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60601 | 밤의 속삭임 A whisper in the Dark / 루이자 메이 올컷

카랑_ 2026. 6. 2. 08:06
반응형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올 때 웬만하면 꼭 하나씩 '얇은 책'을 끼워 넣는다. 조건은 단 하나다. 얇은 책. 작가나 장르 등등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그저 얇기만 하면 된다. 잠깐 시간을 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을 하나 끼워 넣는 건 일종의 보험 같은 거다. 만에 하나, 빌린 책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하나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이 얇은 책 하나만큼은 꼭 읽어서 책 반납할 때 하나도 못 읽고 반납했어 ㅠ0ㅠ 라는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그래서 빌렸던 정말 얇고 작은 책이다. 

 

밤의 속삭임 A whisper in the Dark
/ 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의 작가라고 한다. 〔작은 아씨들〕은 안 봤지만 대충 분위기는 알 것 같아서 그런 류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책 소개 문구가 흥미롭다. 미스터리 로맨스라고 한다. 오호?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다른 곳에서 성장한 귀족 아가씨 시빌이 성년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빌을 데리러 온 삼촌과 그의 아들 가이. 시빌은 금세 가이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이와 삼촌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오해가 빚어진다. 얼토당토 않은 반항을 하다 가이는 떠나고, 삼촌은 수작을 부려 시빌을 정신병자 취급하며 외딴 곳에 가둔다. 고통받던 시빌은 우연히 자신이 갇힌 곳의 이층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목소리가 전하는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다행히 시빌이 갇혀 있던 곳에 폭발이 일어나 탈출하게 되고, 다시 가이를 만나게 되어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생략된 것들이 많지만 대충 이런 얘기다. 이야기는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2부에서 삼촌이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시빌을 가두는 것부터 미스터리가 발생한다. 3부에서는 갇혀 있던 시빌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통과 정체 모를 목소리가 주는 메시지 같은 것들로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다가 막판에 뚝딱 잘 해결이 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는 갇혀 있는 동안 시빌을 돌보던 한나가 시빌을 보며 하는 한마디가 제일 오싹했다.

 

"이러다간 곧 그 여자처럼 되겠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시빌의 엄마가 딱 떠올랐다. 죽은 줄 알았던 시빌의 엄마도 사실은 삼촌의 계략에 빠져서!! 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계략은 아니었고 단순히 남편이 죽은 줄 알고 충격을 받아 정신이상이 생겼던 것이긴 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앓긴 했던 것 같고, 시빌과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도 맞는 것 같다. 

 

시빌에게 일어난 일들을 쭉 정리해주는데, 따지고 보면 괜한 오해와 장난기?오기?가 만들어낸 비극이었다. 가만 있었으면 아무 일 없이 순탄하게 가이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을텐데. 아, 그럼 삼촌이 살아 있는 세계관이니 마냥 행복할 순 없었을라나. 이 이야기 속 만악의 근원은 삼촌이니까. 

 

 

되게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흐름이라 막 재미있었던 건 아닌데 정말 짧은 시간 동안 후루룩 읽기는 좋았고, 일단 빌린 책들 중 하나는 읽었다는 심리적 안정은 챙겼다 ㅋ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