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여행

20251006-07 | 1박 2일 뚜벅이 묵호 (부제: 비바람이 치던 바다)

카랑_ 2025. 10. 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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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떠난 1박 2일 묵호 여행

왜냐면 나는 밖에서 자는 걸 좀 불편해하기 때문이지 

그래도 이때(일주일이 넘는 긴 연휴) 아니면 언제 맘 편히 1박 해보겠냐는 생각에 과감하게 여행을 잡았다. 

 

202506-07 묵호 1박 2일 (부제: 비바람이 치던 바다)

 

가기 전부터 계속 날씨를 살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제발, 제발, 조금만 밀려라, 하루만 밀려라 했는데 웬걸. 내가 가는 날에 비가 딱 고정되어서 사라지질 않았다. 취소를 하기엔 이미 늦었고 맘 먹은 김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갔다. 일단 갔다.

 

 

1박 일정이라 새벽같이 가진 않았다. 도착 시간이 대략 12시 조금 전이라 가서 점심 먼저 먹고 좀 놀다가 숙소 체크인 해야지 하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여행일이 추석 당일이었다는 거다. 추석 당일에는 늦게 열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들이 많았다. 미리 알아둔 식당들 대부분이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묵호 최고 인기 맛집(?)으로 가야만 했다. 이런데는 원래 잘 안 간다. 사람 많고 웨이팅 있는 게 뻔한 곳. 근데 별 수가 없어서 갔지. 

 

 

 

묵호 대우식당 장칼국수

 

묵호역 도착해서 바로 갔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려나. 12시 쯤 도착했는데, 그때도 이미 사람들이 잔뜩이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12시 30분에 문을 연다고 했다고 한다. 오픈하면 빨리 줄어들겠지 하는 맘으로 일단 줄을 섰다. 예정보다 오픈이 조금 늦어졌고, 오픈하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간 이후로 또 한참이나 감감무소식이다. 안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기다림이 계속됐다. 그렇게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입장. 

 

 

 

 

 

 

 

 

규모가 작은 가게였다. 방에 좌식 테이블이 서너개, 입식 테이블 서너개 정도? 게다가 가족 단위의 손님이 꽤 많아서 사람이 빨리 빠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았다. 거기에다 1인 손님도 정직하게 받으신다. 대기가 많으면 1인 손님들한테 합석 여부 물어보고 테이블 합칠만도 한데 안 그러시더라. 덕분에 편안하고 여유있게 장칼국수 한그릇을 즐겼다. 

 

얼큰한 느낌인데 맵지는 않다. 신기했다.

 

 

 

 

 

밥 먹고 나오니 또 쏟아지는 비. 그리고 웨이팅이 길어지는 바람에 숙소 체크인 전 '돌아다니기'를 할 시간이 없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그냥 바로 숙소로 갔다. 카페를 겸하는 곳이서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쉬다가 체크인.

 

 

 

원래 계획: 체크인하고 바닷가 거닐다가 저녁 먹고 들어오기

바뀐 계획: 비바람을 헤치고 나아가기

 

 

 

 

장우산을 가져간 게 천만다행이었다. 작은 우산이었으면 진작에 뒤집히고 날아가고 난리가 났었을거여. 좋은 날에도 바닷바람이 거세지면 엄청난데 비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바닷바람은. 와우. 

 

 

 

 

숙소에서 쭉 올라가 묵호 등대에 올랐다. 묵호 몇 번 가봤어도 등대 가는 건 처음이었다. 크게 기대 안 하고 잠시 비바람이나 좀 피할 요량이었는데 생각보다 아주 좋았다. 일단 비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사방이 다 통창으로 둘러져 있어서 논골담길을 중심으로 바다와 주택가를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나는 바다를 한참 보다 왔다. 

 

 

 

 

 

 

 

 

등대에서 내려와 무서운 파도를 좀 구경하다가 쏟아지는 비를 뚫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고, 점심에 면을 먹어서 저녁엔 밥을 먹어야겠다 싶어 간 곳이었다. 그런데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음. 문어국밥이었는데, 그닥 입에 맞진 않았다. 

 

 

 

 

 

비에 젖은 생쥐 꼴을 하고 숙소에 들어오니 다른 여행객분들이 컵라면 먹고 계시던데 나도 컵라면 먹을걸... 아... 냄새 진짜 죽여줬는데. 

 

 

여행책을 챙겨갔으나 책보단 다른 쪽에 집중했다. 여행지에서 글을 쓰는 멋진 나. 이런 컨셉을 잡음. 

 

 

밤. 아늑하고 조용한 혼자만의 공간이었으나 낯선 잠자리에 뒤척일수밖에 없었다. 꽤 일찍 잠자리에 든 것에 비해 오래도록 잠들지 못하다 설핏 잠들었는데 새벽 어스름에 깨고 말았다. 날이 좋았으면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그럴 날씨가 아니라 날 밝을 때까지 그냥 잠자리에서 밍기적 밍기적. 적당히 일어나서 씻고 소음을 내도 될 것 같은 시간 쯤 되어 대충 세수하고 밖으로 나섰다.

 

7시쯤이었던 것 같다. 

비가 좀 잦아들어 부슬부슬 오는 것 같았다. 아침 산책 해야지! 하고 나섰는데 어째 5분도 안 되어서 바람이 거세지고... 비가 가로로 들이치고... 또 홀딱 젖고... 그래도 아침 산책은 포기할 수 없지.

 

묵호 등대까지 올라갔다가 논골담길 굽이굽이 계단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와

펜스를 넘어오는 파도 구경도 좀 했던

신나고 재미있는 아침 산책 

 

 

숙소에서 주신 조식 잘 먹고,

 

 

 

바닷가에 자리잡고 멍때리는 걸 하고 싶었는데 비가 오니까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숙소 카페에서 최대한 버티고 버티다 (여행책이 이래서 필요함)

결국 카페 투어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 진짜 밖에서 하루종일 있고 싶었는데 날씨때문에 밖에 있을 수가 없었어 ㅠ0ㅠ

 

 

 

 

 

 

 

 

 

 

 

 

 

 

 

어달해변쪽으로 가서 1차 카페 투어  《트리고(?)》

 

가오픈 중이라 영수증에도 평창지점인가 다른 지점 이름이 찍힐거라고 했는데, 이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이른 시간이었던 덕분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바다로 향한 자리를 잡고 앉아 한껏 여유를 즐겼다. 

 

 

 

 

잠시 후, 바닷가에 몇몇 사람이 자리를 잡고 노나 했는데 하나 둘씩 바다로 뛰어들었다. 서퍼들이었다! 

 

덕분에 신기한 구경을 했다. 서핑이라는 게 진짜 오랜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았다. 서핑이라는 게 적당한 파도가 올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이더라. 한시간 남짓 구경했는데 그 사이에 파도를 제대로 타는 걸 다섯 번 정도 봤을라나. 진짜 끝도 없이 기다리면서 점점 더 먼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 서핑 되게 다이나믹한 건 줄 알았는데 이런 기다림이 있는 줄 몰랐어. 

 

 

 

 

 

 

2차 카페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여행책방 잔잔하게》

묵호역에서 5분도 안 걸림. 어달쪽에서 간 거라 30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여기는 미리 알아보고 간 곳이 아니라 그냥 지나칠 뻔 했는데, 길가 구경하며 가다가 책방이 보여서 잠깐 들렀다. 

 

여기는 진짜 작은 책방이다. 들어가면 백팩이나 짐가방은 놓고 구경해달라는 안내가 있는 그런 곳. 나는 근데 매번 그걸 못 보고 나갈 때야 알아챈다. 

 

 

 

 

카페2차 《책방 균형》

여기는 처음부터 갈 생각을 하고 있었던 곳이었다. 사진으로 본 카페 분위기가 너무 좋아보였거든. 역이랑도 가까운 편이라 여길 2차 카페 목적지로 정해두고 걸어걸어 갔다. 어달에서 여기까지는 한 30분 남짓 걸린 것 같다. 

 

 

 

 

규모가 꽤 크다. 안쪽으로는 테이블도 서너개 있고 약간 어둑한 분위기에 테이블마다 조명을 하나씩 두고 있다. 조용하게 앉아서 책 읽기 좋은 분위기였다. 그치만 여행객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보니 어수선할 때도 있고 가족단위로 방문하기도 해서 분위기는 그때그때 다를 수 있음. 나는 두 시간 정도 알차게 놀고 왔다. 나중에 또 묵호 가게 되면 여긴 돌아오기 전에 꼭 다시 들르게 될 것 같다. 

 

 

 

 

 

 

 

 

 

 

 

이쯤 되어서는 비가 거의 그치고 흐린 날씨. 

비바람이 치는 묵호를 실컷 즐기고 왔다. 

나쁘지 않았음. 

 

나 지금까지 묵호 세 번 갔는데 그 중 두 번은 비가 왔다.

내가 묵호에 비를 몰고 가는 걸까.

 

 

여행책 《가우디 임팩트》

 

최근 책에 어울리는 BGM을 골라 듣는 방식을 시도해 보고 있다. 《장미의 이름》 볼 때 모차르트 레퀴엠 들었더니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던 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이것도 그러려고 가우디 국적을 찾아 스페인 음악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잘 모르겠구... 막 이것저것 찾다가 드보르작에 멈췄던 것 같다. 그치만 이것도 찰떡은 아니었던 것 같애. 

 

근데 사실 책 자체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뭘 들어도 찰떡은 아니었을 것 같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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