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41126 | 슬픔도 힘이 된다 / 양귀자

카랑_ 2024. 11. 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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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을 아주 재미있게 잘 읽고 양귀자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봐야지~ 룰루~ 하고 본 건데 이거, 생각보다 묵직하다. 단편을 모아 놓은 소설집인데, 그중 몇 편은 주인공이 동일해서 연작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슬픔도 힘이 된다 / 양귀자 

 

 

 

<산꽃>에서 아버지의 이장 터를 알아보고,

이장 보상금을 수령할 겸 나선 가족 여행길의 이야기인 척 하지만 사실은 너무도 끔찍한 군부독재시절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천마총 가는 길>, 이후 새로운 직장인 출판사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되는 이야기를 담은 <기회주의자>까지가 하나의 큰 덩어리이다. 

여기에 해직 교사들의 이야기인 <슬픔도 힘이 된다>까지,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러다 맨 마지막,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처럼 읽히는 <숨은꽃>에서야 조금 숨통이 트인다. 사실 이것 역시 시종일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고수하지만 유별난 등장인물 덕분에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김종구.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낭만을 아는 , 방랑자같지만 흔들리지 않는 중심같은 게 느껴지는, 김종구의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나는 정말 이렇게까지 진지한 글을 읽으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특히 첫 단편인 <산꽃>은 정말이지 아버지의 묘 이장과 관련된 담담한 글이었기에 뒤로 갈수록 어?? 응?? 하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ㅠㅁㅠ 아무 이유도, 근거도 없이 끌려가 고문을 받는 걸 보면서는 내 몸이 막 다 비틀리는 것 같은 그런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그래도, 읽기를 잘 했다. 일부러 찾아 볼 용기는 없는 소재의 글들이라 이렇게라도 접하게 된 게 참 다행이고 잘 되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참 좋은 문장들이 많은데 그걸 남길 여유가 없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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