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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영화

20241217 | 1승 in 중계CGV

카랑_ 2024. 12. 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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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려고 하긴 했는데 예매해 둔 영화가 자꾸 애매하게 안 땡겨서 어쩔까... 갈까... 말까... 하던 와중에 <1승> 할인 쿠폰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바로 예매 변경. 무겁고 심각한 영화보다는 가볍게 즐길수 있는 영화가 땡겼나보다. 영화를 바꾸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고 오히려 없던 기대와 설렘까지 생겼던 걸 보니.

 

1승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게 잘 봤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영화였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걸 굳이 따져가며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화가 주는 유머는 유머로, 재미는 재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냥 쉽게 보면 좋은 영화. 

 

 

이런 류의 스포츠물이 갖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 <리바운드>를 재미있게 보면서도 아쉬웠던 것이, <1승>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차근히 서사와 관계성을 쌓을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없다는 것. 두시간 남짓의 영화에 경기만도 최소 서너번 이상이 들어가야 하고, 그 안에서 팀의 발전은 물론 선수들 간의 오해와 갈등이 해결되어야 하고, 인물의 각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경기 외적인 인물과 요소들까지 다 다루어야 하는 탓이다. 어쩔 수 없이 말 한 마디로 인물의 태도와 심경이 휙휙 변하고, 갑자기 울고불고, 갑자기 해결, 갑자기 감동,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래도 재미있어요. 재미있습니다. 볼 만 해요.

 

 

송강호와 박정민의 티키타카가 괜찮고 경기장면을 꽤 박진감 넘치게 잘 보여줘서 좋았다. 특히 경기장면을 롱테이크로 길게 보여줄 때가 있는데, 카메라가 코트를 종횡무진 누리고 네트를 넘나들며 공을 따라다니며 경기를 보여주는 게 정말 좋았다. 고정된 카메라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카메라 덕분에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어가며 보았다. 합을 정말 잘 맞춰서 공들여 찍은 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공은 CG였던 듯.

 

 

현실성 개연성 이런거 따지면 말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구단주 설정부터, 언론의 모습들까지.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요. 그러니까 그런거 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겨야 되는 영화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캐치하고 팀을 개편하는 데 기여하는 인물이 방수지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방수지에게서 감독의 싹을 느껴지게 하는, 방수지의 미래를 암시하는 느낌도 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마음. 주장이라며 감독을 찾아와 20세기 말투 쓰지 말아달라, 요즘 애들은 다르다, 자기는 20세기 사람이니까 괜찮다, 하지만 애들한테는 그러지 말아달라, 부탁하는 방수지의 모습 참 좋았는데. 

 

 

 

새로운 얼굴들을 보는 맛이 있다. 

 

시은미 (이민희/이진희 역)

근데 찐 배구선수 출신이었다; 배우가 아니었다니. 1인 2역을 해냈는데? 민희가 엉엉 울때 나도 같이 울었는데? 

 

이민희/이진희 - 시은미

 

 

신윤주 (강지숙 역)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던 소심쟁이가 세심한 세터가 된다. 낯이 익다 싶었는데, 필모를 보니 <동주>가 있다. 거기서 봤구나. 

 

강지숙 - 신윤주

 

 

그 외에 각각 개성넘치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 개성이 단순하게 언급 수준으로만 그쳐서 좀 아쉬웠다. 그치만 비주얼은 정말 강렬하고 멋있어서 보는 맛이 있었지. 

 

 

솔직히, 소올직히, 재벌 구단주 역할이 왜 하필 박정민일까 생각했는데 (박정민 좋아함 박정민 짱팬임 박정민 필모깨기함) 보고 나니 왜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송강호랑 둘이 놔뒀을 때 툭툭 내던지며 연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절대 지지 않는다. 둘이 유치하게 치고받고 하는 장면들이 아주 팔딱팔딱 생기가 넘친다. 너무 재밌다. 둘이 그냥 영원히 치고받고 투닥거리면서 핑크스톰 먹여살렸으면 좋겠다. 

 

 

 

송강호가 처음에 너무, 요즘 말로 개저(...)라 좀 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꽤 빨리 각성한다. 다만 감독 캐릭터의 설정에 무리가 있어서 공감이 크게 가진 않았다. 감독의 과거사도, 가정사도 설정이 너무 과하다. 

 

 

카메오도 너무 잘 썼다. 상대팀 감독으로 신진식, 김세진이 나오는데 잠깐이지만 되게 놀랍고 반가웠다. 그리고 송강호를 받아낼 수 있는 또 한 명의 배우, 조정석이 나온다. 둘이 왜 이렇게 잘 어울리지? 하고 생각해 보니 영화 <관상>에서 이미 엄청난 케미를 보여줬던 분들이라 ㅋㅋㅋㅋ 전분 프로그램 알려주는 장면 진짜 ㅋㅋㅋㅋㅋ 둘이 주고받는데 빈틈이 하나도 없다 정말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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