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갔다가 빈 손으로 오기 허전해서 둘러보다 눈에 띈 책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라 그냥 빌려왔다 재미 없으면 어떡하지 고민하던 차에 마침 빈 자리가 보였다. 그래서 좀 읽어보고 재밌으면 빌려가고, 재미 없으면 다른 거 빌려야지~ 했는데.
어느 사형에 관한 기록
/ 단야 쿠카프카 Danya Kukaf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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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재미 없었다. 근데 끝까지 읽었다. 왜냐하면, 무르기엔 너무 많이 읽어버렸거든. 1/3 정도를 도서관에서 읽고 나왔는데 돌이키기엔 너무 많이 읽어버렸지 뭐야.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거, 끝이나 보자 하고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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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에 쓰인 설명글은 너무 흥미로웠는데 정작 내용은 하나도 흥미롭지 않았다. 게다가 이게 왜 추리 문학상을 받았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추리의 요소가 전혀 없는데? 그렇다고 범죄 소설의 느낌도 아니다. 피해자들의 서사에 주목한 척 했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다. 십대 때 세 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20여 년이 지나 전처마저 살해한 안셀이라는 남자의 사형이 집행되기 하루 전 정도의 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안셀의 상태)를 오가며 이어진다. 심지어 안셀의 탄생부터 구구절절 들려준다. 하나도 안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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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게 집중했다는 느낌도 전혀 들지 않는다. 그냥 안셀과 어린 시절 잠시 접점이 있었던 소녀가 커서 경찰이 되고, 우연히 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안셀의 범죄를 밝혀내게 되는 이야기이다. 긴장감이나 긴박함같은 건 없다. 그냥, 안셀이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어쩌다 위탁가정에서 자라나게 되었는지, 그런 얘기들을 한다.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걸 보니 아마도 소시오패스의 기질이 있었나보다. 그리고 안셀이 살인을 저지르고, 어쩌고 저쩌고, 아무튼 이런저런 사람들의 얘기다. 나오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재미있는 얘기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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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가서야 사형수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이 이해가 안되고 어쩌고 하는 얘기가 나온다. 만약 이게 주제였으면 처음부터 그걸 드러냈어야 한다. 근데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고 만다. 그러면 이 소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나는 진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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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으니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이 소설이 재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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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닛, 앞표지에 쓰인 홍보글을 이제야 봤네. 도스토예프스키가, 뭐요? 그짓말 하지 마. 도스토예프스키라면 좀 더 숨차게 인물의 심리를 읊어댔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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