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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기아 팬이다.
그래서 시즌 중에는 거의 매일 저녁 시간에 기아의 경기를 본다.
그러다보니 조카님들도 자연히 야구를 보게 되었는데, 아직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그냥 틀어져 있으니까 보는 거. 어른들이 야구를 좋아하니까 재미있는 건가보다, 하고 본의아니게 세뇌를 당한 정도?
특히 작은 조카님은 야구에 정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웬일로 먼저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함께 야구장 나들이를 갔다.
그런데 나도 사실, 직관을 가 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래서 티켓을 찾아 들어가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사람이 워낙 많으니 조카님 놓칠까 걱정도 되고, 맛있는 것도 야무지게 잘 챙겨서 들어가야 하는데 어디서 뭘 파는지도 도통 모르겠는거 ㅠ_ㅠ
그냥 가까운 데에서 찾아볼까 하며 입구 근처를 맴돌다 리어카에서 파는 닭강정을 하나 사고(이거 맛 없음, 차가움, 양 겁나 적음), 함께 주시는 응원봉에 따로 응원봉을 하나 더 구매해서 조카님의 것과 내 것 두 쌍을 맞췄다. 그리고 입장 해서는 매점에서 음료수와 조카님이 먹고 싶다는 팝콘을 샀다. 야무지게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조촐했다 흑흑
다행히 조카님은 만족하는 것 같았다. TV에 잡히길 바라는 것 같았지만 그런 일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잘 달래주었다. 그래도 나름 잘 놀았다. 우리는 응원법 잘 몰라서 저쪽 응원석에서 하는 걸 열심히 보면서 따라했다.
경기 중간, 홈런볼이 먹고싶어졌다. 우리 자리는 통로에서 가까웠고 매점도 가까웠다. 나는 조카님에게 물었다. 혼자 다녀올 수 있겠어?
작은 조카님은 의외로 용감하다. 선뜻 다녀오겠다며 혼자 길을 나섰다. 그리고 머지 않아 당당히 홈런볼을 들고 돌아왔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다. 잠깐 떨어지다 그치는가 싶더니, 마지막엔 제법 많이 내렸다. 우리는 우산이 없었다. 조카님에게 그냥 갈까? 물었는데 끝까지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그러자고 했다. 비는 점점 더 많이 오고, 근데 그게 또 나름 재미라 경기가 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냥 우리끼리 재미있게 응원하며 잘 보고 왔다.
경기는 결국 졌다.
비까지 맞아가며 끝까지 봤는데 졌다 ㅠ_ㅠ
안타깝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아쉬워하며 집에 가야지.
집에 오는 길엔 조카님 좋아하시는 돈까스집에 들러 돈까스와 우동을 먹었다. 여기만 가면 조카님이 아주 과식을 한다. 우동에 돈까스에 미소된장국에 밥까지 말아서 먹는다. 그러고 배가 너무 부르다고 ㅋㅋㅋㅋ 앞으론 좀 말려야겠다.
내년부턴 좀 자주 직관을 가볼까보다. 온 가족 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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