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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시내(?) 놀러 간다고 아침부터 신이 난 조카님.

11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그럼 10시에 깨워주면 되겠네? 하고 잤는데 깨워주긴.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나를 깨우러 오셨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냐고 하니 그냥 잠이 깼다고. 더 자자고 꼬셨는데 잠이 안 온다며 먼저 일어나버리기까지.

 

나가서 같이 맛있는 걸 사먹기로 했다고 해서 아침은 간단히 챙겨주려고 했는데(ex. 시리얼) 아침을 안 먹고 그냥 가시겠단다. 왜냐고 물으니 하는 말이, 

 

내가 밥 먹는 게 느려서 친구들이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침을 안 먹고 나가서 배가 고프면 밥 먹을 때 좀 빨리 먹을 거 아니에요?
그럼 친구들이 안 기다려도 되잖아요.

 

 

이렇게 배려심이 넘치는 아이였다니...........

이 말을 전해들은 조카님 모친은 그 배려심을 제발 가족들에게도 좀 보여달라고 했다 ㅋㅋㅋㅋ

 

외출복도 입고 싶은 것으로 골라 입었는데, 긴팔 티셔츠에 가디건 하나 걸친 게 전부라 아무래도 걱정이 됐다. 3월 초인데, 바람이 불거나 그늘에 있으면 추울텐데. 나가는 순간까지도 춥지 않겠어? 잠바 하나 더 입고 나가서 더우면 벗어서 들고 다니는 게 어때? 했는데 괜찮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깡마른 아이가 희한하게 추위는 안 탄다. 

 

 

우리끼리 점심 먹고 놀고 있는데 조카님 모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친구들이랑 점심으로 햄버거도 사 먹고 음료수 마시러 왔다는 보고 전화였다. 그런데 햄버거는 3천 얼마밖에 안 하는데 음료수가 6천원이 넘는다고, 너무 비싸다고 했단다. 그리고 문구점에 구경을 갔었는데 자기는 구경만 하고 하나도 안 샀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얘기였다. 작고 아기자기한 스티커며 소품을 좋아하는 작은 조카님이, 사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없는데도 아무것도 사지 않고 구경만 했다니. 굳이 전화를 해서 얘기까지 한 걸 보면 스스로도 엄청 뿌듯했나보다. 

 

 

늦은 오후까지 알차게 놀고 와서는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코인 노래방도 다녀왔다고 신이 났다. 춥지 않았냐고 물으니 전혀 춥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날씨가 따뜻하긴 했다. 

 

2023년 3월 4일 토요일, 초5가 최초로 친구들과 전철을 타고 쬐끔 멀리까지 나가서 놀다 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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