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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되게 좋은 영화를 봤다. 그냥 잔잔하니 볼만한 영화 정도로만 추천을 받았는데, 보면서 찔끔찔끔 울었을 정도로 많이 몰입했다. 

 

더 디그. The Dig. (2021)

in 넷플릭스

 

 

 

영국의 어느 지역, 한 부인이 자신 소유의 땅에 묻혀 있을지도 모르는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 전문가를 고용한다. 발굴이 시작되고 기적저럼 드러나기 시작한 엄청난 유물에 여러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과정에서 얽히는 약간의 다툼과, 서로간의 신뢰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짜 잔잔하다. 특별한 사건이라고는 허허벌판에 듬성듬성 솟은 언덕들이 사실은 굉장한 유물을 품고 있었다는 것 뿐인데, 그 엄청난 유물은 사실 나에게는 와닿는 바는 아니었다. 내가 그쪽 역사를 잘 몰라서... 

 

그래서 이 영화가 나에게 주었던 감동은 인물들이 가진 각자의 이야기와 사연들이었고, 그 안에서 지켜지는 약속과 신뢰같은 것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들 같은 것이었다. 고용인인 이디스(캐리 멀리건)과 피고용인인 바질(랄프 파인즈)의 관계는 물론이고, 이디스의 아들과 바질 내외의 관계 또한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로리 ㅠㅠㅠ 로리ㅠㅠ 너무 아픈 손가락 로리 ㅠㅠ 나는 처음에 로리가 그냥 별 도움도 안 되는 한량 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고!! 로리때문에 좀 많이 울었다.

 

더 디그 - 로리 ㅠㅠㅠ 로리ㅠㅠㅠㅠ

 

전쟁을 앞두고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자꾸만 비극적으로 흘러간다. 전쟁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상상하게 만드는 인물이 로리였고, 마치 모든 임무를 완수한 듯 조용히 꺼져가는 이디스의 모습이 그랬다. 다시 생각하니까 또 눈물이 고인다 ㅠㅠ 이거 슬픈 영화라고는 안 했잖아요 왜 날 울려요 ㅠㅠ

 

특별한 악역도 없고, 사건이랄 것도 없이 되게 슴슴한 영화인데 여운과 감동이 꽤 길다. 오랜만에 이렇게 담백하게 감동을 주는 영화를 본 것 같다. 그것도 집에서! TV로! 넷플릭스로 뭔가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본 게 처음인 것 같다. 

 

캐리 멀리건은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역할도 너무 잘 어울렸다.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데 거기에 분위기가 더해지니 더 안쓰럽고 애틋하고, 근데 그 와중에 강단도 있다. 너무 멋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넘어 멋있기까지 하다. 

 

더 디그 이디스(캐리 멀리건)

 

모든 인물이 너무 찰떡같이 어울려서 뭐 하나 아쉽거나 모자람이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정말 그 사람들이 그 시대에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그렇게 살았을 것만 같다. 

 

 

 

자극적인 거 하나도 없이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로 <더 디그> 완전 추천합니다.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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