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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1 | 성가신 사랑 / 엘레나 페란테

카랑_ 2026. 7. 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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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눈에 띄었고, 마침 책도 참 예뻤다. 책 뒤에 쓰여진 "여성과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사색"이라는 문구도 마음에 들었다. 큰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성가신 사랑 / 엘레나 페란테

 

 

 

어우. 되게 안 읽힌다. 집중이 잘 안되는 환경에서 읽어서 그런가 했는데 그냥 잘 안 읽히는 류의 책이었던 것 같다.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런 언급이 있다. 

 

『성가신 사랑』은 읽기 쉬운 작품이 아닐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 상상과 현실, 거짓과 진실, 의도된 망각과 기억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독자의 집중이 필요한 작품이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장례식이 치러지고, 그 과정에서 서술자인 딸(델리아)은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기보다는 뭔가 미묘하게 부정적이고 뒤틀린 듯한 속내를 늘어놓는다. 어머니와의 유대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애정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아무튼 그런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어머니와 부정을 저지른 상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 등 과거의 사건과 인물들과 얽히는 며칠간의 이야기이다. 

 

배경과 시점이 중구난방에 이야기에 명확한 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델리아가 어느 길거리, 어느 건물, 어느 배경을 헤매고 다닐 때마다 나도 같이 헤맸다. 그러는 내내 델리아가 취하는 어머니에 대한 태도에는 애정이나 연민이 엿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시종일관 비난하고 부정적이다. 그것을 옮긴이는 '뒤틀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비유한다.

 

 『성가신 사랑』에서의 모녀 관계는 뒤틀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연상시킨다. 아들이 동성인 아버지에게는 적대적이지만 이성인 어머니에게는 무의식적인 성적 애착을 보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는 달리 델리아는 동성인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너무 큰 나머지 이성인 아버지를 적대시한다.

 『성가신 사랑』에서의 델리아와 아말리아의 관계는 심리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흥미롭다. 델리아는 남근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어머니에 대한 집차을 버리지 못한다. 실제 어린 시절 그녀는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해서 분리장애를 겪는 것처럼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이로 인해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다. 

 페란테는 그런 델리아의 감정을 격정적으로 묘사한다. 아말리아와 완벽하게 닮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된 델리아는 그 '미완의 유사성'이 힘들어 차라리 어머니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리기를 원한다.

 

그렇다고 하네요. 근데 이런 그럴싸한 분석은 이 작품을 충분히 잘 읽고 이해하고 받아들였을 때나 가능한 얘기고, 나는 뭐 이거 읽었다고도 못 하겠다. 잘 안 읽히고, 공감도 잘 안 되고, 재미도 없었다. 

 

 

제목인 『성가신 사랑』이 딸이 어머니에게 느끼는, 애정에 기반한 불편함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심각한 정신 상태(?)까지 가는 이야기라 그랬나보다. 아무튼 나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고... 일단 재미가 없었고... 네... 재미가 없어요. 

 

 

결말? 자기 신분증 사진에다 엄마를 닮은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 속에는 어머니의 흔적이 있었다. 내가 바로 아말리아였다. 라고 한다. 애초에 내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정서적 결핍과 정신적 힘듦(?)에 놓인 인물이었던 거다. 여기까지 가는 과정도 혼란스럽고 정돈은 하나도 안 된 것 같고, 근데 그게 노린 것이라는 건 알겠고, 근데 나는 이렇게까지 어렵고 복잡하게 꼬아놓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다. 

 

 

발췌 

 

 


나는 어머니가 집 안을 돌아다니는 소리가 싫었다. 어머니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평생 몸에 밴 습관대로 부엌에서 거실까지 구석구석 온 집 안을 치우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애써 다시 잠을 청했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이불 속에 뻣뻣하게 누워서 어머니가 저렇게 부산을 떨다가 나를 주름이 자글자글한 어린아이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완전 초반부다. 이 정도까지는 그래도 공감이 되는 수준이었는데.

 

 


나폴리 사투리는 내 어머니의 언어였다 나는 어머니와 관련된 다른 모든 것처럼 고향 사투리도 잊으려고 애썼다. 

 

여기까지도 나는 그저 어머니를 징글징글하게 여기는 딸인줄로만 알았지.

 

 


나는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라면 내 내면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린 것까지 모두 지워내고 싶었다. 나는 내게서 어머니의 몸짓과 말투를 지워내려 했다. 컵을 쥐는 방식이나 찻잔으로 차를 마시는 모습, 치마나 옷을 입을 때의 어머니의 움직임, 주방과 서랍에 물건을 정돈하는 방식, 은밀한 부분을 씻는 방법, 음식 취향, 어머니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등 모든 것을 지워버리려 했다. 어머니가 사용하던 언어와 어머니의 도시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어머니의 호흡마저 닮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나와 온전히 내가 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새로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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