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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사가 진짜 재밌다.

손으로 글씨 쓰는 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 그렇다고 글씨를 예쁘게 쓴다거나 정성들여 쓰는 건 아니다. 펜으로 종이에 글씨를 쓴다는 것 그 자체가 재미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네. 

 

 

 

펜은 그냥 집에서 굴러다니는 아무 펜이나 쓰고 있다. 일리와 일령이가 사 놓고 쓰지 않는 하는 펜이 꽤 많기 때문. 이것도 일리의 펜(무려 친구에게 선물받은)이다. 근데 이게 필기감이 너무 좋았다. 매끄럽게 잘 써지기도 하고, 펜 색도 잔잔한 갈색이라 써 놓은 글씨를 보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 펜이 너무 마음에 들어 더 살 수 있으면 살까 싶어 찾아봤는데, 카카오 제주도 에디션이던가... 아무튼 뭐 그런거라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똑같은 펜을 더 사겠단 마음은 바로 접었다. 한참 잘 쓰다 펜이 똑 끊겼다. 드디어 필사로 끝을 본 펜이 하나 생겼다. 아싸. 

 

 

 

그리고 이번엔 일령이가 쓰지 않는 삼색펜을 받아 쓰다 삼색 잉크 모두를 끝냈다. 이야아아아아 대단한데? ㅋㅋㅋ

어제 딱 세 개의 색을 다 쓰고 한꺼번에 리필을 갈았다. 필사용으로 써버리기엔 지나치게 고급 펜이긴 한데, 일령이가 안 쓴다니까 뭐. 즐겁게 써야징.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386페이지 중 243페이지를 끝냈다. 

소크라테스로 시작해 에피쿠로스, 세네카를 지나 몽테뉴에 이르렀다. 이 다음은 요즘 장안의 화제인 쇼펜하우어고, 마지막이 니체다. 예전에 이 책을 통해 처음 쇼펜하우어를 접했고, 꽤나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나서 좀 기대된다. 

 

몽테뉴는 이름이랑 <수상록>이라는 책 제목만 아는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되게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다. 굉장히 고상한 삶과 철학을 외쳤을 것 같은 사람인데, 의외로 되게 직설적이고 원색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치만 일단 이 책에서 다루는 건 그의 삶과 사상을 아주 조금 발췌하여 재미있게 만든 것에 불과하니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기로.

 

아직 100페이지 넘게 남았는데 벌써부터 다음 필사 책을 고르고 있다. 이번엔 영어 원서는 어떨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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