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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 국립과천과학관 기획 전시 : 양자세대

카랑_ 2026. 6. 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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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국립과천과학관의 《양자세대》 전시 글을 봤다. 포스터가 매우 눈에 띄고 흥미로워보여서 한번 가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충동적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지. 

 

 

 

 

 

날이 좋았다. 이틀의 주말을 모두 흐지부지 보내기는 싫어서 어디든 뛰쳐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고르는 중이었다. 한화 퐁피두 센터도 건드려 봤다가, 동네 카페에서 책이나 읽을까 하다가, 뭔가 야외의 느낌을 느끼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은 날씨라 여길 떠올렸다. 국립과천과학관. 

 

다행히 집에서 접근성도 좋았고, 탁 트인 야외 분위기를 느끼기도 좋아서 결과적으로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되었다. 좋았음!

 

 

 

입장하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샀다. 키오스크에서 사려다가 뭔가 헷갈리는 게 있어서 데스크로 가서 양자세대 관람하러 왔다고 했다. 그랬더니 성인 한 명이냐고 묻고는 바로 티켓을 주셨다. 나는 그래서 이게 양자세대 입장권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거야. 양자세대 입장권 1,000원이라고 봤는데 내 티켓엔 4,000원이 찍혀 있어서. 이건 아무래도 일반 입장권같은데... 하고 양자세대 전시실 앞에서 물어보니까 내가 끊은 건 일반이 맞고, 양자세대는 따로 끊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매표소에서는 일반 입장권만 판매하고 기획전시 입장권은 안 파는 건가? 아님 내가 양자세대라고 한 걸 못 들으셨나?

 

아무튼 당황할 뻔 했지만 무사히 넘어가고, 《양자세대》전시실 입장.

 

양자세대 기획전시실 사진 찍은 줄 알았는데 셋로그에만 올리고 안 찍었었다니 0ㅅ0;;

 

 

 

혼자 둘러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잠시 후 전시 기획자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 기획자의 해설이라니, 너무 좋잖아. 운 좋게 시간대가 맞아서 쫓아다니며 설명도 조금 들었다. 

 

 

 

전시 내용을 크게 3개로 구분했다고 했는데, 나는 이 중에서 제일 처음이었던 양자역학의 과거? 발견? 탄생?이라고 할 수 있는 이론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  전시 초반은 아니고 중간에 있었던 건데 앞으로 땡겨 왔다. 리처드 파인만. 바닥에는 아직 충분한 공간이 있습니다. 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

 

 

 

하지만 양자역학이 이 환상을 깼습니다! 미래는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관측되기 전까지 수많은 가능성으로 겹쳐져 있습니다.

 

 

 

빛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는 입자-파동 이중성 Wave-Particle Duality을 지닙니다.

 

 

 

원자는 정말 아주 많이 작다. 상상도 못할 정도로 작다. 

 

 

 

원자 모형의 변천사인데 1911 러더퍼드 모형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 과학 문제집 표지 같은 걸로 되게 많이 본 것 같애. 그리고 모양도 이게 젤 이쁜 것 같애(?)

 

 

 

▼ 측정! 관측! 이 용어가 양자역학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기획자분이 그러셨다. 맞다. 양자역학을 소재로 한 SF소설 보면 관측, 측정 이런 게 엄청난 키 포인트가 된다. 이 관측의 주체가 인간이나 생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도 굉장히 신기하고 어이없다. 근데 그래서 더 신비로워진다. 양자역학 이거 진짜 사기같은데 사기가 아니래.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도 재미있다. 설명도, 전시 형태도 재미있게 해놨다. 중첩이라는 건 소설에서 접해서 쪼끔 익숙해진 개념이고, 얽힘은 《EBS 취미는 과학》에서 들어서 알게 된 개념이었다. 그렇다. 내가 《양자세대》 전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는 데 《EBS 취미는 과학》의 지대한 공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얽힘보단 중첩이 너무 흥미롭고 신기하다. 류츠신의 《삼체 0: 구상섬전》에 이 중첩 현상이 나오는데, 밝혀지기 전까진 진짜 무슨 유령 얘기 하는 줄 알았다. SF가 아니라 공포소설인 줄 알았다니까. 중첩을 SF 소설로 먼저 접해서 그런가, 너무 신비롭고 환상같은 현상으로 느껴지는데, 이게 과학이래. 실제래. 양자역학 이거 진짜 사기같은데 사기가 아니래2222

 

엇, 그러고 보니 양자얽힘이 소재인 이야기도 있지 않을까? 어?? 어어어??? 이거 궁금한데????? 

 

 

 

끝까지 양자역학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인정할 수 없었던? 석학들의 모습이다. 양자역학이라고 하면 가장 유명하고 많이 들어 본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도 사실은 양자역학이 터무니없다고 얘기하기 위해 쓰였던 거라는 게 정말 재미있다. 슈뢰딩거는 자기가 만든 고양이 얘기가 이렇게나 유명해질 줄 알았을까. 고양이에 얹혀(?) 유명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이렇게 해두고 투표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놨는데, 크게 의미는 없어보였다. 다들 자석으로 장난만 치고 갔던데 ㅋㅋ 아무튼 나는 1번 코펜하겐 해석과 3번 다세계 해석이 마음에 든다. 그렉 이건의 《쿼런틴》이 코펜하겐 해석에 기반 한 거 아닌가. 그런 것 같은뎅. 아닌가. 모르겠당. 그리고 3번 다세계 해석은 딱 보면 알겠지만, 여러 매체에서 활용된 멀티버스 세계관의 기반이다. 너무 재미있는 설정이지. 정말이지 사기같은데 사기가 아니래3333

 

 

큐비트도 《취미는 과학》에서 들었던 거다.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구... 양자 컴퓨터가 큐비트를 활용한 거고... 어쩌고... 근데 이 구조물이 되게 마음에 들었다. 0이면서 1인 큐비트. 

 

 

 

윌리엄 샹크스 울겠다고요.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뒤로 가면 반도체니 뭐니 하는 현대 기술에 대한 얘기들이라 별로 재미 없어서 대충 보고 나왔다. 양자역학이라는 게 이론만 보면 되게 신기하고 재미있는데 현실 기술에 적용이 되고 난 다음부터는 흥미가 뚝 떨어진다. 양자역학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라는 게 그냥 '기술'이나 '발전된 과학' 그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아서인가보다. 신비로움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냥 끝까지 이거 너무 신기해, 거짓말같아, 믿기지 않아, 사기 아니야? 하면서 즐겁게 놀고 싶다구.

 

 

 

《양자세대》를 다 보고 나중에 상설전시관들을 둘러 봤다. 생각했던 것보단 조금 어수선하고 오래된, 구태의연한 느낌이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패널이 다수였고, 디자인이나 내용도 좀. 

그렇게 둘러보다 한국 SF라고 해 놓은 전시 공간을 보고는 조금 황당하기도 했는데.

 

 

 

《궁》을 대체역사물로 소개하며 SF로 넣었는데, 이게 맞나 싶었다. 내 편견인건지, 무지인건지. 대체역사물이라는 장르가 SF에 들어가려면 어쨌든 Science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건가. 《궁》같은 대체역사물은 그냥 Fiction이지 SF는 아니지 않나... SF에서 S는 시늉만 내고 F에만 비중을 둔 것도 잘 못 받아들이는 편인데 S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작품까지 저기 들어가 있으니까 되게 당황스러웠다. 

 

 

우리나라의 과학 발전사를 전시한 곳도 있었다. 상설전시실들의 상황은 비슷비슷한 편이었다.

근데 그 와중에도 배울 것은 분명 있었고! 

 

 

 

 

 

국사(한국사 아니고 국사 배운 세대임)에서 누가 도량형을 정리하고, 통일하고 어쩌고 하는 말은 들었지만, 그 도량형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몰랐다. 도량형이라는 게 일종의 '단위'인 것만 알았지, 각각이 뜻하는 바가 있다는 걸 몰랐단 뜻이다. 

 

도(度) : 길이 

량(量) : 부피

형(衡) : 무게 

 

게다가 그 기준이 음계였다니? 이것 또한 너무 새로운데? 왜 아무도 나에게 이런 걸 알려주지 않았지? 

 

 

 

세계 최초의 인공 온실이 우리나라라니, 이런 거 너무 기분 좋잖아. 거기에 온돌과 한지를 활용한 방식이었다는 것도 되게 멋있고.

 

 

자연사 쪽도 있었다. 여러 화석도 있고 미디어도 있고, 게임처럼 체험할 수 있는 것들도 있고. 이쪽은 어린 친구들이 진짜 많았다. 아무래도 공룡이니까. 

 

 

 

 

다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 나무, 숲, 산, 그리고 하늘이 보이는. 과학관의 건물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사방으로 하늘과 산만 보여서 너무 좋았다. 

 

 

 

 

 

이런 게 보여서 가봤는데 사전 예약을 해야 되는 것 같았다. 이거 뭔지 좀 알아보고 다음엔 예약 하고 가야지. 

 

 

 

 

잘 놀고 왔다. 어린이들이 정말 많고, 상설 전시는 수준이 거의 그쪽 연령대에 맞춰져 있고 다소 부실해 보이는 것도 없지 않지만 기획전시는 힘을 많이 준 것 같아서 좋았다. 처음 가 본 것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접근성도 좋아서 앞으로 재미있어 보이는 기획 전시가 올라오나 잘 보고 있다가 종종 보러 갈 거다. 

 

 

 

편도로 한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책 읽기 딱 좋은 거리. 

여행(?)책 : 에리크 뷔야르 《그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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