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50913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카랑_ 2025. 9. 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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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때문에 생각났다. 못생긴 여자에 대한 이야기.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그래서 처음 보는 것처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로맨스 소설이다. 로맨스가 맞는 것 같다. 

 

 

스무 살,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알게 된, 아마도 잘 생긴 남자와 못생긴 여자, 그리고 요한. 남자는 여자에게 호감을 느끼고 둘은 아주 천천히 조심스레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아잇 그런데 이거 또 홀랑 뒤통수를 맞았다. 처음 읽을 때도 엄청 충격을 받았던 게 그제야 생각났다. 그래서 당시에 엄청나게 화(?)를 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왜!!!! 

 

사실 화를 낼 것까진 아니구. 여러 가지로 표현될 수 있는 해피엔딩의 한 종류였을 뿐인데.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긴 한데, 예상을 살짝 벗어나는 방향의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새드엔딩인가? 그런가? 

 

 

이야기 내내 요한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이 약간의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 중요한 인물인 것도 맞고, 이야기에 꼭 필요한 인물인 것도 맞다. 

 

 

먼 훗날 다 까먹어버릴 날 위한 스포

 

남자가 대학에 진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는 백화점을 그만두고 사라진다. 몇 년 뒤 가까스로 여자와 재회하는 남자. 겨울이었고, 여자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남자는 버스 사고로 몇 년이나 병상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완전히 여자와의 인연이 끊기고, 작가가 된 남자는 다시 여자를 찾는다. 서른 다섯이 된 둘은 독일에서 또다시 재회한다. 한 번의 만남, 그러나 이제 더는 이별하지 않기로 결심한 둘.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갑자기 바뀌는 이야기. 요한이다. 앞서 자살 시도를 하고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요양원에서 지내게 된 줄 알았던 요한은, 사실 아주 멀쩡히 잘 살고 있다. 누군가와 결혼해 아이도 있다. 아내에게 새로 쓴 글을 보여주는 요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남자와 여자다. 요한의 아내가 된, 여자. 

사실 남자는 그 버스 사로고 사망했고, 요한은 자살시도는커녕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있었고, 늘 함께 했던 것은 셋에서 둘이 되었다. 요한은 셋의 이야기를 썼고, 여자는 여전히 남자를 사랑하며 살아간다. 

 

 

 

박민규의 소설을 한동안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참에 다시 찾아볼까 싶다. 잘 읽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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