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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랑 표지가 너무 호기심을 자극했던 책이었다. 삼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시점에서, 이제는 좀 쉬어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볼만한 책으로 골라든 게 바로 이것.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관광 / 김태권

 

 

 

되게 흥미로웠는데...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으음... 음... 근데 좀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다. 왜냐...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보니 이게 되게 작가가 자기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잘하면 교양까지 갈 수 있는데, 거기까지 못 간 것 같애. 그냥 내 기준에선 그래.. 이런저런 고전이나 역사 속 인물들, 문화 예술 철학 이런 걸 다 건드리긴 하는데 그냥 되게 겉핥기로 끝나는 느낌. 그래서 뭘 더 바라냐? 라고 물으면 또 할 말은 없는데... 

 

작가가 자기 사견을 너무 많이 넣는 느낌이다. 자기 얘기를 너무 많이 하는 거. 작가의 자아표출이 꽤 심한 편인데, 그 방향이 나랑 상당히 안 맞는다. 그래서 더 별로로 느껴지는 듯. 

 

지옥이 주제라서 그런가 심심찮게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게 참 맘에 안 든다.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번인데, 헬조선이 좋은 의미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별로 길지 않은 유행을 탔던 표현인데 이걸 나름 위트나 센스랍시고 계속 쓰니까 되게 사람이 얄팍해 보인다. 유행을 타는 표현은 진짜 조심해야 하는게, 이 표현이 유행이 지나고 생명력을 잃는 순간 되게 촌스러워지기 때문이다. '헬조선'이라는 말도 이미 그 생명력을 많이 잃은 어휘다. 요즘은 별로 많이 쓰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걸 자꾸 쓰니까.. 이미 뒤처진, 사장에 가까운 유행어를 이렇게 섣불리 기록으로 남기다니. 뭐, 남기는 건 그렇다 치는데 그냥 이 어휘를, 이 표현을 건져다 쓴 배경도 너무 뻔하고 약간 거부감도 들고. 

 

나는 이 표현이 되게 마음에 안 들어서 읽는 내내 곱게 안 보였나보다. 그래. 뭐. 그렇다. 나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싫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나와는 맞지 않는 작가의 사견이 나온다. 

 

 

지금 내 손에는 마이클 셔머가 쓴 <천국의 발명>이라는 책이 들려 있다. 과학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철학에 관한 부분은 그저 그렇다(리처드 도킨스의 책과 마찬가지다).

-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김태권) 中

 

 

네? 갑자기 왜 리처드 도킨스의 머리채를 잡지요?? 이 앞뒤로 리처드 도킨스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런다. 세계적 석학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너무 뜬금없이 튀어나왔다. 아니 이게, 이럴 수는 있다. 자기랑 취향이나 의견이 안 맞을 수는 있으니까. 그건 이해한다. 근데 그걸 이렇게 뜬금없는 타이밍에 앞뒤없이 왜 그러시는...? 그리고 그런 개인적인 의견이 저랑 또 안 맞으세요.... 저는.. 리차드 도킨스 좋아해요.. 그 분의 철학이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네 뭐 그렇습니다 

그냥 재미로 볼만은 한데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레퍼런스는 흥미진진한데 깊이는 그저 그렇다 (작가 흉내내기)

 

감상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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