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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령이와 일령 모친의 추천이었다. 이건 둘 다 좋다고 했다. 그래서 봤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 이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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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 유찬
스스로 태어나선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아이, 하지오
전학 온 지오가 곁에 있으면 유찬이에게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마법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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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의 딸인 지오와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유찬이 유도의 마을 번영에서 만난다. 이래 저래 엮이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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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는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뭐라 해야 하지. 진작 풀 수 있는 오해를 굳이 안 풀고 내내 묵혀둔 찜찜함,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각자의 상처를 가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서로를 위로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이 꼭 애정 비스무레하게 그려져야 했나 싶고. 내가 로맨스를 지인짜 싫어하긴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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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고 반짝이는 이야기를 위해 여러 비극적 소재들이 너무 단순한 설정에 그치고 만 것 같다. 자발적(?) 미혼모인 지오의 엄마의 삶이나, 화재 사고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주변 인물들도 그저 지나쳐간다. 모든 걸 보듬는 지오 아빠의 새 아내, 그저 질투에 사로잡혀 못되게 구는 아이로만 그려지는 상준같은 인물들.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제대로 안 읽었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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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작가의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을 참 좋아한다. 근데 그 이후로 읽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다 좀 애매하게 모자란 느낌이다. 철저히 현실적이냐, 아니면 다소 비현실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냐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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