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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에 묘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판매 순위를 매겨 놓은 진열대에서 얼핏 본 적이 있었고, 언제부턴가 우리집에서도 보이기 시작한 이 책 역시 별로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순례주택 (유은실)
그런데 조카님에게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곧바로 「순례주택」을 건네준다. 이거 보라고? 하니 재미있다고 읽어보란다. 별로 관심 없었는데.
추천 요청 사항에 맞게, 책은 가볍게 술술 잘 읽힌다. 그리고 읽자마자 내가 조카님에게 보낸 메시지.
수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이모티콘이 딱 내 마음이다 수림아ㅠㅠㅠㅠ 수림아ㅠㅠㅠㅠㅠ
어쩜 이렇게 기특하고 의젓하고 씩씩한 아이가 다 있을까!
순례주택의 사람들 모두가 이상적으로 너무 좋은 와중에,
그 이상적이고 안락한 공간인 순례주택과
괴롭고 울화통 터지는 현실의 공간인 1군들(=수림이의 생물학적 가족)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수림이가 너무너무 대견하고 기특하고 예쁘면서도,
너무 안쓰럽고 보듬어주고싶고 응원해주고 싶어지는 이야기다.
조카님에게도 얘기했지만,
나는 희망과 감성이 다 메마르고 현실에 찌든 어른이라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는 엔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 사람 본성은 어디 안 가... 쉽게 안 변하지.. 검은머리짐승은... 어쩌구 저쩌구..
그런 생각이 들어 괜히 심란해졌다.
수림이가 정말 이대로 씩씩하게, 잘 자라날 수 있을까.
수림이 가족의 개과천선이나 변화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수림이가 고생하지 않고 힘들지 않게 잘 컸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며 몇 번이나 울컥하고 눈물도 찔끔 했는데,
수림이가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일때도 있었고
대부분은 1군들이 너무 짜증나고 얄미운데,
이게 너무 현실적이고 심지어는 요즘 너무나도 흔하게 보이는 성향의 무리들이라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였다.
1군들은 정말 상종도 하기 싫은 인간 유형이다.
어느 하나 빠짐 없이 다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아우르고 보듬는 수림이가,
그 곁에서 함께 해주는 순례씨가 너무 멋지고 감동적이다.
이걸 쓰면서도 또 울컥하네.
수림아!!!!!!!!!!!!!!! 잘 살아야 해!!!!!!!!!!!!!!! 행복해야 해!!!!!!!!!!!!!!!!!
오탈자 발견!
'여편네'라는 단어가 '여펀네'로 잘못 써져 있었다. 순간 내가 잘못알았나 싶어 사전을 다시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비룡소 출판사에서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다음 쇄에서는 「순례주택」의 181페이지에 '여펀네'라는 오탈자를 수정해주세요.
.... 이미 알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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