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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줄은 정말 몰랐는데.....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지 않는 장르와 스타일의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이 곱지 않았고, 단점만 자꾸 눈에 들어왔다. 

 

 

꽤나 큰 스케일로 위기가 펼쳐지는데, 보다보면 좀 헷갈린다. 영화 속 인물들이 처한 위기 상황이 '사일런스 프로젝트'로 인한 것인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다리가 문제인지. 긴장감을 지나치게 더하고 쌓다보니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되었더라....? 뭐가 이들을 위협하는 거지...?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참 영화를 보는 동안엔 어떡해 어떡해 하며 빠져들긴 하는데, 문득문득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는 생각도 든다. 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작위적 우연이 반복되는 까닭에 기억을 더듬어봤다. 짙은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다리 위, 인터넷 방송을 하며 난폭운전을 하는 관종. 그로 인해 수십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데, 하필 그 안에 '사일런스 프로젝트'의 차량이 있었고, 하필 거기 청와대 안보부 직원도 끼어 있었다. 

 

그러니까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좀,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이야기가 시작부터 좀 산만하다. 

 

 

캐릭터들도 중구난방이다. 다양한 인물군상을 모아두고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것 역시 산만하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붕 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보다보면 각 인물의 역할이 예상된다. 중반 이후 너무도 당연한 듯 흘러가는 노부부 클리셰를 보고 있노라면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갈등을 겪던 인물들이 말 한마디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코앞에 닥친 위기를 두고 이루어지는 것들도 이젠 너무 식상하다. 그냥 일찌감치 다 털어내고 위기탈출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는데 왜 꼭 끝에 가서야, 지금 한가하게 대화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거기서 눈물콧물 흘려가며 서로에게 고해를 하고 있는지. 

 

 

그... 사일런스 프로젝트가 별로 대단한 것 같지도 않아 보이고, 그 실체도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게 느껴진다는 데서 이 영화가 삐끗하는 것 같다. 엄청난 살상력을 지닌 개체들이라는데, 일반인이 횃불 좀 휘두르니까 못 덤비던데... 그리고 처음에 얘들이 난리가 나서 날뛸 땐 케이지가 막 들썩거릴 정도더니, 나중에 버스에 가둬놨을 땐  잠잠하하다. 걔네들이 그 안에서 그냥 있는 게 아니라 엄청.. 막 난리를 치고... 그러고 있었을텐데.... 왜 버스가 흔들리는 연출을 안 했지? 왜지? 

 

사실 그 개체들의 첫 인상도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 왜냐면 처음 탈출했을 때 걔네들을 한데 모은답시고 군인 하나가 스스로 미끼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혼자 그 개체들을 다 상대해 버린다. 보통 개 훈련사들이 하는 것 같은 장비 정도로 달려드는 애들을 상대하고, 케이지에 던져 넣고. 개들이 달려드는데 힘으로 밀리지도 않는다. 혼자서 십여마리를 그렇게 상대하는게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아서 그 개체들이 왜 그렇게 대단히 위험한 존재들인지 처음부터 의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CG가 좀 어색한 것도 한 몫 한다.

 

 

프로젝트 이름이 사일런스인 것도 와닿지 않고, 그 대상이 군견인 것도 별로 인상적이지 않다. 그리고 그 중 한 마리를 유독 강조하는데, 그 의미도 잘 모르겠다. 전혀 다른 캐릭터와 상황이긴 한데, 약간, 혹성탈출의 시저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나 싶기도 했다. 마지막에 그 아련한 눈빛은 뭐였을까. 뭘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다 보고 부산행의 다른 버전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딸 역의 배우가 부산행에서도 딸로 나왔던 그 배우였다.

 

 

 

 

정치적 상황과 인물을 넣어서 이야기를 한 번 더 꼬았는데, 그러는 바람에 더 재미없어졌다. 거대한 음모론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 바람에 이야기는 더 산만해지고 헛웃음 나오는 장면까지 연출된다. 구조대의 도움 없이 탈출한 생존자들이 아무런 보호장치나 제지없이 기자들 앞에 바로 서다니요. 거기다 그 앞에서 생존자들을 향해 박수를 치는 대권후보? 예??? 그 앞에서 주먹다짐? 예???????? 난데없이 안주머니에서 꺼내 던지는 돈봉투? 예????????????? 내가 지금 뭘 본거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배우들이 보여서 안타까웠다. 연기를 못했다는 게 아니라 캐릭터 설정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아서. 

 

 

 

 

버스 뒤쪽에서 자기들끼리만 말하면, 아무도 못 듣나? 속삭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막 말하던데? 그런 어처구니 없는 연출은 도대체? 

 

 

말끝마다 이새끼 저새끼 하는 거 듣느라 내가 제일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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