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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랄 것도 없지만, 일단 미리 세워둔 장항 여행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장항 스카이워크와 국립생태원이 메인. 뚜벅이다보니 동선은 최소화하면서 가장 알차게 핵심만 뽑아먹을 수 있는 계획이었다. 식사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이라 대충 눈에 띄는대로 때울 생각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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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출발
늦잠의 유혹을 무사히 물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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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
갈 때는 새마을호를 탔다. 새마을호는 좌석마다 콘센트도 있다.
용산에서 장항역까지 가는 기찻길이다.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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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30분 장항역 도착
원래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이용했다. 장항역 바로 앞에 택시 승강장이 있어 택시를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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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스카이워크
장항역에서 스카이워크까지 택시로 약 11,000원 정도 나온다. 장소를 검색해보면 스카이워크, 송림, 서천갯벌 뭐 여러가지 이름이 나오는데, 그냥 다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주차장쪽에서 내려서 스카이워크까지 걸어가는데 소나무숲이 정말 장관이다. 키 큰 소나무들이 굉장히 크고 멋진 숲을 이루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산책로도 너무 잘 꾸며져 있었다. 숲을 빠져나가면 바로 바다였다. 내가 간 시간은 물이 거의 빠져있을 때였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맨발로 갯벌로 들어가 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나는 일단 스카이워크를 걷고 싶어서 입구를 찾아갔다. 스카이워크 입장권은 2,000원이고, 표를 끊으면 티켓이 아닌 서천사랑상품권을 준다.
뱅글뱅글 계단을 오르면 이런 풍경이 보인다. 소나무 우듬지와 눈을 맞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높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체감 높이가 훨씬 높다. 갯벌쪽으로 난 전망대를 보면 좀 실감이 나려나.
끝도 없이 펼쳐진 소나무숲이 정말 너무 멋졌다. 갓 만든 인위적인 풍경이 아니라 자연이 만든 오랜 시간을 품은 풍경이다.
그리고 뭔가 예술사진같은 걸 찍고 싶게 만들었던 나란히 놓인 빨간슬리퍼와 파란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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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스카이워크에 오르기 전에 주의할 점
뚫린 바닥이 꽤 많다. 거의 데크 반, 뚫린 바닥 반인 것 같다. 이런 바닥을 무서워하시는 분들은 바다로 난 전망대까지 가는 게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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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편의점에서 산 에너지바로 점심 때움. 스카이워크 주변에 식당이 있긴 했는데, 가족단위로 온 관광객 천지인 곳에서 혼자 밥 먹을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다. 주 메뉴가 바지락칼국수라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보기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수고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혼밥을 못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분위기라는 걸 무시는 못 하겠더라.
그래도 에너지바 입에 물고 걷다가 산책로에서 귀여운 청설모 친구도 만나고, 송림을 좀 더 거닐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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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생물자원관
송림을 쭉 걸어 국립해양생물자원관까지 갔다. 송림과 붙어있는 곳이라 간 김에 잠깐 들러 구경이라도 할까 싶어서. 그런데 이미 매표소에 사람들이 꽤 몰려 있었고, 그 분위기가 역시 혼자 구경하러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구성이라 그냥 조용히 돌아 나왔다.
정문으로 나와 사진이나 하나 찍고 택시를 불렀다. 동네가 워낙 한산하니 차들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택시를 잡기 어려우면 어떡하나, 오래 걸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주 금방 택시가 잡혔다. 서천(장항) 안에서 택시 이용하기 아주 좋아요. 좋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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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항역
다음 목적지는 국립생태원이었지만, 택시의 목적지는 그냥 장항역으로 잡았다. 왜냐면 국립생태원 서문이 장항역이랑 거의 붙어 있어서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항역에서 왼쪽 길로 돌아 들어가면 이런 터널이 보이고, 터널만 지나면 바로 국립생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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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일단 넓다. 굉장히 넓다. 마음같아선 야외를 한바퀴 쭉 돌고 메인 전시관인 에코리움으로 가고 싶었는데, 걷다 보니 아 이건 좀; 싶어서 적당히 경로를 수정했다.
서문으로 들어가 암석생태원을 먼저 올라갔다 오고, 용화실못 쪽으로 가다가 포기하고 에코리움쪽으로 길을 틀었다. 용화실못 실제로 보면 엄청 크다. 그리고 저쪽 끝으로 가면 길이 있긴 한걸까 싶은 느낌이라 혼자 가긴 좀 무섭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중간을 맴돌자 하고 방향을 튼 것도 있다.
그런데 가다보니 눈길을 끄는 표지판이 있다.
소로우...? 소로우요...? 설마... 그 소로우....? 설마설마하며 길을 따라갔다.
근데 맞음 ㅋㅋㅋ 설마가 맞았다. 설마 저 소로우가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인걸까 했는데 정말 그 사람이 맞았다. 무슨 의미로 만들어 놓은건지는 알겠는데, 조금 웃기기도 했다. 아니 여기서 갑자기 월든이요? 소로우요?
근데 그 와중에 안내판에는 오타 막 나 있고...
소로우기념지를 내려와 또 한적한 길을 걸어 에코리움으로 향했다. 국립생태원 야외에는 대체로 인적이 드물었다. 산책하기 좋은 곳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방문객들의 구성의 99%가 미취학아동과 함께하는 가족이라 국립생태원 전체를 넓게 돌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덕분에 혼자 느긋하게 자연을 즐기며 잘 걸어다녔다. 혼자 조용히 산책하기는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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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리움
국립생태원의 메인 전시관이다. 다양한 기후와 생태환경을 재현해 놓은 곳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 관람 동선도 정말 좋았다. 관람 시작점이라는 안내를 따라 들어서서 죽 둘러보다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어서 헤매거나 복잡할 게 전혀 없었다. 테마에 따라 기온이나 환경이 바뀌는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다양한 동식물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은 동물들 쪽에 많이 쏠렸다.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식물들도 같이 즐이면 더 좋을텐데,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시 살아있는 생물이 짱이긴 하지.
에코리움이 동물원+아쿠아리움+식물원의 형태다. 이런 공간이 불편한 분들은 참고하는 게 좋을 듯.
그리고 조금 정신없다. 에코리움 밖은 조용히 혼자 산책하며 즐기기 적당한데, 에코리움 안은 '혼자 조용히'는 어려운 곳이라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은 없지만 이것저것 구경할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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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에코리움 내 푸드코트 맘스터치
분식이나 중식같은 메뉴들도 있었는데, 괜한 도전의식을 발휘하기보다는 그냥 보장된 맛을 택했다. 맘스터치가 입점해 있는 줄 알았으나 그렇게 말하기도 애매한 게, 주문할 수 있는 게 오직 싸이버거세트 하나 뿐이었다. 나머지는 솔드아웃이라는데 그것보단 싸이버거세트 단일메뉴로 운영되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맘스터치 감자튀김의 상태가....? 이게 맞나? 맘터 감튀는 케이준 양념 감튀가 기본 아닌가요? 이거 받고 너무 황당해가지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리뉴얼이 되었나 했다. 실망이야 ㅠ_ㅠ 맘터 감튀 주라구여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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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다~
저녁 먹고 또 한 바퀴 슬렁슬렁 걸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수풀이 우거진 곳이면 어김없이 이 뱀 조심 표지판을 만났다. 국립생태원은 물론이고 송림을 걷다가도 뱀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안내를 여러번 보았다. 그래도 설마, 진짜 뱀을 보겠어? 설마? 설마? 하고 있었는데-
진짜로 봤다. 뱀을. 국립생태원에서 용화실못과 습지? 사이 길을 걷고 있는데, 수풀이 흔들리는 소리(사사삭-)가 들렸다. 바람때문이라 하기엔 너무 국지적; 흔들림이었고, 설마 하고 자세히 보니 기다란 꼬리가 수풀 사이로 숨어드는 것이 보였다. 잔디에 가까운 한 뼘 정도 높이의 풀들이었고, 꼬리가 움직이는 모양대로 수풀 사이로 구불구불 길이 생겼다 사라졌다. 순간 소름이 돋아서 가던 길을 그대로 돌아서 국립생태원 서문쪽 광장으로 거의 뛰다시피 돌아왔다. 길이는 30cm 남짓, 작은 뱀 같았지만 아무튼 뱀이잖아! ㅠ_ㅠ 너무너무 무서웠다고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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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국립생태원에서 나와 기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꽤 남았었는데, 안타깝게도 장항역 근처엔 진짜 아무것도 없어서 시간을 때울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대합실로 갔다. TV가 틀어져 있었고, 마침 오늘은 총선날이라 개표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덕분에 기차 타기 전까지 아주 흥미진진 스릴 넘치게 TV를 시청했다.
※ 장항역 내 편의점 운영 시간 : 18:00까지
TV를 보다 입이 좀 심심하다 싶어서 대합실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하나 사 왔다. 막 자리에 앉아 과자 봉지를 뜯는데 방금 계산을 해주신 편의점 사장님이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하신다. 시계를 보니 정확히 6시. 장항역 대합실 편의점은 6시면 문을 닫는다!! 1분만 늦었어도 군것질거리 하나도 못 먹을 뻔 했다. 이거 아주 중요한 정봅니다, 여러분.
그리고,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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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 장항600번 버스를 타지 못한 것
장항역에서 스카이워크까지 서천 600번를 타보고 싶었다. 600번 버스의 코스가 딱 장항항쪽을 돌아 스카이워크 있는데까지 딱 가기에 장항 시내 구경도 할겸 시간만 맞으면 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맞았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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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알차게 잘 다녀온 여행이라 후기도 제대로 쓰려고 했는데 생각했던대로 써지지가 않네. 암튼 혼자 다녀오기 딱 좋은 코스였고, KTX가 아닌 새마을호, 무궁화호를 이용한 덕분에 차비도 매우 저렴했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국립생태원보다는 송림쪽에서 좀 더 여유있게 머무르다 오고 싶다. 그만큼 탁 트인 풍경과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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