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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유다의 별>을 보고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도진기 작가의 다른 작품을 몇 개 더 찾아봤지만, 그만한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볼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정신자살>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이건 좀 재미있을까? 이건 좀 만족스럽지 않을까? 기대와 의심을 동시에 품고 결국은 읽기 시작했다.
정신자살 / 도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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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아....? 이렇게 된다고...? (1분 전 마지막 장을 덮은 자의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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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강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럴만 하다. 나는, 음, 으음, 음, 호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불호까지는 아니고 그냥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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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를 남기고 떠난 아내, 그 후로 무기력한 삶을 살다 자살을 꿈꾸게 된 남자 길영인은 온라인에서 우연히 <정신자살연구소>라는 곳을 알게 된다. 이후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사건들로 인해 길영인은 형사인 이유현, 변호사 고진의 추적을 받게 되고, 여기에 <정신자살연구소>의 소장인 이탁오 박사와의 기묘한 인연까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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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탁오를 굉장히 흥미로운 유형의 인간으로 그려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고, 그냥 미친 싸이코로밖에는 안 보인다. 이탁오가 제일 흥미로웠던 건 앞서 읽었던 <가족의 탄생>에서 앞뒤로 짤막하게 덧붙었던 진구와의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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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마지막에 그렇게 사건을 풀어낼만한 복선이 있었나...? 결국 모든 의문을 풀어낸 고진이 수 페이지에 걸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독자가 하나라도 눈치챌만한 구석이 있었나 싶다. 물론 나는 원래 추리소설 읽을 때 별 생각 않고 작가의 설명만을 따라가는 타입이라 미리 생각하고 따져보고 추리하고 궁리하지 않기 때문에 떠먹여주지 않는 이상은 전혀 몰랐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추리소설 애호가들은, 약간이라도 짐작하고 있었을까? 이 사건이 이렇게 풀릴 것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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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결말이 별로 개운하지 못했다. 일단 범인이 밝혀지는 1차 추리는,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별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길영인과 한다미가, 으음. 음.
그 다음 벌어지는 이탁오의 경악할만한 행위는, 헛웃음이 좀 났다. 이게... 가능하다고....? 이탁오는 미친놈이라 치고, 그게 의학적으로 가능은 한 건가...? 참신하고 충격적인 결말이긴 했지만, 아무튼 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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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 작가의 작품은 이제 그만. 호기심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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