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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집 - 용산역)

7시 30분 기상. 조카님이 일어나기 힘들어 할까봐 걱정했는데 기특하게도 아주 벌떡 잘 일어나 주었다. 우리가 탈 기차는 용산역 출발이었고, 일찍 준비한 덕에 여유롭게 신용산역에 도착했다. 신용산역에서 길을 건너 용산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용산역 반대쪽으로 길을 건넜던 건 비밀... 횡단보도 초록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달려!! 하고 조카님과 함께 달리기까지 했던 것도 비밀... 

 

용산역에 도착했다. 간식거리나 도시락거리를 사고 싶었는데 마땅한 게 보이지 않았다. 조카님에게도 배가 고플 수 있으니 먹을걸 미리 사가지고 타자고 얘기했는데, 전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다. 몇 번을 물었지만 괜찮다고 해서 편의점에서 물과 커피, 그리고 젤리 한 봉지를 샀다. 조카님은 긴 기차여행 내내 젤리 한 봉지를 야곰야곰 먹었다. 

 

용산역에서 김제역까지는 KTX로 2시간 30분이 걸렸다. 짧지 않은 시간이라 조카님에게 미리 기차 안에서 할만한 것을 챙기라고 해 두었었다. 그랬더니 기차에 타자마자 조카님이 가방에서 영어책과 노트, 필기도구를 줄줄이 꺼내 놓는다. 테이블을 꽉 채워 놓고 영어 단어 외우기를 시작. 그런데 기차가 생각보다 좀 많이 흔들렸다. 나도 같이 한다고 덤볐다가 난생처음 기차타고 멀미를 느꼈다.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뻗어버렸는데, 조카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꿋꿋이 단어를 외웠다. 

 

그런데, 조카님은 원래 이런 스타일이 아니다. 공부를 스스로 하고 알아서 하고 열심히 하는 그런 아이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환경이 바뀌니 뭔가 새로운 기분과 열의가 솟았나보다. 이렇게 열심히 알아서 하는 거 처음 봤다. 정말 맹세코 나는 시키지 않았다. 멀미 나니까 그만 하자고 애원을 했지.

 

김제역 도착

12시. 김제역에 도착했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신이 났다. (내가)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조카님은 여전히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다. 여행은 먹고 또 먹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ㅠㅅㅠ 왜 자꾸 안 먹는다고 하시나요 ㅠㅅㅠ 

 

역 앞에는 마땅히 눈에 띄는 곳이 없어서 바로 택시를 탔다. 가는 길에 기사님께 김제에 오면 먹을만한 것이 있는지 여쭈어 봤는데, 허허~ 글쎄요~ 하며 말을 아끼신다. 한우 얘기를 하셔서 조카님에게 고기 먹을까? 했는데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서 자기는 면이 좋대.. 기사님이 들으시고는 그럼 바지락 칼국수 괜찮은 곳이 있다며 추천을 해주셨다. 그럼 우리 내일은 바지락 칼국수를 먹고 집으로 가자고 조카님과 합의를 봤다. (이 때까지만 해도 칼국수를 먹게 될 줄 알았는데...)

 

■ 김제역->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 소요시간: 약 15분

     + 비용: 택시비 10,300원

 

 

점심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캠프 입소(14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었다. 가능하다면 조금 일찍 접수를 하고 짐을 놓고 다시 나오고 싶었는데, 아직 준비중이라는 안내를 들었다. 

 

그래서 식사도 해결하고 시간도 좀 보낼 겸,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바로 맞은편에 있는 벽골제로 향했다. 바로 코앞이다. 길만 건너면 된다. 

 

지평선 축제 위치도에서 빌려옴

 

조카님은 여전히 배가 안 고프다고 하고,  (아니 도대체 어떻게? 왜?) 지금 먹지 않으면 우리는 저녁때까지 굶어야 한다,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먹어야 한다고 설득한 끝에 겨우 음식점으로 들어가긴 했다.

문제는 메뉴였다. 조카님은 은근히 가리는 게 많다. 조카님은 지금 배도 고프지 않고, 먹고 싶은 메뉴도 없었다. 겨우 고른 메뉴는 바로.

 

    ■ 첫 날 점심 

         └ 메뉴: 라면

         └ 가격: 3,000원 

 

 

벽골제 (맛보기)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벽골제를 잠깐 구경하기로 했다. 조카님에게 입장권을 직접 사 보라고 했다. 

 

 

잘 해냈다. 그런데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걱정을 했단다. 다행히 앞에 계시던 분이 말씀하시는 걸 듣고 따라 했다며 쪼끔 자랑스러워했다.

 

■ 벽골제 입장료

     └ 어린이: 1,000원

     └ 성인: 3,000원 

 

들어가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상설체험장이 있다. 

 

지평선 축제 위치도에서 빌려옴

여기에서 투호도 하고 긴 줄 그네도 탔다. 

 

투호

 

긴 줄 그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농경사 주제관, 체험관이 나온다. 

 

지평선 축제 위치도에서 빌려옴

 

 

외관부터 엄청 멋있다. 앞쪽엔 물이 흐르고 계단을 올라 전시 및 체험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별 기대 없이 들어갔다가 완전 반해서 나온 곳이다. 조카님도 이것저것 만지고 놀기 바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본격적으로 즐기는 것은 내일로 미뤄야만 했다. 

 

 1박2일 알면 쓸모있는 과학수사 가족캠프 

첫날. 1) 입소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돌아가 간단한 확인 후 숙소를 배정받았다. 

굉장히 깔끔했다! 방도 넓고 (우리는 사용하지 않았지만)싱크대와 냉장고도 있었다. 옷걸이, 화장대, 이불장까지. 

 

조카님은 신이 났다. 왜냐면 조카님이 호텔같은 근사한 숙소를 원하는 눈치여서 우리가 가는 곳은 호텔이 아니다, 방이 그렇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너무 기대하지 말아라, 하면서 계속 기대치를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는데 숙소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던 것이다! 이불장에 쏙 들어가서는 여기서 놀고 자고 다 한다고 하는 걸 겨우 말렸다. 자기도 잠깐 있어 보더니 답답했는지 금방 나왔다 ㅋㅋ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3시부터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첫날. 2) 아이스브레이킹

일정을 보고 제일 걱정했던 게 바로 이거였다. 어색함을 풀기 위한 간단한 레크리에이션일 것 같았는데, 혹시라도 다른 가족들과 어울려야 하거나 많은 움직임을 요하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걱정.. 저는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려요... 그래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자리에 앉아 우리끼리만 소통하면 되는 게임이었다. 

 

선생님이 퀴즈를 내면 화이트보드에 답을 써서 드는 방식이었다. 노래 1초 듣고 맞추기, 눈코입 등 일부만 보고 누구인지 맞추기, 짧은 영상을 보고 퀴즈에 답하기 등등이었다. 단순한 방식이었는데 모두들 엄청 재미있게 참여했다. 노래 쪽은 좀 약했는데 인물 퀴즈는 우리팀만 맞춘 문제도 있고 해서 완전 몰입했다. 참여에 의의를 두었던 것은 어느새 잊고 점수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도 그 쯤이었다. 막판에 큰 점수가 걸렸던 문제도 맞추고 이정도면 1등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과를 보니 아쉽게 2~3등 정도 한 것 같았다. 

 

첫날. 3) 혈액형 판정 실험

그리고 곧바로 다음 프로그램 장소로 이동했다. 

 

첫날. 3-1) 혈흔 반응 실험 (루미놀 실험)

미리 준비해주신 샘플에 루미놀 용액을 뿌려 형광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거라 조카님도 아주 적극적이었다. 용액을 뿌리기만 하면 되는거라 어려울 것도 없었다. 

 

 

첫날. 3-2) 혈액형 판정 실험

그 다음 순간부터는 매우 진지한 마음으로 실험에 임했다. 왜냐하면, 

 

피를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혈액형 실험인 줄은 알았지만 진짜로 피를 뽑을 줄이야... 그걸로 자기 혈액형이 뭔지 확인도 해 보고, 부모님의 혈액형과 자녀의 혈액형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피를 내기 위해서 사혈침으로 손가락을 찔러야 했는데, 조카님은 안 한다고 해서 강요하지 않았다. 나만 하면 되는데.. 내가 해야 되는데... 그래야 실험을 할 수 있는데..... 나도 아픈거 싫은데... 내가 징징대니까 조카님은 신이 났다. 흑흑 

 

과감히 손가락을 찔렀다. 피가 조금 맺히기에 그걸 혈액형 판정판에 찍어 묻혔는데, 선생님이 와서 보시더니 너무 적다고 하셨다. 피가 많이 안 나요 ㅠㅅㅠ 했더니 이렇게 눌러줘야 돼요 ^0^ 하며 친히 손가락을 쥐어 짜 주신다. 피가 넘친다. 흑흑. 감사합니다. 흑흑흑.

 

덕분에 혈액형 판정 실험도, 이어진 적혈구 관찰도 너무 잘 했다. 

 

첫날. 3-3) 현미경 관찰

피가 충분히 나온 덕분에 프레파라트에 피가 아주 철철 넘쳤다. 현미경으로 보니 적혈구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아픈 것도 잊고 신기해하며 봤다. 

 

첫날. 4) 저녁 및 휴식

실험을 마치고 바로 식당으로 이동했다. 5시 반부터 7시까지가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자율 배식이었는데,

세상에나! 이것 좀 보세요!


 

식사가 엄청 잘 나온다!

어린이들이 메인인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일단 고기가 넘친다. 제육볶음에 소시지볶음이 추가되고, 단호박 튀김에 수제비가 국으로 나왔다. 거기에 도라지오이무침과 김치, 후식으로 오렌지와 바나나우유까지. 

보다시피 진짜 욕심내서 많이 담았다. 메뉴도 좋고 맛도 좋았다. 진짜 맛있었다. 배가 불러서 더 먹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다 맛있었다. 식사가 진짜 기대 이상으로 너무너무 잘 나왔다. 심지어 김치까지 맛있었다. 세상에. 

 

 

 

 

김제-벽골제-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with 조카님) (2)

 

 

20221015-16 |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1박 2일 알면 쓸모 있는 과학수사 가족캠프> (feat. 김제 벽골제

엄청나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는 대신 센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음 프로그램 준비물을 챙겼다. 바로 곤충. 나는 무섭고 징그러워서 싫다고 했는데 조카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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