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60307 | 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카랑_ 2026. 3. 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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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 전 후다닥 다시 읽기.

 

근데 나 이거 분명 본 거고, 보고 나서 재미있다고 주변에 많이 떠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어디에도 기록을 남겨 둔 흔적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이지? 시기를 따져보면 여기이거나, 이전 네이버 블로그여야만 하는데 아무데도 없어. 혹시 잠깐 쓰다 없애버린 트위터 계정에다 남겼었나.... 아.... 아아... 그런거면 너무 아쉬운데... 나의 첫 감상을 이렇게 날려버리다니.... 

 

 

프로젝트 헤일메리 

 

 

 

다시 읽기 전까지 기억나는 게 거의 없었다. 지구를 구하러 우주에 간 주인공이 외계인과 조우하고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묘약까지 발견했으나 외계인을 구하느냐, 지구로 돌아가 영웅이 되느냐 하는 기로에서 외계인을 택한다는 것 정도. 그 이야기와 모든 과정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홀랑 다 까먹은 거다. 내 기억력이 그렇지 모. 

 

 

다시 읽으니 딱 읽는 만큼씩 기억이 났다. 아, 맞아. 이거였아. 맞아, 이 사람. 그렇게 조금씩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기억에 새기고 하며 읽어 나갔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인 SF소설이다. 하지만 다시 읽으며 깨달은 것은, 나는 공간이나 배경의 묘사에 따른 상상을 정말 못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우주선 내부나 어떤 장치들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자세하고 구체적인데, 나는 하나도 상상을 못 했다. 그냥 아아, 우주선. 아아, 터널. 아아, 밀폐장치. 그 정도였다. 그래서 영화가 더 궁금해졌다.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그 모든 것들을 보여줄테니까! 

 

 

주인공 그레이스의 성격이 참 좋다. 아닌 척 하지만 매우 긍정적이고 정의롭다. 겁쟁이인 척도 좀 하는데, 나중에 로키를 구해주러 가는 결정을 내릴 때 보면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다 내숭이다. 그레이스 정말 멋지고 좋은 사람. 아닌 척 하는 것까지도 그 '좋음'의 한 부분이 된다. 

 

 

눈 떠 보니 우주선이고, 기억나는 건 없는데, 곁에는 이미 오래 전에 사망한 두 명의 동료들 시체 뿐이다. 우주라는 망망망망망망대해에 혼자 뿐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는지는커녕 내가 누구인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름을 말해야 시스템의 보안이 풀리고 뭐라도 캐물을 수 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아래는 완전 스포.

이래야 내가 나중에 또 까먹었을 때 다시 보고 기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다 써 놓아야 함.

 

불안정한 전력에 불이 깜박이듯, 간헐적으로 기억이 돌아온다. 지구에서의 기억들. 지구에 닥친 위기. 그레이스가 썼던,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논문 한 편이 갑자기 그레이스를 지구를 위기로부터 구해낼 위인으로 만든다. 지구단위의 초대형 프로젝트의 수장 스트라트의 곁에 딱 붙어 살게 된 그레이스. 얼떨떨한 가운데 지구를 위기로 몰아넣은 아스트로파지의 지구최고전문가가 된다. 그렇게 지구를 구할 결사대가 구성되고, 그 과정에서 그레이스도 조건에 부합하는 인간임이 밝혀지는 복선 아닌 복선이 깔리고, 그렇게 최정예 요원들이 우주로 향할 준비를 초스피드로 갖추게 되는데, 아뿔싸, 폭발 사고로 최정예요원 중 한 사람이 사망하게 되고, 당연히, 예상했듯, 그 빈 자리를 그레이스가 채우게 된다. 안 간다고 발악하는 걸 약으로 재워서 억지로 우주선에 태워 보낸다. 그렇게 혼수상태로 오랜 시간 잠들어 있다 깨어나, 망망망망망망대해에 두둥실 흘러가고 있는 우주선에 나홀로 존재하게 된 것이었다. 

 

우여곡절끝에 다다른 목적지에서 만난 우주선, 블립A. 그 안에 타고 있던 외계인, 로키. 지구와 같은 상황으로, 자신들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많은 동료들과 함께 출발했지만, 오는 과정에서 우주방사선에 동료들을 잃고 혼자 남았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면서 그레이스와 로키는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묘약인 타우메바를 발견한다. 타우메바를 필요한 수준으로까지 진화시키고 배양하는 과정이 흐르고, 서로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작별한다. 

 

그런데 그 진화의 과정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질소 적응력을 키운 결과에만 집중했지, 얘네가 물질(제노나이트)을 통과하는 방향으로도 진화한 것은 몰랐던 것. 로키네 우주선의 전부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노나이트를 통과하는 능력을 얻은 타우메바. 얘네가 로키네 우주선을 휘저으며 우주선의 연료인 아스트로파지를 먹어치울 것을 깨달은 그레이스는, 지구로의 귀환이냐, 로키를 구하러 갈 것이냐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제부터 눈물 좔좔 구간이다. 지구에는 원래대로 정보를 담은 작은 우주선인 비틀즈를 보내고, 그레이스는 로키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로키를 향해 가속한다. 로키를 찾지 못했다면 지구로 방향을 돌렸을 거라고 하는데, 나는 이것도 그레이스의 내숭으로 보인다. 아닐걸? 발견 못 했으면 더욱 더 이 잡듯이 우주를 뒤졌을걸? 

 

아무튼 그렇게 다시 로키를 만나고, 로키를 구하고, 결국 지구로는 못 갔지만 로키네 가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영화에 어떤 배우가 어떤 배역으로 나오는지를 알고 다시 보니 인물이 좀 더 잘 그려진다고 해야 하나. 그레이스는 너무너무 라이언 고슬링이고 스트라트는 너무너무 산드라 휠러다. 캐스팅이 어쩜 이렇게 찰떡일 수가 있지. 영화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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