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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6 | 더폴: 디렉터스 컷 (in 더숲 아트시네마)

카랑_ 2024. 12. 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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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리마스터링에 디렉터스컷이라는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달고 재개봉을 한다고 해서 솔깃했다. 그러나 이래저래 시간대가 맞지 않았고, 접근성 좋은 영화관에서 언택트톡을 겸하는 것을 보고싶지는 않았다. 그냥 온전히, 오롯이 나 혼자 느끼고 나 혼자 담고 싶은 마음. 그거 뭔지 알지? 

 

 

더 폴: 디렉터스 컷 

 

 

 

 

재개봉이 CGV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계속 CGV 홈페이지만 들락날락 했었는데 더숲에서도 하고 있지 모예요! 당장 예매했다. 

 

 

아주 오래전에 영상미에 대한 소문만 듣고 보았다가 그 이상의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내용이나 영상미같은 건 많이 잊었는데 지금까지도 이 영화가 '스턴트맨에게 바치는 헌사'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만은 또렷이 기억났다. 근데 이게 맞나.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맞나. 의심하며 보기 시작. 

 

 

다시 보니 더 좋았다. 영상미도 영상미인데, 이번엔 내용이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로이와 알렉산드리아가 보였고, 로이의 이야기가 수정되고 덧붙어가는 과정들이 보였다.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올랐고, 로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 기가막힌 환상소설이 되겠구나 싶었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친 알렉산드리아의 곁에서 로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비극으로 몰아가는 장면이 있다. 둘다 울고불고하는데, 그걸 보면서 엄청 울었다. 내 이야기니까 다 죽는다고 말하는 로이에게,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면서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알렉산드리아ㅠㅠ

 

근데 이 장면에서 로이가, 리 페이스가 진짜 너무 잘생겼다. 눈물범벅인데 너무 예뻤다. 사실 영화 내내 로이는 잘생기고 예뻤고, 그래서 알렉산드리아가 더 좋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잘생긴 남자가 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니. 매일 달려가 듣지 않고는 못 배기지. 

 

 

틀니 할아부지ㅜㅜㅜ 이야기 속 주술사가 틀니 할아버지의 캐릭터라는 사실을 거의 끝에 가서야 알았다. 틀니 할아부지 ㅠㅠㅠㅠㅠ 

 

 

영화 속 로이를 발견한 알렉산드리아가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 때부터 영화 속에서 맞고, 때리고, 떨어지고, 날아가고 하는 사람들이 좋아졌다고. 그 사람들이 모두 로이니까. 이것이 이 영화가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존재감이 드러나서는 안되는 사람들에 대한, 그들에게 바치는 헌사. 

 

 

DVD 찾아봐야지. 사야지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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