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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수능 국어를 풀어보았다.
왜 나는 이런 고난을 자초하나... 이걸 풀어서 내가 얻는 게 뭐라고...
하지만 조카님에게 풀어보라고 권한 이상, 그리고 함께 풀어보자고 말을 꺼낸 이상! 안 하면 내가 너무 양심에 찔리니까. 조카에게 당당하게 "나도 풀었다!"라고 하기 위해선 푸는 수 밖에 없다.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문이 한 번에 읽히지 않으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기도 했다.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고 편한 마음으로 풀어보자 했지만 결과는 조금 처참했다.
채점을 하고 보니 내가 취약한 분야가 확실히 보인다. 모두 비문학이었다. 비문학은 지문만 잘 읽고 이해하면 된다고?? 이해부터가 안되는데 어떡해? ㅠ_ㅠ
정말 비문학이 와르르 무너졌다. 나이를 먹을수록 글을 대충 읽고 파악하는 요령만 는 탓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구나~ 하고 넘어가서 문제를 보면 뭐가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지문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한두 번 꼬아 놓은 문제의 보기들은 더더욱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손해 배상과 관련된 지문은 낯설고 어려운 용어가 장벽이었다. 기초대사량과 관련된 지문은 과학인 줄 알았는데 슬쩍 수학적 개념도 끼어들어 있어 뭔 소리인가 싶었다.
그에 반해 문학과 고전문학은 정말 너무 가뿐했다. 그럼 다 맞든가 그래도 문학은 정말이지, 비문학 사이로 비쳐든 한줄기 햇살이요, 좌절감에 말라 비틀어져가던 나에게 뿌린 한 방울의 단비와도 같았다. 문학은 일단 재미가 있고, 아는 말(?)로만 되어 있다는 게 너무 큰 장점이다. 채점을 하면서도 문학이 아니었음 진짜 망했겠구나 싶었다.
점수는 그냥 저냥이다. 등급표를 찾아보니 3등급에서 4등급 정도 나올 것 같다. 화작이 다 맞아서 천만 다행이다. 언매도 한 번 풀어볼까 했는데 화작까지 풀고 나니 진이 빠져서 도저히 못 하겠더라. 아무리 부담없이 재미로 풀어보는 거라고 해도 수능은 수능이다. 아이고.
그래도 조카님한테 당당하게 나도 국어 풀어봤다! 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려고 풀어본거니까,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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