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공연

20250103 | 국립극장 마당놀이 모듬전

카랑_ 2025. 1. 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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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오랜만에 준수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였다. 맨날 이제 준수 공연에 표 없어~ 자리 없어~ 했는데 마당놀이는 공연기간이 좀 길어서인지 다행히 앞자리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모듬전 

 

 

 

춘향전&심청전&흥보전을 섞은 이야기였다. 춘향이랑 몽룡이가 분위기 잡고 있으면 갑자기 심봉사가 튀어나와 이야기를 전환하고, 조금 있으면 이번엔 흥보가 난입해 자기 이야기로 끌고 가는 식.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이라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흘러도 상관없이 그저 재미나게 즐기면 되는 공연이었다. 

 

 

■ 

마당놀이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다. 그걸 또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무용수들이 해주니까 더 좋고. 

 

 

오랜만에 창극단 배우분들 보고 오니 좋았다. 근데 조금 아쉽다. 제대로 진지하게 소리하는 걸 듣고 싶다. 짤막하게 듣고 오니 감질이 난다. 

 

 

마당놀이계의 레전드 배우분들의 컴백작(?)이라고 했다. 세 분의 캐릭터가 정말 찰떡이었다. 원캐로 전 회차를 다 하신다는데, 와. 너무 대단하다. 

 

 

사실 공연을 보기 전에 잠시 돌았던 논란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수정이 되었다는 얘길 듣고 아주 조금 안심을 했다.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순 없었다. 국립극장 측의 답변이 조금 찜찜했다. 풍자와 해학을 방패삼아 양해를 구하는 것처럼 들려서. 이 풍자와 해학이라는 걸 영리하고 세련되게 풀어내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이미 처음부터 그런 고민을 별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린 극인 것 같아서.

 

그동안 너무 흔하고 당연하게 쓰이던 클리셰들인데, 이제는 조금 다시 생각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고전을 바탕으로 하는 극이라 더 그렇다. 나는 고전을 현대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한데, 이걸 불편해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그렇다면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가는 게 맞겠지... 그치만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서는 안될거고... 진짜 어려운 일이다. 힘을 내요, 국립극장. 난 아직 당신들을 믿어요.  

 

 

그치만 마당놀이라는 게... 참... 진지하게 <쑥대머리>를 시작하는데도 웃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나로서는 참... 아쉽고.. <쑥대머리>가 왜 그 자체로 웃음거리가 된 것인지 안타깝기도 하고... 

 

 

엇 그러고 보니 못 본 배우분들이 많다. 광복 용석 호성 이 분들 어디 가셨지? 

 

 

패왕별희로 처음 보고 반하긴 했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자주 봅시다, 정보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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