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읽다

20240722 | 페인트 / 이희영

카랑_ 2024. 7. 23. 09:11
반응형

 

 

일령이의 강력 추천 도서였다. 일령이가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것마다 으음 별루... 하면서 안 읽은 게 너무 많아서 이번엔 꼭 읽어야지! 하고 읽었는데. 

 

페인트 / 이희영

 

 

 

되게 유명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기대도 많이 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별로 재미 없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큰 점수를 깎아 먹은 건, 왜 굳이 이걸 영어로 했을까 싶은 여러 표현들이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인 NC센터부터, 가디(가디언), 헬퍼, 프리 포스터(pre foster), 무빙워크, 버그 드론, 멀티워치, 윈드 보드, 보디 체크, 리모스 룸 등등. 일단 '가디'라는 말에서 엄청난 위화감을 느낀 다음부터는 대부분의 표현들에서 비슷한 거리감을 느끼고 튕겨 나오고 말았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게 프리 포스터, 보디 체크, 리모스 룸 같은 말들이다. 단번에 이해되지도 않는 영어인데다, 외래어 표기법에 맞추는 바람에 어색하기까지 하고, 우리말로 표현 못 할 이유가 전혀 없는 단어들이란 생각이 든다. 

 

리모스 룸이라는 단어는 진짜 생전 처음 보는 말이라 검색까지 해 봤다. 내 영어 어휘가 딸리는 게 문제인가.

 

 

위와 같은 결로, NC센터에 있는 아이들의 이름이 정해지는 방식도 좀 별로였다. 센터에 들어온 월의 영어 이름을 따서 1월은 제니/제누, 6월은 준/주니, 7월은 주노/줄리, 10월은 아키/알리, 11월은 노아/리사로 명명된다고 한다. (페인트 본문 참고) 굳이 각 달의 영어 이름을 가져다가, 그것을 변형하는 규칙도 일관성 없이 아이들의 이름을 정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령이랑 이거가지고도 좀 설전(?)을 벌였다. 아니 그럼 2월에 들어온 애들은 페비/페부(?), 3월은 마리/마루(?) 이런 식이야? 했더니 일령이가 그건 알 수 없지! 라고 했다. 처음엔 약간 일령이를 놀리고 싶은 마음에 좀 억지를 부렸던 건데, 생각해 보니 정말 이상했다. 본문 중에 몇 월에 들어온 애들이 제일 많고 어쩌고 하는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거면 차라리 삽화 방식으로 차트 같은 걸 넣어서 1월부터 12월까지 애들 이름 쫙 적어주고 몇 명인지 숫자로 표시해 줬다면 그런 식으로 이름을 정하는 세계관이 좀 더 그럴듯해 보였을 것 같다.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하는 세계관'이라는 것만 알고 봤는데 그건 NC센터에 있는 애들만 그런 거고 그 밖에서는 지금과 다름없는 가정이 만들어지는 세계관이었다. 나는 정말, 태어난 아이들 모두 일괄적으로 정부에서 관리하면서 부모 자격 시험같은 걸 보는 세계관인 줄 알았지. 

 

 

아무튼 나는 <페인트>가 별로 재미 없었다. 내 감상을 일령이에게 솔직하게 말했고, 일령이는 조금 아쉬운 듯 했지만 그래도 그 뒤에 있는 <페인트>의 외전 <모니터>까지 꼭 읽어보라고 했다. 읽겠다고 하고 읽긴 했는데... 좀 대충 봤다. <모니터>는 <페인트>에 나왔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후일담이었다. 끗. 

 

 

일령이랑 통했던 한 가지는, 자꾸 뭔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면서 센터를 비우고, 신경쓰이게 만드는 한 가디에 대한 것이었다. 설마 혹시 이 사람이...!! 하고 오해를 크게 하고 있었는데 일령이도 똑같은 오해를 했었다며 깔깔 웃었다. 

 

 

반응형
댓글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