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 한번 봐야지, 봐야지 하던 걸 큰 맘 먹고 빌려왔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바바라 오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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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를 먼저 보았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재미있게 보았고, 울기도 했던 것 같아서 원작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걸 이제야 했다. 근데 문제는 이제 영화가 잘 기억이 안 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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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은 상황이 어린 아이들에겐 얼마나 충격적이고 이해되지 않았을지. 책은 그런 아이들의 상황과 속내를 아이들의 목소리로 아주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창피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래서 이런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세우게 되는 과정이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다운 생각.
하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거고, 그것을 조지나 본인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많은 갈등을 겪고 불안에 떤다. 마지막까지 갈등하고 고민하던 조지나가 다행히 솔직하게 고백하던 순간에는 덩달아 긴장이 돼서 숨을 참았다. 다행히 옳은 선택을 했고, 반성도 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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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 아저씨 굉장히 인상적이고 멋진 어른이었다. 자유로운 영혼. 부랑인이 아닌 방랑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선뜻 힘을 보태고 훌쩍 사라지는, 조지나에게는 말없이 윌리의 초록 스카프를 남기고 떠나면서 긴장도 주고 교훈도 준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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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었지, 뭐 하나라도 까딱 잘못된 게 있었으면 이렇게 좋게 감상을 남기진 못했을 거다. 애초에 조지나의 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부터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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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랑 원작이 좀 다른 것 같아 영화 내용을 찾아보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달랐다. 각색이 꽤 많이 되었구나. 하긴, 원작대로 하면 이야기가 조금 단순하고 심심하긴 하다. 영화는 어른들의 사정이 좀 더 많이 가미되었다.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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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새해 첫 책으로 기분 좋게 잘 읽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던 걸 읽었더니 개운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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