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60425 | 마르타의 일 / 박서련

카랑_ 2026. 4. 26. 07:36
반응형

 

 

이것은 〔체공녀 강주룡〕에서 이어지는 박서련 작가 도장깨기

 

마르타의 일 / 박서련

 

밖에서 책읽기 딱 좋은 날씨

 

 

제목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표지 뒤의 소개글을 봐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고 흥미가 생길락 말락했다. 그래도 박서련 작가의 책을 하나 쯤은 더 보고 싶었고, 보고 취향을 따지고 싶었다. 

 

 

스포입니다. 내 기억력을 위해 남겨두는 스포.

 

연년생 자매 수아와 경아. 어느 날 갑자기 경아의 부고(정확히는 병원에서 온 연락)를 들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던 언니 수아. 경아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임을 알려주는 익명과 함께 경아의 죽음을 파헤친다. SNS에서 꽤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였던 동생이 신인 배우와 사귀었었고, 임신과 그로 인한 타살 연관성을 밝혀낸 수아가 익명과 힘을 합쳐 배우를 죽이는 이야기이다. 

 

 

긴박하거나 엄청나게 타이트한 전개는 아니다. 오히려 조금 재미없다 싶을 정도로 느슨한 느낌이다. 본격 스릴러나 수사물, 추리물이 아닌 탓이다. 임용고시 1차 합격 후 2차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과 동생의 살인자를 처단하는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수아의 성격 탓인지, 아니면 작가가 의도한 일상적이고 평이한 감성 때문인지 이야기가 크게 극단으로 치닫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실제로 살인이 벌어졌는데도. 그래서 좀 아리까리하다. 동생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이런 저런 사회적 현상들도 언급하고 작가의 생각들도 담겨 있는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위기나 심각성이 없다.

 

얼핏, 의도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여성의 죽음, 여성'들'의 죽음이 이 사회에서 갖는 의미가 이 정도로 일상적이고 위기감 없이 묻히기 일쑤인 것을 이렇게 보여주는 것일까. 

 

근데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좋게 좋게 봐줘야 할 필요가 있나. 일단 별로 재미가 없는데. 

 

 

재미를 주고자 하는 글이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으나, 그래도 읽는 내가 재미를 느껴야 작가의 의도든, 숨겨진 의미를 받아들이려고 할텐데 나는 좀 와닿지 않는 거리감과 겉핥기 정도로만 느껴져서 몰입이 안 됐다. 보는 내 입장에서는 인물과 관련된 모든 설정과 상황이 특이성을 가져서 그런것 같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아의 상황이 상당히 자세하고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지만 나는 잘 모르는 일이고, 인플루언서인 동생이나 강남 어디에서 약물 파티를 벌이는 연예계 종사자들 얘기 같은 것들. 화려하거나 자극적으로 그려진 건 아닌데 그냥 별로 관심이 없고 재미가 없는 얘기들이라서 그랬다. 나한테는. 

 

 

어쩌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요소들이 다수 들어가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욕설이 직접적으로 튀어나오는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을 내뱉는 게 남자든, 여자든. 수아는 욕을 꽤 잘 한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그러는 건 아닌데, 아무튼 문장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비속어가 튀어나온다. 그래서 한발짝 뒷걸음질을 쳤고, 또, 수아를 좋아하는 카페 매니저 언니가 나오는데, 이것은 작품과는 별개로 내가 아주 심하게 데인 소재라 뒷걸음질을 한 열 발짝 정도 쳤다.

 

언제더라. 젊은 작가들 작품 모음집을 봤는데 하나같이 동성애 아니면 불륜이라 이게 맞아?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아니면 인물에게 특성을 부여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글 모음집이라 좀 당황했었다. 이후로는 젊은 작가들이 다루는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잘 안 본다. 일부러 안 본다는 말이 더 맞겠다.

 

 

 

작품평을 찾아볼까 싶다가도 내가 이렇게 느낀거면 그런거지 뭐 하고 끝내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일단 빌려 온 박서련 작가의 책이 하나 더 있으니까 그것까지는 보고 판단을 해봐야지. 내 취향에 맞는지, 아닌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