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나오고 또 나오는 작품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책이기에? 어떤 내용이기에? 모순 / 양귀자 ■책의 뒤에 덧붙은 작가의 말 같은 건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은 그것마저 작품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져 연달아 같은 마음으로 읽어 내렸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의 창작노트 곳곳에는 이런 종류의 복합어들이 아주 많이 발견된다. 흘려 쓴 글씨로 붙박여 있는 그 편린들은 아마도 주제에 관한 내 마음의 무늬일 터였다.얼마 전부터 나는 이런 식의 서로 상반되는 단어들의 조합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하나의 개념어에 필연적으로 잇따르는 반대어, 거기엔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곡절을 보편성으로 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