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읽은 책 기록을 하다 너무 놀라서 잠깐 남기고 감.

4월에 벌써 8권을 읽었다. 웬일이지? 싶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중간에 낀 〔기억서점〕의 나비효과다. 제대로 된, 조금이라도 더 나를 납득시키는 추리소설을 봐야만 하겠다는 일념으로 도진기 작가의 책을 마구 읽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이번달에 책을 벌써 8권이나 봤다. 덕분이라고, 고맙다고 해야 하나....?
세 개의 잔 / 도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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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잇 근데 도진기 작가도 참 퐁당퐁당이다. 직전에 읽었던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참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세 개의 잔〕은 또 별로야. 도진기 작가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친근해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그들이 사건의 중심이 되거나 주인공의 입장에 서면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세 개의 잔〕은 진구가 주인공이고, 직접 사건에 휘말린다. 재미있게 보았던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세계관 속 인물 외의 인물들이 주인공인 사건을 고진 변호사가 해결하는 이야기였고, 최고로 재미있게 보았던 〔유다의 별〕도 고진과는 별개의 사건이었다. 잠깐 찾아보니 팬들 사이에서도 파?가 좀 나뉘나보다. 변호사 고진파와 탐정 진구파. 나는 변호사 고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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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틈새에 들어간 조그만 무언가에 집착하는 노인의 모습으로 여는 도입부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진구가 엮인 살인사건과는 별개인 것으로 보였지만 알고보니 철저한 계획 하에 진구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었다. 진구에게 그 '조그만 무언가'를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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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도 있고, 비트코인도 나오고, 치정도 나오고, 살인도 있고, 이런 저런 다양한 이야기와 세계들이 섞여 있는데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가 깊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다소 흔히 볼 수 있는 스릴러 범죄 영화 같은 거 보는 기분이랄까. 저마다의 인물들이 다 폼을 잡고 정해진 대사같은 말들을 내뱉는다. 진구도 그렇다. 의도된 캐릭터성이긴 한데, 은근 허세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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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 작가의 작품을 중구난방으로 읽어서 그런가. 여기서 나오는 유연부라는 여자와 김진구가 뭔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뭔 관계인지 모르겠다. 둘이 잘 아는 사이인데 어떤 계기로 인해 유연부가 진구를 증오하고 복수하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독이 든 잔을 먹을 위기에서 진구를 구해줬고...? 그래서 해미는 또 질투가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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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쓴 건가 싶었는데, 출간연도가 2020년이다. 겨우 5년 전인데 되게 옛날 작품같다. 인물들이 좀 납작하고 뻔해서 그런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도진기 작가가 제발 술집 여자 좀 버렸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어째 이렇게 주변 인물로 나오는 여자들은 죄다 술집 여자들이고 호스티스고 마담인지. 작품의 메인 인물로 나오는 연부나 미령 같은 여성 캐릭터가 아니고는 대부분이 그렇다. 범죄에 연루되는 인물들이 다 그렇고 그렇지 할 수도 있긴 하겠다. 조폭 같은 캐릭터도 뻔하게 그리는 게 마찬가지이긴 한데, 이 부분에서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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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검색을 좀 해보다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봤다. 추리 소설을 읽다 보면 돌고 돌아 도진기라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아마 지금은 이래도 문득 재미난 장르소설이, 한국 추리소설이, 기본은 해 주는 이야기가 보고싶어지면 또다시 도진기를 찾게 될 것 같다.
20240917 | 유다의 별 / 도진기
한 번 이런 류(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범죄소설?)의 책을 읽기 시작하니까 계속 이런 것만 찾게 된다. 단숨에 빠져들어서 오로지 재미와 흥미만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 유다의 별 2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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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 라트라비아타의 초상 / 도진기
을 너무 재미있게 잘 봐서, 도진기 작가의 작품을 한 번 쭉 훑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를 잇는 주인공(고진)이 있으니 이 주인공의 첫 등장부터 보면 좋겠다 싶었지만 그걸 알아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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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 가족의 탄생 / 도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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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9 | 정신자살 / 도진기
처음 을 보고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도진기 작가의 다른 작품을 몇 개 더 찾아봤지만, 그만한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볼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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