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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3 |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 박지리

카랑_ 2025. 9. 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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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는데 이게 딱 눈에 띄었다. 이번엔 너다.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 박지리

 

 

 

형식이 독특하다. 면접 장면을 희곡처럼 대사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기도 하고, 상황이나 분위기를 지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신기하구만, 생각하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부터는 또 시간에 따른 이야기의 형식으로 바뀐다. 뭔 소리냐 싶은데 보면 안다. 아무튼 그렇다. 

 

 

마흔 여덟번째인지, 아홉번째인지,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면접에 합격한 남자 M의 연수원 기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처음엔 그저 순응하며 연수원의 스케줄에 따르던 M은 우연히 사수들의 방에서 의문의 평가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이 또 하나의 평가의 장이었단 말인가. M은 깨닫고, 그 순간부터 그의 모든 행동에 '의미'가 생기기 시작한다. 조장을 맡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누구보다 열심히 모든 스케줄에 임한다. 그런데 점점 그 모든 행동들에 과할 정도로 집착하게 되는 M. 자신의 뜻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으면 분노하고, 모든 것이 평가 대상임을 모르는 다른 연수생들을 속으로 비웃는다. 하지만. 

 

 

처음 면접장에 갔을 때 음료를 뽑았던 자판기에서 선택한 것이 아닌 다른 음료가 나오는 상황이 있었다. 이런 것 하나도 운이 따르지 않는 M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M의 미래에 대한 암시였나 싶기도 하다. 면접날 지하철역에서 만난 이상한 남자, 그가 M에게 했던 말.

 

... 알아요? 

 

이 말은 마지막에 다시 연극 무대 위에 선 M의 입을 통해 되풀이된다. 

 

M

어느 순간 나에 대해 뭐든 다 안다고 생각했겠죠? 맞아요, 사실이에요. 당신은 하느님처럼, 내가 모르는 것들까지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 하느님처럼, 알려 줘요. 나는 어디에 있는 거죠?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너무 어두워서 나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요. 여기가 어딘지도 알 수 없어요. 그러니 그렇게 보고 있지만 말고 제발 알려 줘요.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독특하고 강렬한 이야기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이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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