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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능 때만 되면 부리는 오지랖이 있다. 바로 조카들에게 수능 문제 풀어보라고 하는 것. 점수나 실력을 따져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수능이 이런 것이다~ 너무 부담 갖지 마라~ 걱정 마라~ 하는 뜻으로 풀어보라고 하는 건데 다행히 둘 다 구시렁거리면서도 잘 따라주긴 한다.
일령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작년, 2022 수능 국어를 풀었던 기록이다.
중학생이 된 일령이는 뭐 그리 바쁜지, 아직 풀어 볼 시간이 없었다. 대신 일리를 꼬셨다. 일리에게 풀어보고 싶은 과목이 있냐고 했더니 한국사를 꼽았다. 요즘 학교에서 한참 역사를 배우고 있어서 조금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첫 장은 자신만만하게 푸는가 싶더니, 2페이지를 펼치자 마자 소리친다. 나 이거 안 배웠는데! 그래도 그냥 한 번 풀어보라고, 찍어도 된다고 했더니 웬일로 순순히 끝까지 다 푼다? 근데 문제를 읽긴 한건지 ㅋㅋㅋ 순식간에 다 풀었다고 하고는 채점을 하겠다고 난리다.
결과는!
50점 만점에 11점!
제대로 푼 건 첫 페이지만이고 나머지는 아직 안 배운거라 다 찍었다고 했는데, 한 페이지에 하나씩은 맞았다 ㅋㅋㅋㅋㅋ 풀어서 맞은 1번은 문제 설명도 아주 자신있게 한다. 그리고 가장 아쉬워했던 건 4번이다. 왕건에 대한 문제인데, 하필!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게 딱 고려였다. 그것도 이번주 월요일에 시험을 본, 갓 배운 따끈따끈한 부분인데 이걸 틀렸다고 엄청 아쉬워했다. 고려를 건국한 왕이라고 떡하니 나와있는데 왕건을 생각 못했대 ㅋㅋㅋ 사회 시험 준비한다고 공부할 때 훈요10조가 나와서 훈요10조가 뭔지도 알려줬었는데! ㅋㅋㅋㅋ 무려 3점짜리 문제였는데!! ㅋㅋㅋㅋ 그것만 맞췄어도 14점이었다며 두고두고 아쉬워한다 ㅋㅋㅋㅋㅋ 아이고 웃겨 ㅋㅋㅋㅋ
국어도 풀어보라고 줬었는데 지문의 길이에서부터 질렸는지 자기는 이거는 못 하겠단다. 내가 풀다가 정말 쉬워보이는 문제가 있어서 그럼 이것만 풀어보라고 하고 찝어줬는데, 풀어보더니 또 눈이 반짝반짝한다. 답을 맞춘 것 같았나보다. 세 문제를 풀었고, 채점을 해서 두 개를 맞았다. 무려 3점짜리도 맞았다.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찍은 것 같긴 했는데 제법 요령있게 찍어서 신기했다.
일리 장단 맞춰주다가 나는 국어영역 문제 10개도 채 못 푼건 비밀... 맘 먹고 몰아서 풀어야 하는데 언제 또 마음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일령이 꼬셔서 일령이 풀 때 같이 해봐야지. 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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