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일령이가 너무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라 읽으려고 했었는데, 영 안 읽혀서 밀어두고 있었다. 어쩌면 이대로 못 읽겠구나 싶었는데 제발 좀 봐달라는 일령이의 압박 아닌 압박에 집중을 뽝 하니까 어찌어찌 끝을 보긴 했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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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와 기수 로봇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보경과 은혜, 연재 가족의 이야기이자 그들 각자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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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는 경주마 투데이가 행복을 다시 느끼게 해주기 위해 느리게 달리는 법을 익혀 마지막 경주에 참가하는 것이 정말 투데이를 위한 것인가를 좀 고민하긴 했다. 결과적으론 죽지 않고 살긴 했지만, 그들의 계획이 투데이가 행복하게 달리는 것-에서 끝나있는 것 같아서. 최후의 만찬이 아닌 최후의 경주라고 해야 하나. 그러면 투데이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거라는 듯 여기는 것 같아서. 뭐.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좀 삐딱하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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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꿈꿨으나 사고로 인해 꿈을 접게 된, 그러나 그 사고로 가족을 이루게 된 보경
불편함을 갖고 살아가는 보경의 첫째 딸 은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런 언니에게 맞춘 삶을 살게 된, 로봇 기술에 재능이 있는 연재
과 지수, 복희, 등등의 인물들이 참 많은 사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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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령이는 추락하는 콜리를 상상하며 많이 슬펐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데서만 T인가. 어차피 연재가 다시 수리하고 고칠 수 있잖아?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이야기의 끝이 그리 슬프거나 비극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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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에선 전혀 SF같지 않은 이야기. 차라리 SF라는 수식어를 떼고 접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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