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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

 

 

 

첫 장면부터 어!!!!!! 하고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반갑고, 아주 훌륭한 카메오였다. 덕분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쑥 올라갔다. 예고편에서부터 관심을 집중시키던 부부 카메오는 아주 훌륭했다. 그러나 딸이... 딸이... 너무 심각하게 연기를 못한다... 하... 카메오의 존재감을 다 날려버릴만큼 연기를 못했다. 너무.. 너무 놀라울 정도로 안 어울리고 연기를 못 했음. 

 

오프닝에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대충 끝났다. 그리고 곧바로 미스터리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하면서 중심 사건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이 사건에 놀랍게도 천박사의 과거도 얽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 상대를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액션도 꽤 등장한다. 가냘프게만 보이는 천박사였지만 의외로 맷집이 상당했다.

 

액션 신이 크게 두 번.. 세 번 정도 나오나? 가장 힘을 준 것은 후반부 최종보스인 범천(허준호)과의 대결인데, 여기서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에 한 번, 의외로 범천이 강하지 않다는 것에서 두 번 놀랐다. 나는 막 범천이 도술 법력 이런걸로 천박사를 엄청 몰아붙일 줄 알았는데 몸싸움, 칼싸움을 하더란 말이지. 

 

그리고 이 때 천박사가 칼에 찔리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장면까지 나왔는데,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냥 잘 달리고 잘 지낸다. 사실은 배에 뭘 덧대어 놨었다던지, 방검복 같은 걸 입었다던지 하는 설정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설명을 못 본 것 같다. 편집 과정에서 날려먹은거라면, 다시 살리겠지? (나는 후반작업 미완성 상태의 영화를 보았다)

 

범천과의 대결에서 탄식하게 하는 장면은 또 있었다. 지금 눈 앞에서 천박사랑 범천이 죽을똥을 싸가면서 싸우고 있는데 인질들이 너무 얌전하다. 다소곳하니 묶인 채로 쳐다만 보고 있다. 입이 막혀 있다고 소리를 못 지르는 게 아닐텐데...? 악쓰고 버둥거리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게다가 동생은 입도 안 막혀 있었는데 입 꾹 다물고 쳐다만 보고 있다. 긴박한 상황인데 둘 다 멀뚱하니(물론 약간의 걱정스러운 눈빛은 보였으나) 쳐다만 보고 있는 장면이 자꾸 잡혀서 몰입이 깨졌다. 도와주진 못하더라도 위험한 상황에서 그렇게 얌전하니 다소곳하게 묶여있기만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이건 누구 잘못이에요...?

 

사실 주변 인물들이 쓸데없는 욕설(C발)을 내뱉는 것도 좀 거북했고, 신체절단이나 목을 조르는 장면 같은 걸 굳이굳이 그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도 싫었다. 잘린 손가락이 중요한 요소이므로 보여주는 것은 이해하겠으나, 손가락이 잘리고, 고통스러워하고, 심지어 그 손을 들어 보이는 장면까지 보여줘야 하나. 요즘 한국영화에서야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위라지만 그냥 나는 그런 쓸데없는 잔인함과 불쾌함이 싫다. 

 

나는 이 영화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재미와 약간의 유치함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울리지 않게 괜히 쎈 척을 해서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나 싶다. 12세 등급이라는데.. 하... 우리나라 등급 기준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 

 

다소 유치함-이 나의 감상이다. 가볍게 재미있게 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어설픈 부분이 없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도 잘 모르겠다. 캐릭터들이 각기 너무 튄다.

 

 

이동휘는 개그캐로서의 임무를 훌륭히 해내지만, 그 캐릭터 자체가 한없이 가볍고 얕다. 오로지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같다. 천박사의 곁에 붙어 콤비로 활약해야 하는데 둘의 핑퐁이 그다지 조화롭지는 않다. 

 

이솜은 뻣뻣하고, 이종수는 뭔가 있을 것 같은데 별 거 없다. 범천과 그 무리는 어떻게 모인 것인지, 범천이 갖게 된 사연도 별로 흥미롭지 않다.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서사를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한 느낌이다. 

 

결정적으로 나는 천박사의 매력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 돈을 밝히는 느낌도 어중간, 복수를 하는 느낌도 어중간, 뭔가 다 애매하다. 그냥.. 그냥 뭔가 확 땡기는 그런 게 없었다. 

 

그냥그냥 재미로는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반응이 좋을 것 같진 않다.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네. 

 

 

/

 

그나저나 영화를 보면 볼수록 등장인물들의 다른 관계성이 자꾸 떠올라서 감독의 필모를 찾아봤다. 

 

 

 

역시 첫 장면 카메오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기생충의 조감독 출신이었구나. 그런데 나는 영화에서 또 다른 관계성을 하나 더 발견했다. 

 

다만악. 

 

뭔 공통점이냐 하면 바로 박정민과 박소이다. 박정민의 연기가 살짝 유이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서 더 그랬나보다. 둘이 직접적으로 엮이는 장면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둘이 같이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다만악을 떠올렸고 역시나 감독님이 다만악도 조감독을 하셨다고.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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