풍으로 기대감 고조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넷플릭스 영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이 12월 23일 공개 직후 최고의 호평을 얻으며 단 3일 만에 N차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9년 개봉 당시 뜨거운 입소문으로 흥행 역주행을 일으켜 화제였던 <나이브스 아웃>, 넷플릭스 영화로 다시 찾아온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역시 공개되자마자 전편의 팬들과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최상의 찬사를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형만 한 아우 있다. 전작만큼 재밌고, 전작보다 화려하다. N차 할 가치가 있다”(네이버 산**), “그저 재밌다는 말 밖에. 전작보다 탐정 브누아 블랑의 캐릭터성이 돋보인다”(네이버 진**),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훅훅. N차가 찐인 영화”(인스타그램 mi***), “전편과는 다른 느낌, 기대가 컸음에도 재밌게 봤다. N차 시청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당장 재시청해줄 테다”(네이버 토**), “반전의 반전을 반복할 때마다 감독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인스타그램 su***), “우리는 그냥 농락당할 준비만 하면 된다”(왓챠피디아 mr***) 등 더욱 커진 매력으로 돌아온 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과 캐릭터의 재미를 더하는 초호화 캐스팅, 한층 쫄깃해진 추리, 충격적인 반전 등 전편 <나이브스 아웃>을 능가하는 놀라운 완성도에 대한 호평을 보내고 있다. 또한 “이처럼 호화스러운 추리물이 있던가. 로케이션과 음악이 끝내준다. N차는 필수”(인스타그램 sa***),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클라이맥스”(인스타그램 ua***) 등 볼거리를 더하는 아름다운 지중해 배경과 과감한 음악에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리뷰의 특이한 점은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N차 필수”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일) 팬 시사 & GV 이벤트에 참석한 유튜버 천재이승국, 황석희 번역가, 미스테리아 김용언 편집장도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의 천재적인 연출을 극찬하며 N차 시청을 독려했다. 미스테리아 김용언 편집장은 “이야기에 빠져 정신 놓고 보게 하기 때문에 눈앞에 뻔히 단서가 있는데도 그걸 못 보게 한다”, 유튜버 천재이승국은 “진실을 보여주는 방식과 등장하는 타이밍이 전편과 굉장히 다르다. 시청자들을 대놓고 놀리는 수준, 속아서 통쾌하면서도 약 오르는 영화다. N차 시청을 하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바로 보일 것”, 황석희 번역가는 “발칙한 감독이다. 반드시 N차로 봐야 할 이유가 있고, N차 시청을 할 땐 처음 보는 사람을 옆에 앉혀놓고 보면 상상 이상의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N차 시청 포인트까지 짚어줬다.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N차 필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고품격 추리 어드벤처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지금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농락'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나이브스 아웃이 나를 '농락'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이브스 아웃 1편이 주었던 재미와 쾌감은 '농락'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얽히고 꼬인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무사히 그 난장판을 벗어나고 억울한 누명을 벗기를 바라는 마음과, 누가, 어떻게 꾸며낸 사건인지 밝혀지는 과정과, 돈 앞에 밑바닥을 드러내고 마는 인간 군상에 대한 감상과, 끝내는 정의가 승리하는 그 통쾌한 결말이 주는 쾌감이었다. 적어도 내 기억에 나이브스 아웃 1편에는 '농락'이라는 키워드가 없다. 

 

그런데 2편의 홍보 문구에 떡하니 박힌 '농락'이라니요? 

 

근데 이게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2편은 관객을 농락한다. 여러 장면에서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관객을 '농락'하는 장면들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게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뻔히 보고도 알아채지 못했던 순간순간들을 짚어주며 아...! 하고 깨닫게 만드는 것이 글래스 어니언이 보여주는 추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글래스 어니언 안에서 '농락'과 '고품격 추리 어드벤처'라는 수식어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글래스 어니언은 확실히 '농락'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래. 영화를 보고 내내 찜찜했던 것이 이제야 좀 분명해진다. 나는 '고품격 추리 어드벤처'를 원했는데 그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고, 내가 전혀 바라지 않았던 '농락'에 무게가 쏠려 있어서였다. 

 

홍보 자료가 인용한 관계자들의 말에서도 1편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글래스 어니언은 1편을 기대하고 보지 마세요~ 라는 말을 아주 돌려돌려 말한 것이다. 

 

처음엔 그저 기대랑은 다르네~ 였는데 생각할수록 너무 분하다(?). 내 나이브스 아웃이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되어 버리다니... 인물들이 멀쩡한 것이 이해가 안 되는 폭발과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 홀딱 돌아서는 인물들, 그리고 처음부터 내내 언급하던 모나리자와 한 호흡에 어쩌구 때문에 결국 결말에 전혀 아무 상관도 없고 잘못도 없는 엉뚱한 희생이 치러진다는 것 모두 탐탁치 않다. 분명히 엔딩에서 탄식한 게 나 뿐만은 아닐거다. 왜 저걸...? 이렇게 되면 마일스보다 앤디가 큰일이 난 건데요....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잖아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마일스였지만 결과가 된 행위의 주체는 앤디였고, 그 동기가 '사적인 복수' 때문이라는 걸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까...? 통쾌하고 속 시원한 복수의 끝이 이렇게 떨떠름해도 되는거냐는 말이다. 

 

생각을 하다하다 보니 설마 이것마저도 노리고 꼬아 만든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보통의 영화라면, 사적 복수를 위해 희생된 그것을 구하고, 보호하고, 되찾고,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고, 가치를 드높이고, 그래서 결국은 구해내고 성공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할텐데 글래스 어니언에서는 응ㅋ그딴거 없음ㅋ해버리는 게, 우리 영화는 일반적인 영화와는 다르다!는 걸 이런 식으로 보여주려고 했던걸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게... 나한테는 별로 좋지 않았네요...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아 3편도 제작 예정이라는 것 같던데, 모든 기대를 내려놓아야겠다. 

 

 

 

 

 

20221224 |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 - 속편의 숙명 (스포 有)

주의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속편의 숙명이란 전편의 성공을 발판삼아 힘껏 도약하거나, 발판에 발이 닿기도 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거나-인 것 같다. 성공과 실패를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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