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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겨먹다

동사 남의 재물 따위를 좀스러운 말과 행위로 꾀어 빼앗아 가지다.

 

 

 

박완서 <아주 오래된 농담> 中


 

남을 약 올리는 실력에 있어서는 엄마가 한 수 위였다. 출가외인 좋아하네, 팍팍 돈 쓸 때는 세상에 없는 효녀처럼 추켜세우더니 며칠 신세 좀 지러 왔다고 출가 외인이라. 내가 오빠보다 이 집에 못 한 게 뭐가 있는데? 내가 없었으면 이 집도 유지 못 했어. 다 알면서 왜 이래요. 잊어버렸으면 다시 한 번 읊을까요? 엄마는 이러면서 외삼촌이 몇 번씩 잡혀먹은 집 찾아준 얘기, 외할아버지 입원했을 때 엄마 혼자서 음식 해나르고 입원비까지 전담한 얘기, 장례식 때 엄마 쪽에서 들어온 부의금이 훨씬 더 많았는데도 장례비로 쓰고 남은 돈을 엄마는 한 푼도 안 찾아간 얘기, 외할머니 회갑 때 해드린 패물과 옷의 목록을 일일이 열거를 하고 나서 그 값이 아들이 부담한 잔치 비용의 열 곱은 될거라는 둥, 다달이 드린 용돈이 얼만데 만날 돈 없다고 칭얼대시는 걸 보면 그것까지 외숙모나 아이들이 알겨먹었을 거라느니....

 


 

 

 

 

 

20241108 |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양귀자의 을 읽고, 우리말로 쓴 우리문학이 얼마나 편안하게 읽히는지를 새삼 깨달은 뒤 제일 먼저 생각한 게 바로 이거였다. 박완서 작가의 글들을 읽어보면 어떨까. 그동안은 왠지 재미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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