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자마자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했었는데 간발의 차로 늦어서 취소를 당했고 ㅠ0ㅠ 진정하고 차례를 기다리자 했는데 운 좋게 예상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됐다. 사실 더 빨리 볼 수도 있었는데, 안동 여행이 잡혀 있어서 기차에서 읽으려고 며칠 묵혀뒀다가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읽었다. 너 무 좋 아
삼체0 : 구상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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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삼체 시리즈와 완전히 별개임. 안 읽어도 삼체 본편을 읽는 데 아무 문제 없다. 그럼에도 삼체0이 붙은 건, 아주 작은 암시? 연결고리?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인데, 99.99% 상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상섬전은 삼체와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봐도 된다는 게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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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삼체와 등장인물이 겹칠 수도 있겠다 싶어 하나하나 유심히 살폈다. 성이 같은 인물이 있을까 싶어 삼체 나무위키도 켜놓고 비교하며 보았는데, 소용없는 일이었다. 딩이 외에는 겹치는 인물 없음. 구상섬전의 딩이가 삼체의 딩이와 동일인물인가... 하는 것은 삼체를 다시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나에게 남은 딩이에 대한 기억은 괴테를 인용했던 로맨티스트(아닐 수도 있음)라는 것 밖에 없어서. 그리고 물방울과 함께 사멸한 인물이 딩이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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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형태로 발생하는 번개의 일종인 구상섬전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재미없고 단순하게 들릴 것 같다. 근데 간단히 말하면 이런 이야기가 맞고, 이걸 류츠신이 엄청나게 재미있고 신기하게 풀어낸다. 신비한 자연현상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게 된, 그래서 구상섬전을 연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어버린 사람들과 구상섬전 자체보다는 그것이 가진 힘을 활용하는 것에 집착하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이 신비로운 자연현상이 연구와 활용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으로 설명되고, 흔히 들어본 슈뢰딩거의 고양이 얘기도 나오고, 관측자의 존재를 언급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초월적 관측자의 존재를 암시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제 은근슬쩍 외계인-그러니까 삼체의 세계관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이게 삼체와 실낱같은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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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못 해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게 SF의 매력이지.
이걸 보면서 양자가 어쩌고 굉전자 굉전자핵 어쩌구 이러는 걸 내가 어찌 이해해. 그냥 그런가부다 하면서 보는 거지. 굉전자핵(구상섬전의 핵???)이 눈에 보인다고 하면서 설명하는데, 내가 이해한 눈에 보이는 굉전자핵이요? 비문증... 같은건가? 하면서 봤다고요. 현의 형태이고 빛의 굴절로 희미하게 드러나는데 규칙성 없이 날아다니고 어쩌고. 이거... 비문증 증상 설명이잖아요. 아니야?
구상섬전으로 부모님을 잃은 주인공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부모님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흔적을 발견했을 때에는 이거 무슨 SF가 아니라 공포소설인가 했는데, 이게 그러니까 양자중첩이 어쩌고 관측되기 전까진 존재하다가 관측되는 순간 붕괴하는 양자 상태의 어쩌구 뭐 그런거라고 해서 아아 그러쿤! 하고 이해한 척 했다. 근데 나중에 구상섬전 무기 개발하고 나서 얘네가 관측자가 있으면 백발백중인데 관측자가 사라지면 갑자기 막 제멋대로 날라다닌다고 해서 이건 또 뭐...? 사람들이 눈 뜨고 볼 땐 제대로 기능하다가 눈 감으니까 명중률이 20%로 떨어져...? 근데 그걸 보는게 사람이 아니라 카메라여도 영향을 받는대. 관측의 주체가 생물/무생물 상관 없대. 이건 또 뭐지...?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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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얘기 나오니까 《쿼런틴》 생각도 나고 그랬다. 둘이 어쩌면 같은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전혀 다른 이야기로 나온 거잖아. 너무 신기해. 너무 재밌어. 《쿼런틴》을 다시 보면 이해가 쫌 더 될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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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츠신은 천재야 그치 맞지
20231230 | 삼체 1부 삼체문제 ~ 삼체 2부 암흑의 숲
삼체를 2권까지 읽었고 3권을 펼치기 전이다. 그런데 이거 3권에서 나올 내용이 뭘지 도저히 예측이 안 된다. 2권 끝에서 너무 아름답고 깔끔하게 이야기가 마무리 된 것 같은데....? 근데 3권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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