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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서울둘레길 1코스 탐방. 당고개역 철쭉동산에서 시작해서 화랑대역 방향으로, 지난주보다는 조금 더 걸어봤다.
서울둘레길 1코스 中 철쭉동산~불암산 갈림길
화랑대역까지 쭉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돌아오는 체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화랑대역까지 가서 전철을 타고 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나는 돌아오는 것도 걸어서 오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철쭉동산에서 화랑대역까지의 코스 중 정말 딱 절반만 걸었다.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아랫쪽에 세분화된 코스 거리 안내가 있었다. 내가 걸었던 길이 마침 딱 표시되어 있었다.
안내판에 적힌건 3.4km, 약 두 시간 코스.
그리고 운동 앱을 켜고 측정한 왕복 기록은 다음과 같다.
왜 10km나 나왔지...?
앱이 거리를 좀 길게 잡는 것 같다. 아니면 표지판에 표시된 거리가 좀 짧게 되어 있나... 모르겠넹
갈 때는 쭉쭉 가다가 오는 길에는 조금 여유를 부렸다. 사진도 좀 찍고~ 산새 소리가 들리면 소리도 좀 듣고~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뭐가 또 있나 하고 주변을 살폈다. 그렇게 쉬엄쉬엄 딴짓도 좀 하면서 돌아오다 이렇게 좋은 것들을 보았다.
딱따구리
어디선가 딱따르르르-하는 소리가 울렸다. 길을 멈추고 소리를 다시 기다렸다. 조금 있다 다시 딱따르르-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거 혹시 딱따구리인가? 주변을 열심히 살펴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아쉬워하며 걷는데 또 멀리서 딱따르르- 하는 소리가 들린다. 눈으로 보는 건 포기했고, 소리를 드는 것 만으로도 좋다 하며 걷는데 이번엔 아주 가까이에서 소리가 들린다. 이번엔 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시 주변을 살폈고, 드디어!
영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었다. 휴대폰 화질이 엉망인게 너무 아쉽다 흑흑
청설모
두 마리나 봤다. 갈 때 한 번, 올 때 한 번. 특히 올 때 본 청설모는 사람을 의식하는건지 내가 멈춰 선 걸 보고 자기도 가만히 내 쪽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도망갈 듯 조금 멀리 가서는 또 한참 쳐다보고. 눈이 마주친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
코스는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좋다. 철쭉동산에서 출발하면 주로 약간의 내리막을 쭉 걷다가 불암산 전망대 쯤을 지나면서 오르막으로 조금 바뀌는 느낌이다. 그래도 전혀 힘들지는 않다.
사람도 많다. 근데 치일 정도는 아니고, 인적이 끊겼나? 싶으면 어느새 앞뒤로 인기척이 나는 정도다. 간혹 속도가 맞으면 일행처럼 붙어 가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럴 땐 적당히 쉬는 척 하며 거리를 조절했다. 처음으로 혼자 간거라 조금 걱정했는데 끊임없이 사람들을 마주쳐서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 말고 혼자 오신 분들도 진짜 많았고.
예쁘고 좋은 길이 많다. 특히 이런 숲길이 진짜 좋다.
가는 길에 불암산 전망대를 잠시 들렀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전망대 자체는 참 잘 해놓았는데 올라가서 본 풍경이 성에 차지 않았다. 앞로 보이는 풍경은 아파트가 빼곡하고, 뒤로 보이는 불암산 암벽은 너무 가까웠다.
내 생각엔 불암산 전망대보다 당고개 철쭉동산 쪽에서 보는 수락산이 더 기가 막힌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에 찍은 사진 다시 한 번 재탕.
둘레길의 깔딱고개(?)
불암산 갈림길 직전에 둘레길 버전의 깔딱고개(?)가 하나 있다. 코스가 워낙 무난하다보니 이 정도 계단에도 숨을 헐떡거렸다. 올라갈 때는 이 정도일 줄 모르고 사진을 미처 못 찍었다. 불암산 갈림길 표지판 찍고 오는 길에 찍은 계단.
사진에서 보이는만큼이 다가 아니다. 저 끝에서 한 번 꺾여서 계단이 조금 더 있다. 이 정도 경사의 계단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곳은 철쭉동산~불암산 갈림길 코스에서 이 곳이 유일하다. 제일 힘들다. 그렇다고 뭐 힘들어 죽겠다 이런 건 아니고.
마무리
당고개역 철쭉동산에서 시작해 불암산 갈림길까지, 공식 거리 3.4km를 왕복했다. 그러니까 약 7km. 앱에서는 거의 10km로 잡던데, 이 오차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집까지 왔다갔다 하는 거리까지 합쳐도 약 8km정도인데, 앱이랑은 무려 2km가 차이가 난다. 뭐가 정확한건지 모르겠네.
아무튼 두 시간 정도 아주 신나게 재밌게 즐겁게 걷다 왔다. 길이 너무 좋다. 가을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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