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241216 |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 클레어 키건

카랑_ 2024. 12. 21. 10:27
반응형

 

 

킬리언 머피가 나오는 영화로 먼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언니가 이미 한 번 얘기를 했던 책이었고 심지어 소장까지 하고 있어서 당장에 봤다. 왜? 영화를 볼 거거든. 영화 보기 전에 원작부터 읽어야지. 그래야 순서가 맞지.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 클레어 키건

 

 

 

분량이 많지 않아서 두어시간 만에 뚝딱 읽었다.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짧다...? 싶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이게 아무래도 외국의 이야기라 좀 덜 와닿았나보다. 내가 아일랜드 사람이었다면, 혹은 그쪽의 역사나 사건 같은 걸 좀 잘 알고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수녀원의 세탁 기술이 기가막히다'는 내용이 나올 때부터 이미 아! 하고 알아챘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나중에 작가의 말을 보고서야 그게 그렇게 되는 거구나를 알았다. 

 

내가 가진 해당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전무해서 그냥 순진하게 읽었단 소리다. 

 

 

문장이 어쩐지 부자연스럽게 늘어지는 것 같았다. 이상했다. 번역의 잘못인가?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왜 이렇게 문장이 애매하고 끊어도 될만한 문장을 끊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지. 내내 의구심을 품은 채로 읽다가 마지막에 역자의 글을 읽고서야 조금 이해가 됐다. 클레어 키건의 원작이 워낙 시적고 비유나 복선을 깔고 가는 문장이 많은 모양이다. 원문으로 읽으면 내가 느꼈던 그 이상한 이어짐이 아마도 '운율'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소설을 시작하는 첫 문단의 번역에 대해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또 조금 충격받았다. 그 문단이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고...? 어디가...? 다시 봐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이거야말로 진짜 원서를 봐야 하는 걸까? 그럼 그 문단과 문장과 어휘에 담긴 중의적 의미가 느껴질까? 

 

 

단순히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 사건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이 아니긴 하다. 용기에 관한 이야기로 읽어도 되지 않을까.

 

 

영화를 볼 생각에 미리 책을 읽은 거였는데, 책을 읽고 나니 영화를 보고싶다는 마음이 오히려 가라앉았다. 희한하네. 

 

 

그리고 번역된 제목이 왜 '이토록'이 아니라 '이처럼'일지도 궁금하다. 왜냐하면 이 책(또는 영화)를 얘기할 때 '이토록 사소한 것들'로 잘못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이처럼'보다 '이토록'이 좀더 입에 착 붙는 것 같은데.

 

이처럼    이와 같이. 눈앞의 사람이나 사물의 모양이나 상태를 가리키거나, 앞 내용의 양상을 받아 뒤의 문장을 이끄는 말이다.

이토록    이러한 정도로까지.

 

근데 또 이렇게 비교를 해 보니까 이처럼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입에 붙는 건 이토록이고.. 어렵구만.

 

 

 

반응형