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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본 지 한참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었고, 기차를 타고 갔을 때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을 가고 싶었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기차역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이 정동진이었는데, 왠지 정동진은 내키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알아봤고, 바로 다음 역이 묵호가 눈에 띄었다. 

 

혼자 가는 여행을 계획하다, 기차를 타고 싶다는 일리의 말에 일리와 함께 하는 여행으로 계획을 틀었다. 

 

9월 23일, 일리(12세)와 함께하는 묵호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출발 09:45 청량리역 

역에서 기차에서 먹을 음료와 주전부리를 샀다. 일리는 어묵집에서 핫바도 하나 먹었다. 동해-강릉행 KTX 이음 열차에 탔다. 

 

 

도착 11:50 묵호역

정동진역에서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우산을 펴들기 시작했고, 묵호에도 비가 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묵호는 비가 오지 않았다. 구름이 많은 흐린 듯 맑은 날씨.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씨였다. 

 

12:10 카페하버

점심시간이라 가다가 아무데나 꽂히는 데 있으면 가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일리가 이 곳을 찍었다. 수제버거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안에서 바다쪽을 보면 묵호항 여객터미널이 보이는 풍경이다. 

 

 

묵호까지 가서 수제버거라니.... 싶지만 사실 나나 일리나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 그래서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 없는 상황이었고, 가는 길에 괜찮아보이는 카페가 있어 들어간 것 뿐. 버거는 괜찮았는데 감튀가 별로였다. 

 

13:20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묵호 여행의 주요 목적지 중 하나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 갔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일리는 다리가 아프다며 나 혼자 가란다. 어이가 없어서 혼자 올라가 입장권을 사는 곳에서 일리에게 전화를 했다. 여기 재미있는 거 있는데. 일단 올라와 봐. 

 

 

바로 이것이 있었기 때문. 1박2일 방송에도 나왔던 스카이 사이클과 자이언트 슬라이드다. 하늘자전거랑 미끄럼틀이다. 입장권과 이용권을 끊었다. 일리는 둘 다 한다고 했고, 나는 하늘자전거는 좀 무서워서 미끄럼틀만 타기로 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입장료: 2,000원(어른) / 1,600원(어린이, 청소년)
  스카이사이클: 15,000원
  자이언트 슬라이드 : 3,000원

 

둘 다 해 본 일리 말로는, 스카이 사이클보다 자이언스 슬라이드가 더 스릴있다고 했다. 자이언트 슬라이드가 스릴이 넘치긴 했다. 뭔가... 뭔가..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과 미친듯한 속도감이 너무 실감나게 느껴지는 미끄럼틀이었다. 놀이기구같은 거 타면서 비명을 지르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건 시작하자마자 소리부터 질렀다. 처음의 몇 초가 진짜 무섭다. 그러다 적응이 되면 좀 나아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매트에 내던져지는 순간의 묘한 창피함. 안전요원분들은 이게 일상이라 아무렇지 않게 이쪽으로 나오세요~ 하는데 나만 정신을 못차리고 휘청거리고 있었다. 다리가 좀 후들거리기도 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별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진짜 재밌게 잘 탔다.

 

묵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가면 자이언트 슬라이드 꼭 타기

 

 

14:50 하평해변

묵호의 두 번째 목적지, 하평해변으로 향했다. 역시 걸어서 이동했는데, 네이버 지도에서 53분이라는데 그만큼은 안 걸렸던 것 같다. 한... 40분 정도? 좀 오래 걷긴 했다. 일리는 도째비골은 입구부터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더니, 재밌는 거 타고 놀았다고 이번엔 그저 신이 났다. 씩씩하게 잘 걸어서 하평해변에 도착.

 

 

 

이 아니라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대서 하평해변 바로 앞에 있는 할리스부터 들렸다. 해변 바로 앞에 파스쿠찌와 할리스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화장실을 그냥 쓸 순 없어 음료를 샀는데, 카페에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놀라웠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오션뷰 카페인데 사람이 없다니!  

 

할리스에서 하평해변으로 가려면 철길을 건너야 했다. 매우 안전했지만 묘하게 조심스러워 양 옆을 열심히 살폈다. 사실 크게 소용없는 행동이긴 했다. 기차가 올 것 같으면 차단기가 제일 먼저 내려갔으니까. 

 

하평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일리는 바로 바지를 걷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관광 온 사람들은 서너 팀 정도인 것 같았다. 한적하고 좋았다. 날씨도 딱이었고. 하염없이 앉아서 바다만 바라보기 딱 좋았다. 이러고 싶어서 왔지. 

 

 

16:30 한우

바다에서 놀다가 좀 일찍 저녁을 먹었다. 일리가 하평해변 바로 앞에 있던 고깃집을 보았기 때문. 부위도 잘 모르고 맛도 모르지만 살치살과 치마살을 골랐다. 일리는 살치살이 취향이라면서 치마살은 한 점 먹고 더 이상 먹지 않았다. 덕분에 한우를 실컷 먹었다. 허허. 

 

 

17:20 할리스 

밥을 먹고는 바다가 아닌 카페로 갔다. 조금 쉬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할리스 3층에는 빈백이 놓인 야외 자리가 있어서 거기에서 잠깐 뒹굴거렸다. 바다도 보고 기차 지나가는 것도 보고. 

 

 

 

18:30 묵호역

서울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묵호역으로. 조금 일찍 오는 바람에 조금 오래 기다렸다. 

 

 

 

당일치기 묵호 여행 끝. 

 

+ 서울 도착하자마자 일리랑 대판 싸우고 며칠째 서로 말도 안 하고 있는 건 비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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