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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5-16 |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1박 2일 알면 쓸모 있는 과학수사 가족캠프> (feat. 김제 벽골제 여행) (2)
카랑_ 2022. 10. 20. 14:23
엄청나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는 대신 센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음 프로그램 준비물을 챙겼다. 바로 곤충. 나는 무섭고 징그러워서 싫다고 했는데 조카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다니는 곤충들을 쫓다 다녔다. 그렇게 조카님은 곤충을 두 마리나 잡았다.
첫날. 5) 지문 재취 및 현미경 관찰
두 번째 실험 프로그램은 지문 채취 및 미세 증거 관찰이었다. 지문의 모양에 따라 명칭이 다르구.. 어쩌구...
첫날. 5.1) 지문 채취 및 확인
팀별로 받은 "지문전사대지"에 세 가지 방식으로 지문을 재취하고 확인해 보는 실험이었다.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찍는 가장 간단한 방법부터, 손가락의 유분을 이용하여 종이에 지문을 찍은 다음 특수 용액을 뿌려 확인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철가루를 이용하여 지문의 본을 뜨는 방법이었다.
사진을 열심히 안 찍어서 철가루를 톡톡 두드려 뿌리는 것 밖에 없네... 간단하고 재미있는 놀이같은 실험이었다. 눈으로 보았을 때 가장 잘 구분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인주에 찍어 보는 것이어서, 남는 종이에다가 지문 찍고 논 건 비밀...
첫날. 5.2) 미세 증거 현미경 관찰
─ 이라고 쓰고 그냥 현미경으로 이것저것 확대해 보며 노는 실험이라고 읽기.
실험에 앞서 여러 확대 사진들을 보여주고 맞추는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는 연습용이었던 야구공만 맞추고 나머지는 못 맞추거나 기회를 놓쳤다. 맞춘 팀에게는 휴대폰용 현미경을 상품으로 주어서, 혹시라도 초4가 그걸 못 받아 서운해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나중에는 모두 하나씩 나누어 주셨다.
이 관찰을 위해 저녁을 먹고 초4는 그렇게도 열심히 곤충을 잡았더랬는데, 그런데!
선생님들이 미리 준비해 놓은 다양한 곤충 샘플이 이미 많이 있었다. 덕분에 우리가 채집하지 못했던 벌과 나방을 먼저 관찰하고, 그 다음에 초4가 직접 잡은 이름모를 곤충들을 관찰했다.
조카님이 현미경 렌즈를 통해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을 안 보내준다 ㅠ_ㅠ 내 적혈구 사진도 자기가 찍어놓고 안 보내준다 ㅠ_ㅠ 왜 그러는 건데 ㅠ_ㅠ
첫날 6) 취침
모든 일정이 끝난 시간이 무려 8시 반.
드디어(?) 숙소에 가서 쉬었다. 하루종일 알찬 스케줄을 열심히 따라다니느라 숙소에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럴 줄 모르고 심심할 수도 있으니 이것저것 할 것을 챙겨가자 했는데, 그 바람에 괜히 가방만 무거웠다. 나는 읽지도 않을 책을 챙겼고, 조카님도 영어 단어책과 다꾸할 거리들을 바리바리 챙겨 갔었는데... 그래도 조카님은 가지고 간 건 다 야무지게 했다. 기차 안에서 단어를 외웠고, 잠들기 전 다꾸도 했다. 환경이 바뀌면 뭐든 열정적으로 하게 되나보다.
둘째날. 1) 기상 및 아침 식사
7시 반부터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워낙에 밥을 중요시 하는 가풍이 있기도 하고, 나도 여행지에서의 조식 역시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는지라 꼭 시간 맞춰 일어나 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카님에게는 피곤하면 좀 늦게 일어나도 된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니 시간 맞춰 잘 일어났다. 일정을 전체 방송으로 딩동댕동~하고 알려주기도 하셨는데, 덕분에 늦지 않게 아침을 챙길 수 있었다.
대망의 아침 식사. 두둥.
아침 식사 역시 기가 막히다. 고기반찬 고깃국 감자튀김♪ 그리고 맛있는 김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식단이다. 나는 또 욕심을 내서 고기반찬을 수북히 담아왔고, 거의 유일하다싶은 채소 반찬인 숙주나물도 잔뜩 담아왔다. 으른의 입장에서는 고기반찬 대신 채소반찬 더 달라고 하고 싶은데, 캠프의 주인공들이 어린이들이니 아이들의 선호도에 맞추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말은 이렇게 하지만 누구보다 맛있게 잘 먹었다.
둘째날. 2) 자유시간
여행지에서이 아침은 언제나 좋다. 이슬이 내린 차가운 공기도 좋은데 한적하고 조용한 풍경도 너무 좋았다. 아침 먹을 걸 소화시킬 겸 센터 운동장 한켠에 독특한 기구들로 이루어진 놀이터에서 조카님은 한참을 놀았고, 나는 운동장을 몇 바퀴 돌았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일정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 짐을 쌌다.
둘째날. 3) DNA 검사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다. 담당하신 선생님께서도 쉽지 않을거라고 하셨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내용 자체가 어렵기보다는 실험 방법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웬만하면 조카님에게 모든 걸 맡기고 다 해보라고 했는데, 이전 실험과 달리 DNA 실험에서는 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내가 나서서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들었다.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과정이 있기도 했고.
스포이드보다 좀 더 정밀한 양의 액체를 뽑거나 주입하는 기구인 피펫을 사용해야 했는데, 우리가 서툰건지 피펫이 문제였는지 샘플에서 원하는 용량을 추출하는 것부터 조금 버벅거렸다. 그렇게 추출한 샘플을 미리 만들어둔 아가로스겔에 주입해야 하는데 이 때도 손이 덜덜 떨리고.. 피펫이 겔을 찢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겔이 찢기진 않았으나 샘플을 충분히 주입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실험은 재미있었는데 완전히 처음 접해보는 도구와 용어들이라 생각이 잘 안 나서 좀 찾아봤다.
▶ 전기영동법
우리도 전기영동기 썼다! (자랑)
원래는 저기에 노란색도 있어야 하고, 샘플 중 표본과 동일한 패턴을 보이는 샘플을 찾아 범인의 DNA를 맞추는 것까지 했어야 했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저만큼으로도 충분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형광물질을 이용해 DNA를 판별하는 방법도 보여주셨다.
아랫줄 가운데가 우리팀꺼였다. 이 정도면 잘 보이는 거 아닙니까? 네?
둘째날. 4) 점심 식사 및 마무리
캠프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제 이 맛있는 밥도 끝이다 ㅠ_ㅠ
버섯콩나물밥에 닭볶음탕, 떡갈비, 참나물샐러드, 된장국, 김치, 그리고 후식 파인애플과 음료수. 역시 고기 위주의 식단에 눈에 보인 채소를 왕창 담아오는 것으로 모자라 파인애플도 듬뿍 퍼왔는데, 내 식판을 보더니 조카님이 그런다.
이모, 그거(파인애플) 3개만 가져가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 배식대에 1인당 허용 개수가 써져 있는 걸 분명 봤는데, 파인애플을 보는 순간 싹 잊고 양껏 담아오고 만 것이다.. 너무 창피했다. 근데 도로 갖다 놓을 수도 없고... 죄송합니다 진짜 일부러 그런게 아니고 저도 모르게 그랬어요 제 손이 그랬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캠프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따로 모여 인사하는 시간도 없이 각자 해산. DNA 실험을 마치고 끝인사를 하시며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내에 있는 전망대를 소개해 주셔서 떠나기 전 전망대에 올랐다. 안그래도 가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가야 하는지, 가봐도 되는건지 궁금했던 곳이었다. 온통 야트막한 평지인 곳에 센터의 전망대만 우뚝 솟아 있어서 꼭 가보고 싶었다.
사진을 좀 많이 못 찍습니다 ^_^;
천망대에서 보면 멀리까지 펼쳐진 들판이 보인다. 가을을 맞아 많이 노랑노랑해졌다. 그리고 바로 맞은편에 보이는 벽골제. 우리가 이제 가야 할 곳이었다.
뒤죽박죽 캠프 감상
+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는 여성가족부 산하의 기관이라고 한다. 소개를 듣고 깜짝 놀랐다. 기관 명칭에 들어있는 '농생명' 때문에 농림부 산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가부 소속이라고 그래서. 그러고 보니 캠프 주제도 농생명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긴 했다. 과학수사 캠프라니.
그런데 캠프를 다녀오고 보니 확실히 알겠다.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는 '농생명'이 아니라 '청소년'에 방점이 찍혀 있는 곳이다. 여가부 소속인 거 납득 완료.
+ 젊은 기운이 느껴지는 캠프였다. 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하신 네 분의 젊은 선생님들의 열정과 프로그램의 구성과 실험에 많은 신경을 쓰신 것이 느껴졌다. 보기도 좋았고 감사했다.
+ 캠프 만족도 조사에서도 짧게 얘기 했는데, 가능하다면 참여 연령에 따른 세분화나 실험 난이도가 조절되면 좋겠다. 초4인 조카님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수준의 실험과 조금 버거웠던 실험으로 나뉘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히 실험 뿐만 아니라 실험에 앞서 실험 주제에 대한 설명을 해주실 때에도, 이게 초딩 수준이 맞나 싶은 부분들이 조금 있었다. 요즘 초딩들 똑똑한데 내가 모르는건가...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고 조금 어려운 내용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유익하게 즐길 수 있을만 하긴 했다. 그래서 나는 집에 두고 온 초6 조카님이 많이 생각났다. 집에 있는 초6 조카님이야말로 이 캠프가 딱이었는데.. 요즘 명탐정 코난에 빠져 있어서 혈흔이며 지문, DNA 이런거에 엄청 관심 많을텐데... 초6 조카님이랑 다시 한 번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 근데 초6 조카님은 내년에 중딩이잖아...? 그래서 다시 한 번 결심했다. 초6 조카님은 혼자 가는 캠프에 보낼거다. 싫다고 해도 보낼거다. 내 맘이다.
둘째날. 5) 벽골제 (2)
전망대에서 내려온 후 나는 조카님을 꼬셨다.
바로 옆에 아리랑 문학관이 있는데 같이 가면 안돼?
작은 곳이라 한 바퀴 휙 둘러 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거야.
거기 갔다가 같이 벽골제 가자.
그러나 조카님은 단호했다.
원래 예정에 없었잖아요.
가려면 혼자 가세요.
몇 번 더 설득했지만 넘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삐졌다. 나 혼자 갈테니 너 먼저 벽골제 가서 놀고 있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얘도 삐졌다. 혼자 간단다. 그래서 벽골제 입장료 천 원을 주고 보냈다. 나는 혼자 아리랑 문학관으로 향했다. 그래도 걱정이 되어 돌아보니 조카님이 매표소 앞에서 이쪽을 쳐다보는 게 보였다. 아이가 혼자 왔다고 혹시 입장이 안된다고 하시나 싶어 지켜봤는데, 무사히 표를 샀는지 입장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나는 다시 아리랑 문학관으로 향했다.
둘째날. 5-1) 조정래 아리랑문학관
조카님과 싸우고(?) 혼자 아리랑 문학관으로 향했으나.
12시부터 1시까지가 점심시간이었다. 내가 방문한 시각은 딱 12시. ^_T
문 앞까지 가서 점심시간 확인만 하고 되돌아왔다.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 다시 갈 수 있으려나.
둘째날. 5-2) 다시, 벽골제
터덜터덜. 조카님이 있는 벽골제로 갔다. 조카님에게는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그냥 갔다. 입장권을 사고 안에 들어가서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조카님은 그네를 타고 있었다. 나를 보고는 씨익 웃으며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그런다. 점심시간이래.... 못 봤어......
그 뒤로는 계속 먹고 돌아다니고의 연속이었다. 그네 타는 곳 맞은편에서 혀가 파래지는 슬러시를 사 먹고, 그 뒤쪽 체험장에서 활쏘기를 잠깐 했다. 우리보다 먼저 그곳에서 활을 턱턱 쏘아 맞추는 멋진 어린이가 있었는데, 우리에게도 한 수 가르쳐줬다.
그리고 농경사 주제관, 체험관에 갔다. 어제 못 한 거 실컷 했다. 여기 시설 진짜 좋다. 모형도 어설프지 않고, 모든 것에 체험할 요소들을 다 만들어 놓았다. 그냥 즐기고 노느라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정말 좋았다.
특히, 첫 날 보고 완전 반했던 모내기 모형. 각각의 모에 동그란 램프가 달려 있는데, 이걸 정해진 위치에 놓으면 반짝 불이 켜진다. 동영상을 찍어준다는 핑계로 역할극도 좀 했다.
그렇게 일해서 어디 새참이나 얻어 먹겠느냐 이놈아~
이런건 또 잘 받아주는 조카님이다.
농경사 주제관에 있는 카페에서 각각 커피와 레몬에이드를 사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벽골제는 여기가 하이라이트다. 와. 진짜 너무 좋았다. 사진에 담긴 것보다 훨씬 넓고 평화롭다. 운 좋게 흔들의자에 자리를 잡았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즐기며 음료수도 마시고 햇살도 즐기는데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조카님이 무려 행복하다고 했다.
그래. 이런 게 행복이지.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이 많아서 풍경이 더욱 포근포근 몽글몽글했다. 한 쪽에선 커다란 비누방울을 불어 날리고, 저 멀리에선 연이 높게 떴다. 하염없이 저기만 쳐다보고 앉아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좋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다.
하지만 조카님은 다시 길을 나섰다. 연을 날리고 싶다고 했다. '벽골제'라고 쓰여진 연이 보이는 걸 보니 어디선가 연을 파는 것 같은데, 우리는 발견하지 못했었다. 나는 한없이 늘어지고 싶었고, 조카는 연에 대한 열망이 넘쳤다. 연 파는 곳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하고 보냈다. 십 분 쯤 지났을까. 빈 손으로 걸어오는 조카님이 보였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나 그네 탈래요.
저 멀리에 긴 줄 그네가 또 하나 있었다. 다녀오라고 하고 조카를 보내고 나는 혼자 앉아서 여유를 즐겼다. 근데 명장자리에 놓인 흔들의자에 혼자 앉아있으려니 왠지 민망해졌다. 다른 사람들이 자꾸 자리를 탐내는 것 같기도 하고. 이쯤 하고 벽골제 탐사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싶었다.
그네를 타고 있는 조카님에게로 갔다. 내가 갈 때까지도 조카님은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더니 이제야 순서가 되어 그네를 타고 있었다. 몇 번 그네를 밀어주고, 다른 기다리고 있는 아이에게 그네를 넘겨줬다. 쉽게 비켜줄 조카님이 아니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그네 옆쪽으로 이렇게 재밌어 보이는 체험 기구들이 있었다!
옛날에 물을 끌어 올리거나 물을 대는 방식을 재현해 놓은 체험 기구들이었는데, 이거 의외로 아주 재밌고 힘들었다. 무자위는 발로 돌리는 거라 그래도 괜찮았는데, 리듬을 잘못 타면 속도를 못 이겨 떨어질 것 같은 공포를 느껴야 했고, 저 물 뜨는거(이름 모름)는 거의 성공을 못 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둘 다 낑낑대다 포기했다. 물이 굉장히 무거운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한참만에야 진짜 "벽골제" 를 둘러보았다. 이게 현재 남아있는 모습이고,
저 위에 올라 이렇게 멋진 사진도 남겼다.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한 여행자처럼 찍힌 조카님의 뒷모습이다. 여기는 흙을 쌓아 올린 둑이었다. 이렇게 분위기있는 사진을 남기고, 조카님은 여기서 굴렀다. 실수가 아니라 자기 의지로, 신나서, 데굴데굴 굴렀다. 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더니 몇 번이나 올라갔다 굴러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사실 제일 하고 싶어 했던 것 여기서 썰매를 타는 것이었다. 어느 가족이 눈썰매 탈 때 쓰는 썰매를 가져와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썰매를 타는 걸 봤거든. 조카는 썰매 대신 구르기를 택했다. 그리고 딱 한 번 맨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긴 탔다. 나는 상관 없다~ 근데 엉덩이에 풀물 들면 엄마한테 혼날걸~? 너 그리고 그 옷 입고 기차 타야 하는데~ 서울 가야 하는데~ 그래도 아랑곳 않고 미끄럼을 탔다. 덕분에 조카님 엉덩이엔 풀물이 제대로 들었다.
둘째날. 6) 저녁 및 김제역
기차를 타기 전에 저녁을 먹어야 했다. 전 날 택시 기사님께서 칼국수를 추천해 주셔서, 그걸 먹을까 하고 물었다. 어제는 좋다더니 오늘은 별로 안 먹고 싶단다. 그럼 어떡하지. 우리 저녁 먹고 기차 타야 하는데. 그랬더니 또 라면이나 먹자고 한다. 그래서 결국 또 라면을 먹었다. 어제 먹었던 그 음식점에서. 음식점 사장님에게 라면 두 개를 주문하는데 괜히 민망하더라. 근데 라면을 먹으면서 생각해 보니까, 조카님은 라면을 사주고 나는 다른 메뉴를 시켰어도 되는거 아닌가 싶었다. 왜 나도 똑같이 라면을 먹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바보같을수가. 뒤늦게 다른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으나 이미 배가 불렀다. 흑흑. 해물파전 먹을걸.
이런 건 원래 도착해서 찍는 거 아닌가... 까먹고 있다가 김제역을 떠나기 전에 인증샷 하나 남겼다. 각자 자기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이다.
아주 대단히 알차고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의 <1박 2일 알면 쓸모 있는 과학수사 가족캠프> (feat. 김제 벽골제 여행)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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