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 개봉 소식에 기대 반, 우려 반이었지만 그래도 보고 판단하고 싶어서 많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예매했다! 기엔 상영관이 메가박스 한정이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알맞은 시간대에 적당한 거리의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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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아주 재미있게 잘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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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책을 읽을 때 나는 에드몽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뒤 파리아 신부를 만나 이런저런 능력을 습득하고 탈출하여 몬테크리스토백작으로 다시 태어남! 그리고 제일 먼저 모렐 씨에게 은혜를 갚음!!! 까지가 제일 재미있었다. 근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많이 생략하기도 했고(감옥에서 파리아 신부와 보낸 시간), 심지어 모렐 씨에게 은혜를 갚는 부분을 아예 없애기까지 해버려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인데!!!! 나 이때 눈물 찔끔 했었는데!!!!!!) 아아.... 하고 좀 김이 샜다.
그런데!!!
아니 후반부 복수 내용을 너무 흥미진진하게 잘 짰다. 책으로 볼 때는 복수를 위한 빌드업 과정이 너무 치밀한 나머지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기까지 했었는데, 영화에서는 그 빌드업을 과감히 생략하고 작당모의 씬 정도로 압축하면서 그 지루함이 완전히 해결됐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된 겁나 멋지고 위엄있는 에드몽의 모습과, 그의 일인다역 활약상과, 치밀한 계획과 노련함과 능력까지 굉장히 잘 보여주었다. 일단 돈이 엄청엄청 많으니까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줘서 좋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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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경험이 또 있었다. 책으로 볼 땐 묘사되는 모든 공간이 다소 비좁고, 어둡고, 축축한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영화에서는 그 모든 공간이 굉장히 크고 밝고 멋지게 보여져서 조금 아쉬웠다(?). 모렐 씨의 사무실이나 빌포르의 집무실 같은 곳들이 그런 느낌이었는데 영화에선 되게 널찍하고 밝게 표현되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들 굉장히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바다 감옥이야말로 정말 최악의 환경으로 상상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번듯해서 그것도 놀랐다. 나는 거의 자연 그대로의 암반과 그 틈새 공간 정도를 감옥으로 활용한 것으로 상상했었는데(실제 묘사는 어땠었는지 기억나지 않음) 각각의 공간을 벽돌로 너무 근사하게 잘 꾸며??놓은데다 직사광선도 들어오던데. 나는 그곳이야말로 정말 축축하고 빛 하나 들지 않고, 들더라도 해질녘 비껴드는 빛 정도라 공간을 밝히기는커녕 공간의 생김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비정형적인 공간으로 상상을 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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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아 신부에게서 온갖 지식을 습득하고, 극적으로 탈출해서는 파리아 신부를 사칭(?)하며 사건의 경위를 캐고 다니는 부분도 되게 흥미진진한데 그 부분이 많이 생략되어서 좀 아쉽다. 주머니에서 보석 하나 짤랑 짤랑 던져주면서 사람들에게서 정보 얻어내는 게 은근 재미있었는데. 근데 원작이 워낙 방대해서 어쩔 수 없었을 것 같긴 해. 그걸 다 보여주려면 장편 드라마가 되어야겠지. 그치만 파리아 신부와의 관계 형성과 에드몽의 변화와 성장 이런 거 느끼는 맛이 있는데!!
이런 걸 생각하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 싶은데 감히 다시 손대기 두려운 5권짜리 양장본 몬테크리스토백작.... 나중에 다시 볼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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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이 되긴 된 것 같은데 어디를 어떻게 어느 정도 각색한 건지 모르겠다. 하. 답답하네.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나! 에드와르 맞나? 빌포르와 빅토리아의 사생아? 암튼 그 아이가 마지막에 그렇게 죽는 게 원작이랑은 좀 다른 것 같은데, 한편으론 그렇게 된느 것이 납득이 되어서 불만은커녕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프고... 그치만 애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ㅠㅠ 행복하게 살 순 없었던 건가요 ㅠㅠ
내 기억이 확실하지 않아 각색된 부분이 불확실한 것도 있는데, 영화에서 그런걸 납득이 되도록 잘 각색한 것도 맞는 것 같다. 나는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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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데 너무 예뻐요. 신비로운 매력이 있음. 원작에서 아이데가 몬테크리스토에게 사랑을 느끼지 않았나. 그래서 그건 좀... 했었는데 영화에서는 그런 거 없이 아주 깔끔하게 각각의 매력과 사정을 잘 살린 것 같고요. 그나마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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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완전히 다를 것 같다. 근데 후반부의 복수 과정이 아무래도 좀 더 매력적이긴 할 것 같다. 너무 재미있는데. 너무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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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정말 왜 모렐 씨 도와준 거 안 보여줬어요. 그거 엄청 감동 포인트인데 ㅠㅠ 본격적으로 복수 시작하기 전에 은혜 갚고! 이제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를 펼치겠다!!! 하고 시작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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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었을 때 남겼던 글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고 찾아봤다. 음. 뒷부분 정말 힘들어했고 재미없어했구나. 근데 복수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상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지난하고... 재미없고... 그렇거든요. 근데 영화에서는 쉽고 간결하게 보여준다. 명예를 중시한 사람은 명예로 죽이고, 돈을 좋아한 사람은 돈으로 죽이고. 페르낭은...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혹은 가족. 가문? 영화에서도 메르세데스가 떠난 후 에드몽에게 복수하러 오는 것으로 그려지니까. 이렇게 말하니까 페르낭 되게 로맨틱한 사람 같은데 아님. 그냥 비겁한 남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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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을 때도 그랬는데, 나는 메르세데스도 별로 좋게는 안 보였다. 에드몽이 죽은 줄 알았으니 그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데, 에드몽에게 자기 아들 살려달라고 애워하는 부분이 되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자기 아들이 결국 누구의 아들인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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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장갑을 던진다'가 '결투를 신청한다'라는 의미라는 걸 영화 보고 알았다. 새파랗게 어린 애가 갑자기 몬테크리스토 백작에게 장갑을 팍 던지고 가니까 그래 결투는 받아주지, 하는걸 보고 알았다.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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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은 명작이다
재미있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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