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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이건의 단편집이다. 

테드창의 추천이 있어 관심을 갖게 됨. 그러다 동네 도서관 새로 들어온 책 목록에서 발견! 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아 빌리지 못하고 있다가 도서관을 방문했던 어느 날, 아주 우연히 책꽂이에 꽂힌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야호.

 

 

 

 

 

야심차게 빌린 것 치곤 이상하게 손이 안 가서 앞부분 조금밖에 못 읽고 반납했다.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진득하니 맘 잡고 책 볼 환경의지이 안 되어서 그런 듯. 

 

 

 

 

 

 

14개의 단편 중 5개를 겨우 봤다. 에궁 

 

 

 

 

유괴

아내가 유괴되었다는 영상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피싱이었고, 아내가 안전하게 집에 있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하지만 자꾸 그 영상이 눈에 밟히고 신경이 쓰이고, 피싱 영상 속 아내가 주인공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가상 현실의 존재(카피)라는 것을 깨닫게 된 주인공은 아내를 위해 기꺼이 유괴범들의 협상에 응한다. 

 

뭔 소린가 싶겠지만 읽으면 이해 됨. 현실의 존재인 아내를 사랑하듯, 카피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였기에 유괴당한 그녀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주인공의 순애라고나 할까.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아닐 수도 있음. 

 

 

유진

유전자 공학으로 완벽한 아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부부. 세계를 구할 인재를 태어날 거라며 그들을 선동하는 연구소의 소장의 뻔한 노림수(돈)에 고민을 거듭하던 부부의 앞에 홀연히 나타난 미래의 아이, 유진. 유진이 타임머신을 발명해 우리 앞에 나타났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까진 아니고(보면 이해됨), 아무튼 부부 앞에 나타난 유진이 진짜 유진은 유진인데, 그 완벽한 아이가 이루어낸 것은 세계 평화나 인류 구원이 아닌 '열반'이었고...... 열반이란 아예 존재한 적이 없었던 상태라고 말하며 자신이 존재할 수 없는 상태로 되돌려 버리는 이야기. 

 

이것도 재밌음. 뭔 소린가 싶지만 읽어보면 다 이해되는 이야기. 마무리도 너무 재미있었다. 연구소 소장은 자신이 얼마나 성공적인 업적을 이루었는지 알지 못한 채 죽었다는거. 너무 성공적이라 자신의 연구가 매번 방해를 받았다는 걸 죽을 때까지 몰랐다는, 이런 유머를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쓸 수 있지! 

 

 

대여금고

"어느 맑게 갠 날 아침, 소년은 잠에서 깼고, 오늘의 이름은 무엇일지 궁금해했다."

이 한 줄이 대여금고의 주인공이 처한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매일 아침 다른 모습으로 깨어난다는 것이 처음에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설정이었다. 나라는 존재의 겉모습이 매일 바뀌는 것은 동일하지만, 생활환경(집, 직업 등)이 유지되는 영화와는 달리 대여금고의 주인공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몸을 빌려 깨어난다. 완전히 다른 사람을 일일체험하게 되는 것인데, 문제는 그것이 평생 하루단위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되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설정이었다.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살던 주인공이 자신의 근원일지도 모르는 어떤 사건을 맞게 되는 하루의 이야기다. 

 

 

오 타 발 견 

너무 신난다ㅋㅋㅋ 오타다!!! 

울려펴지기라니 깜박 속아 넘어갈 뻔 했잖아요 

 

 

 

큐티

아이가 너무너무 갖고 싶었던 남자가 '큐티'라는 인공아기(?)를 임신-출산-육아하는 이야기다. 이렇게 정리해도 되나...? 큐티는 만4살까지만 수명이 보장되는 아기이며, 생명공학적으로 모든 조건을 설정하고 조작하여 원하는 대로 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작품 속 세계관에서는 이미 십만명?개?의 큐티가 탄생했다 소멸한 시기라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제 여기에 주인공 남자가 직접 임신-출산-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큐티에게 각별하고 애틋한 감정이 생겨나게 되는데. 

 

뭔가 이야기가 깊어질 듯 하다가 끊긴 느낌이라 조금 애매하다. 

 

 

어둠 속으로

웜홀 구조대... 같은 건가... 그런.. 음... 처음에는 거의 이해 못한 채로 읽었다가 끝에 가서야 조금 뭔 소린지 알겠어서, 다시 읽었다. 그러니까 조금 뭔 소리인지 알겠는데, 그치만 웜홀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묘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거 약간 <삼체> 읽을 때 3차원에서 2차원, 1차원으로 차원이 낮아지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보았을 때의 그런 런 기시감이다. 하핫.

 

 

 

 

■ ■

테드창의 작품들을 재미있게 봤는데, 그렉 이건도 그와 결이 비슷하다. 그래서 재미는 있었는데 왜 제대로 보지를 못했을꼬... 책이 손에 안 잡히는 시기가 왔나보다. 책보다 더 재밌는 게 많아지는 시기. 예를 들어 야구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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