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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작품과 관련하여 아무런 사전 정보나 기초 지식 없이 NT live [헨리5세]를 관람하였기 때문에 굉장히 무지하고 어이없는 후기가 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국립극장의 NT live는 믿고 볼 수 있는 공연 콘텐츠이다. 거기에 [왕좌의 게임]의 존 스노우로 익숙한 배우 키트 해링턴의 얼굴이 더해지니 더욱 보고싶고 한껏 기대가 되었다.

 

 

 

일정을 따져보면서 몇 번이나 예매를 망설이고 고민하던 중, 인터파크에서 진행하고 있던 초대 이벤트를 발견했다. 이벤트 마감을 딱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건 응모하라는 신의 계시야! 

 

 

 

그리고, 당첨이 되었다.

 

 

신이 나서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장충단 공원을 가로지르고, 국립극장까지 걸어 올라가는 내내 신이 났다. 해오름에 들어서 티켓을 찾았고, 자리에 앉아 미리미리 휴대폰을 끄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냥 좋았다. 

공연 상영 전, 진행자가 NT live를 소개하고 주인공인 키트 해링턴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헨리 5세]는 배우가 기획단계부터 참여를 했던 모양이다. 자신은 늘 헨리 5세를 하고 싶었다고 했고, 현대극으로의 각색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검을 또 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ㅎㅎ'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왕좌의 게임]을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안다는 듯이 얘기하진 말란 말이야 ㅋㅋㅋ 

 

공연이 시작되었다.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헨리 5세]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헨리 5세는 영국을 프랑스와의 피 튀기는 백년전쟁으로 몰아넣는다.

전투 전날 밤, 변장한 채 진영을 둘러보며 부하들의 생각을 엿듣게 된 그는 왕관의 무게를 다시금 실감한다. 
다음날, 헨리 5세는 신의 손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고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극중에서 헨리 5세가 벌이는 전쟁의 명분은, "얽히고 설킨 혈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내가 후계자임. 그러니 땅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전쟁이다!" 라는 거다. 그 제안협박을 프랑스가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고, 결국 헨리 5세는 프랑스로 쳐들어간다. 그리고 결전의 날,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쟁쿠르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프랑스의 공주까지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근데 나는 이 명분도, 사건도, 인물들도 다 잘 모르겠다. 무언가가 어설프거나 모자란 것은 절대 아니었다. 작고 단순한 무대를 충분히 활용했고 배우들도 역할을 바꾸어 가며 훌륭히 연기했다. 그럼에도 나는 뭔가 설득이 되지 않는 아쉬움을 느낀거지. 이 인물과 스토리에 익숙한 문화라면 조금 달랐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미리 조금이라도 원작을 읽어 두거나, 원작이 갖는 의미를 좀 알아봤으면 이거보단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치만 내가 이 작품을 보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이 배우, 키트 해링턴은 충분히 멋있었고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맨날 굳은 표정, 찌푸린 얼굴만 봤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다양한 표정과 몸짓과 목소리를 들려준다.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장장 세 시간이 넘는 작품이다. 보러 가실 분들은 음료 조심하시고, 미리 작품을 좀 알아보고 가시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참, 넷플릭스의 [더 킹: 헨리 5세]를 보려고 시도했다가 시작부터 영 다른 느낌이라 잠시 미뤄뒀다. 현대극 버전의 [헨리 5세]를 먼저 보는 바람에 당시를 그대로 재현한 시대극 버전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중에 차분히 봐야겠다. 그러면 NT live의 [헨리 5세] 덕분에 넷플릭스의 [더 킹: 헨리 5세]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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