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89

20250109 | 라이프 리스트 / 로리 넬슨 스필먼

작년에 을 아주 재미있게 잘 봤다. 그래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하나 더 보고 싶었다.  라이프 리스트 / 로리 넬슨 스필먼   ■몇 개국에서 베스트셀러였네, 폭스 사에서 영화화를 결정했다느니 하는 홍보 문구도 꽤 흥미를 돋웠다. 이때는 몰랐다. 이것이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 쪽으로 대중적이라는 뜻이었음.  ■백만장자 엄마가 남긴 유언장대로 실행해야만 유산을 받을 수 있게 된 딸의 이야기다. 실행할 목록은 그녀가 십대 때 썼던 장난같은 열 몇 개의 리스트다. 엄마의 회사에서 누리던 직업을 버리고 교사가 되기, 말을 사기, 강아지를 키우기, 사랑에 빠지기, 아기를 낳기 같은 것들. 그것을 다 이루어야만 막대한 유산을 받을 수 있다. 한 순간에 직장을 잃고, 남자친구도 잃고, 집도 잃게되는 상황이 닥치며 절망..

읽다 2025.01.14

20250105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많이 들어본 제목이었다. 나는 영화 제목으로 먼저 알고 있었고, 원작이 있다는 것도, 작가가 누구인지도 사실 최근에야 알았다. 을 감명깊게 보고 골라들었던 양귀자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의외로 굉장히 무겁게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던 탓에 잠깐 물러서 있다가, 이번엔 을 골라 들었다. 이 역시 엄청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두고 겨우 빌렸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제목만 들었을 땐 이게 '욕망'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다. 그것도 다소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욕망이나 욕구에 관한 내용일 것 같아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아니 이게 무슨 납치 어쩌구 그런 얘기라잖아요? 전혀 상상도 못한 스토리네?   ■30년도 더 된 1992년 작품이다. 그런데 지금 읽어도 전..

읽다 2025.01.07

20250104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바바라 오코너

그동안 계속 한번 봐야지, 봐야지 하던 걸 큰 맘 먹고 빌려왔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바바라 오코너    ■예전에 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를 먼저 보았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재미있게 보았고, 울기도 했던 것 같아서 원작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걸 이제야 했다. 근데 문제는 이제 영화가 잘 기억이 안 난다는 것...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은 상황이 어린 아이들에겐 얼마나 충격적이고 이해되지 않았을지. 책은 그런 아이들의 상황과 속내를 아이들의 목소리로 아주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창피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래서 이런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세우게 되는 과정이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다운 생각.  하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거고, 그것을 조지..

읽다 2025.01.06

20241229 | 밝은 밤 / 최은영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이 너무 내 취향이 아니었다. 하필 딱 한 권만 빌려온 터라 다른 선택지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맞지도 않는 걸 계속 읽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언니네 갔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밝은 밤 / 최은영   ■제목만 들어봤고, 내용은 전혀 몰랐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작가의 전작 중 를 본 적이 있었다. 그렇구만.   ■ 고조할머니 - 증조할머니 - 할머니 - 엄마 - 나까지 5대가 등장한다. '나'가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 윗대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 적은 형식이고, 나와 직접적인 갈등을 빚는 상대는 엄마다. 5대가 모두 기구하다면 기구한 삶을 살았다. 윗대는 한국전쟁이라는 풍파를, 엄마는 가부장주의를, 나는 이혼을 겪었다. 뭐, 그런 얘기다.    ■ 를 보긴 했는데 기억이 잘 나..

읽다 2024.12.31

20241223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 룰루 밀러

장안의 화제인 책이다. 호불호가 심하다는 얘기도 들었고,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모호한 평들에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최고'와 같은 수식어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나는 남들만큼 느끼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 그래도 어쨌든 읽어보고 판단하는 게 좋겠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 룰루 밀러   ■처음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스탠포드 대학의 초대 학장이자 과학자)을 덕질하는 내용인 줄 알았다. 그의 생애를 천천히 훑으면서 그의 발견과 업적을 재미있게 풀어놓는 글인 줄 알았지. 사실 그래서, 이게 뭐가 어떻게 특별하고 재미있어질 수 있을까 엄청 의심하며 봤다.   ■와오. 스트리크닌. 와. 와아.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역류하기..

읽다 2024.12.26

20241220 | 쿼런틴 Quarantine / 그렉 이건

후기마다 재미있다고 난리였다. 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재미있다고 그래서 철썩같이 믿고 보기 시작했다.   쿼런틴 Quarantine / 그렉 이건   ■이해가 안 되어도 재미가 있을 수는 있다.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SF가 그랬기 때문에, 이 말에 대해서는 반박할 수 없다. 그래서 쿼런틴 역시 이해는 바라지도 않고 재미만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고 재미도 없었다. 아니 재미가 없었다기 보단... 뭐랄까. 몰이해 95%에 이해 5%의 상태에서는 재미가 있어도 그것을 재미라고 느낄 수가 없달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사무실)에서 읽었다는 핑계를 대긴 할 건데,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읽었다고 해도 이해도가 90%를 넘기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니까...

읽다 2024.12.21

20241216 |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 클레어 키건

킬리언 머피가 나오는 영화로 먼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언니가 이미 한 번 얘기를 했던 책이었고 심지어 소장까지 하고 있어서 당장에 봤다. 왜? 영화를 볼 거거든. 영화 보기 전에 원작부터 읽어야지. 그래야 순서가 맞지.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 클레어 키건   ■분량이 많지 않아서 두어시간 만에 뚝딱 읽었다.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짧다...? 싶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이게 아무래도 외국의 이야기라 좀 덜 와닿았나보다. 내가 아일랜드 사람이었다면, 혹은 그쪽의 역사나 사건 같은 걸 좀 잘 알고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수녀원의 세탁 기술이 기가막히다'는 내용이 나올 때부터 이미 아! 하고 알아챘을..

읽다 2024.12.21

20241212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박완서 전집에서 그때그때 눈에 띄는 것, 땡기는 것을 골라 보고 있다. 순서도 없이 내 맘대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먼저 읽었던 과 거의 같은 시대적 배경에 비슷한 분위기, 심지어 동일한 설정도 발견되어서 조금 당황하고 있었는데, 가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 설명을 나중에 읽고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의 일부분이 확대 재생산(?)되어 으로 탄생한 것이다.   ■의 내용은 작가 연보로 대신할 수 있다.  그(박완서)의 작가 연보에는 "1950년(20세) 서울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6.25 전쟁으로 학교에 다닌 기간은 며칠 되지 않음. 전쟁의 와중에 오빠와 숙부가 죽고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됨. 미8군 PX(동화백화점, 지금의 신세계백화점 자..

읽다 2024.12.16

20241204 | 훌 / 배수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서 빌렸다.  훌 / 배수아    ■표지에는 분명 '소설'이라고 쓰여 있었다. 배수아 소설 . 목차에서 보이는 쪼개진 이야기가 '장'의 개념인 줄 알았지. 근데 아니었다. 각각의 제목을 가진 단편들이었고, 각각의 이야기는 전혀 연관이 없었다. 별개의 단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라는 소리다. 그것도 모르고 첫 제목 와 그 다음 제목 을 읽으며 아 뭐지 이게 어떻게 연결이 되는거지 인물이 같나? 배경이 이어지나? 이러면서 혼돈의 읽기를 하고 있었으니.... 뒤늦게 소설집이라는 걸 깨닫고 허탈함과 함께 짜증이 밀려들었다.   ■일단 취향이 아니다. 서사나 맥락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설명하고, 묘사하고, 그러다 딴소리를 하고, 그런 식이다. 여기에 담긴 의미를 잘 모르겠다. 열심히 읽어보..

읽다 2024.12.04

20241129 | 뺑덕 / 배유안

배유안 작가의 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 보았고, 도서관을 헤매다 눈에 띈 이 마침 또 같은 작가이기에 냉큼 빌려왔다. 만큼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며 읽기 시작.   20241110 | 초정리 편지 / 배유안가끔 서점에 가면 책을 둘러보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찍어놓곤 하는데, 그러다 잊어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것도 잊어버리고 있던 책 중 하나였다. 왜 찍어놨지... 왜 갑자기 이게 재미karangkaran.tistory.com  뺑덕 / 배유안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뺑덕은 심봉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뺑덕어미'이다. 흔히 자녀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호칭이고, 그렇다면 '뺑덕어미'는 '뺑덕의 엄마'라는 뜻이 된다. 이 책에서는 그 '뺑덕'이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뺑덕어미'라고 불..

읽다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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