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국립창극단의 2023 시즌 레퍼토리 작품 중 하나인 [정년이]가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2023년들어 처음으로 국립창극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장충단 공원 바로 위 리틀 야구장에서는 초등부 야구 경기가 한창이었다. 

 


 

국립창극단 [정년이]

 

 

이 날의 정년이는 이소연님이었다. 사진을 너무 대충 찍었네;;

 

 

국립극장은 자체 홍보물을 참 예쁘게 만든다. 이번 [정년이]와 6월 공연 예정인 [베니스의 상인들]을 합쳐 놓은 홍보물과  원작인 웹툰 [정년이]의 처음 일부분을 아예 인쇄물로 제작해 비치해 놓고 있었다. 덕분에 얘기만 들었지 전혀 본 적 없었던 [정년이] 원작을 조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시작됐다. 오프닝부터 뭔가 벅차오른다. 원작도 모르고, 앞으로 펼쳐질 내용도, 인물도 모르는데 그저 매란국극단의 위용을 뽐내며 시작하는 오프닝만으로도 감정이 벅차올랐다. 왜 이런지는 나도 모르겠음; 공연을 보는 내내 나도 모를 벅참에 좀 많이 울었는데 왜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다. 배우들의 소리가 좋고 감정이 좋아서였나. 

 


 

배우분들의 연기와 소리는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내가 기대한 것도, 내가 보고 싶었던 것도 그것이었다. 과연 무대를 빈틈없이 채워주는 멋지고 예쁘고 다 하셨다 ㅠ_ㅠ 

 

제목에서부터 !!!!내가 주인공!!!!이라고 외치고 있는 정년이 역의 이소연님. 보기만 해도 너무 좋다. 그냥 너무 잘하신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다. 너무 좋아아악!!!! 

 

허영서역을 맡은 왕윤정님은 이번에 처음 보는 얼굴이라 객원이가 했는데, 찾아보니 창극단 소속 단원이었다. 아니 창극단은 참. 어디서 이렇게 멋진 분들을 자꾸 모셔오는지. 매란국극단의 차기 왕자는 나라고 외치는 것에 어울리는 묵직한 소리가 멋있었다. 

 

극의 주요 인물들의 나이대가 어리고 젊은 편이라 창극단의 젊은 여성 배우분들이 총출동한 극이었다. 그래서 너무 좋았는데, 한편으론 그래서 기존의 배우분들의 모습을 제대로 못 본 것이 조금 아쉬웠다. 특히 도앵 역을 하신 서정금님, 뭔가 보여줄 듯 하셨는데 아무것도 못 봐서 제일 아쉬움 ㅠㅠ 채공선 역의 김금미님도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그걸 못 봐서 아쉽다. 뭔가 더 비중있게 다뤄질 수 있는 인물들이었을 것 같은데, 공연으로 옮겨 오면서 역할이 많이 작아진 게 아닐까 싶다.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방대했을 원작의 배경과 인물들, 시간적 흐름을 무대 위로 옮겨오다 보니 조금 버거워 보였다. 한 인물에 집중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가지면서 오히려 주인공인 정년이가 돋보이지 못한 느낌마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다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정년이가 아니라는 것이 좀 당황스러웠다. 그럼 누구냐,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마침내 여성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내고 대본을 써내고 공연을 올리기까지 한 부용이의 서사가 마지막에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부용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부용이가 이루어 낸 것에 대한 감명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공 정년이는 도대체 어디로...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극이라고 하기엔 제목부터가 '정년이'인데... 정년이가 매란국극단에 완전히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이 정년이의 방황과 갈등과 시련, 그리고 극복과 깨달음 같은 깊이가 느껴져야 하는데 그것도 조금 가벼운 들락날락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정년이가 그렇게 철부지 변덕쟁이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원작 팬들은 텍스트로만 접하던 것을 귀로 직접 듣는 감동이 엄청나지 않았을까. 당장 나만해도, 공연 시작 전 홍보물로 잠깐 접한 [정년이] 웹툰에서 정년이가 소리를 잘 한다고 하긴 했지만 와닿지 않던 것이, 직접 소리를 하는 정년이의 모습이나, 극중극이나 연습 장면으로 재현된 매란국극단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 벅차올랐으니까. 

 


 

공연 올라오기 직전 터진 논란이 좀 있었다. 음. 나는 어차피 원작을 몰라서 말을 얹기가 조금 어렵다. 결과적으로 공연 자체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도 잘 모르겠다. 원작을 모르니 이건 함부로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여성 중심 극이라 창극단의 남자 배우들이 매우 소소하게 등장하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대표 배우들이 대거(?) 빠져버릴 줄은 몰랐다. 광복님 어디서 어떻게 등장하실지 궁금했는데 아예 보이질 않으셨어... 절창 준비하느라 바쁘신가.... 준수가 나오지 않는 것은 왠지 당연하게 느껴졌으나(?) 광복님은 잠깐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흑흑. 창극단의 부부케미 늘 기대하고 바라고 있다구요. 

 

 

 

 

 

 

반응형
댓글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